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신저가..반도체주 수난사
거시경제 불안·수요 둔화·재고 '삼중고'..목표 주가 잇단 하향
국내 증시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거시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하반기 반도체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쌓이면서 증권사들은 반도체주 주가를 잇달아 낮춰잡고 있다. 한때 기대됐던 ‘10만전자’는 갈수록 아득해 보인다.
27일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56% 오른 5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5만3500원까지 떨어지며 전날 기록했던 52주 신저가(5만3600원)를 경신했다.
지난 7~8월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에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반등 장세) 속에 ‘6만 전자’를 회복했던 삼성전자는 최근 5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3위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0.61% 떨어진 8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이날 8만700원까지 떨어지며 4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두 반도체주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최근 한 달(8월29~9월27일)간 삼성전자를 각각 1조6750억원, 558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2조183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900억원, 1800억원 순매도하고 개인이 3400억원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악화되고 있는 거시 경제 환경을 반영해 삼성전자 주가를 계속 하향조정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3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낮춰잡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 지구적인 금리 인상과 ‘킹 달러’로 세계 경제가 예측 불허의 상황에 직면했다”며 “팬데믹 특수로 호황을 누렸던 정보통신(IT) 내구재 수요가 본격 둔화하면서 록다운에 대비해 비축해 놨던 부품 재고는 오히려 이중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거시 경제 불안과 수요 둔화, 재고 조정의 삼중고를 감안할 때 향후 전망을 더욱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49조5000억원, 31조원으로 종전 대비 각각 10%, 31% 낮춰잡았다.
유진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도 13만원에서 11만원으로 낮춰잡았다. 이 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성장 가도를 달리던 반도체가 재고 증가로 역풍에 직면했다”며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10조2000억원, 3조5000억원으로 각각 22%, 57% 하향한다”고 밝혔다.
DB금융투자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만7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급락세가 이어져 내년 2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국내 반도체 이익 사이클의 저점을 내년 1분기로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IT 투자와, 미국 IT 투자 사이클의 저점은 올해 4분기로, 내년 1분기부터는 플러스 전환을 예상한다”며 “국내 반도체 이익 사이클은 미국보다 1개 분기 후행하므로 내년 1분기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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