김정은 경호차에 선명한 H 로고… 현대차 스타리아 이용 포착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20일 방영한 '조로(북러) 관계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사변적 계기'라는 제목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러시아 방문 기록영화에서 김정은 경호차량 행렬 중 현대차 로고가 포착됐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당시 현대자동차를 경호차로 이용한 것이 포착됐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20일 ‘조로(북러) 관계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사변적 계기’라는 제목으로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현대차가 포착된 건 영상 중 김정은이 지난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장면에서다. 당시 김정은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벤츠 차량을 검은색 경호차 4대가 둘러쌌는데, 이 중 한 대에 현대차 H 로고가 그대로 노출됐다. 경호차는 현대차 스타리아인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송출 영상이 아니라 녹화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현대차 로고를 그대로 노출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기록영화에서 남한을 구분하지 않고 지구본상 한반도 전역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붉게 칠해 표시한 것과도 차이를 보인다. 북한은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 장면을 중계할 때도 화면에 잡힌 현대차 광고를 콕 집어 모자이크 처리했던 바 있다.

현대자동차의 '2023 스타리아' /현대차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20일 방영한 '조로(북러) 관계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사변적 계기'라는 제목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러시아 방문 기록영화에서 김정은 경호차량 행렬 중 현대차 로고가 포착됐다. /연합뉴스

북한 개성공단에는 한때 현대차가 생산한 버스가 수시로 돌아다녀 북한 주민들도 현대차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월드컵에서도 북한이 현대차를 모자이크 한 건 주민들에게 한국 기업이 세계적인 축제 월드컵에 광고를 걸 정도의 위치라는 사실을 숨기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0일 방영한 기록영화에 김정은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선물받은 모자를 써보고 있는 장면이 담겼다. /연합뉴스

한편 북한은 이날 공개한 1시간 30분 분량의 기록영화에 러시아와의 ‘우정’을 강조하려는 듯한 장면을 여러 차례 삽입했다.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이서 대화하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선물한 모자를 써보는 등이다. 이외에도 지난 10일 김정은이 전용열차로 평양에서 출발하는 장면부터 북러 정상회담(13일), 전투기를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공장 방문(15일), 크네비치 군 비행장 및 태평양함대 방문(16일) 등 일정이 세세하게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