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3% 굴욕 딛고 넷플릭스서 정주행 열풍 일으킨 '나빌레라'의 저력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이 3%대에 머물며 흥행 면에서는 큰 수혜를 누리지 못했던 tvN 12부작 드라마 '나빌레라'가 넷플릭스를 통해 뒤늦게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화려한 자극이나 악역 중심의 극적 구조 없이도 시청자의 마음을 깊게 흔들 수 있음을 증명한 웰메이드 휴먼 드라마다. 본방 사수 타이틀을 놓쳤던 시청자들이 넷플릭스 정주행을 거치며 매회 오열했다는 후기와 함께 인생작으로 손꼽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주인공 덕출은 평생을 우체부로 성실하게 일하며 자식들을 키우고 가족을 부양하는 데 전념해 온 평범한 가장이다.
주변 친구들의 죽음을 하나둘 지켜보며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된 그는 마음속 깊이 가둬두었던 질문과 마주한다. 그렇게 일흔이라는 나이에 평생의 간절한 꿈이었던 발레에 도전하기로 결심한다.
주변의 냉정한 시선과 가족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인환 배우가 연기한 덕출은 서툴지만 진지한 몸짓으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며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덕출의 발레 스승이 되는 스물셋의 청춘 채록은 뛰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가혹한 현실 벽에 부딪혀 길을 잃고 방황하는 발레리노다.
배우 송강은 마음의 문을 닫았던 채록이 일흔 살의 제자 덕출을 만나 조금씩 마음을 열고 변화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성격과 나이, 살아온 환경은 완전히 다르지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는 단 하나의 마음으로 묶인 두 사람은 단순한 스승과 제자를 넘어 서로의 삶을 구원하는 특별한 동반자로 거듭난다.

최근 대중매체가 강렬한 음모나 악역의 인위적 갈등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나빌레라'는 누군가를 무너뜨리는 자극적 서사 없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 꿈과 가족, 사랑과 후회, 그리고 인간 대 인간의 관계가 만드는 순수한 감정선만으로도 매회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만든다.
나이가 들어 꿈을 포기했던 이들에게는 다시 일어설 용기를, 방황하는 젊음에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이 작품은 단순한 시청률 지표만으로는 가치 측정이 불가능한 명작이다.

박인환, 송강, 나문희, 홍승희 등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열연이 어우러진 '나빌레라'는 12회의 여정이 끝난 후에도 오랜 잔향을 남긴다. 잔잔하지만 깊고 화려하지 않지만 가슴 깊이 남는 휴먼 드라마를 찾는 이들에게 이 작품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꺼내보고 싶은 최고의 인생작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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