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50원 돌파…'제2 외환위기론' 고개 드나
![[사진제공=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8/552778-MxRVZOo/20260608111356564ymeq.jpg)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하자 시장에서는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1원 급등한 1555.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이미 전날 야간 거래에서 1559원까지 상승한 데 이어 장중 한때 1561.5원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1500원선 초반에 머물던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 美 금리인상 우려·중동 리스크 겹쳐
이번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미국 경제의 예상 밖 강세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이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지자 글로벌 자금은 달러로 몰렸고, 신흥국 통화는 일제히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중동 정세도 불안 요인이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논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추가 공습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국제 금융시장은 달러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원화 역시 약세 흐름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 외국인 자금 이탈에 증시도 급락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도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며 20거래일 넘게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외국인 자금 유출은 원화 약세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시장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8% 넘게 급락하며 7500선 아래로 밀려났고 코스닥 역시 1000선을 하회했다. 환율 급등과 증시 급락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환율과 증시가 동시에 흔들리는 전형적인 위험회피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외국인 자금 유출이 장기화될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당국 구두개입에도 커지는 '환율 위기론'
정부와 금융당국은 긴급 대응에 나섰다. 전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긴급회의를 열고 과도한 환율 쏠림 현상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투기적 외환 거래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필요 시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당국의 구두 개입만으로는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금융권에서는 환율 수준 자체보다 상승 속도를 더 우려하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확대될 수 있으며, 기업들의 외화 조달 비용과 가계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 외환보유액과 금융 시스템이 과거 외환위기 당시와는 차이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환율이 1600원선에 근접할 경우 금융시장 불안 심리가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 흐름이 국내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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