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스파이크가 걱정 된다고요? 이 알 좀 보세요"
혈당 관리 건강기능식품 개발기
기술과 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건강 관리법도 진화한다. 요즘은 ‘혈당 스파이크 관리법’이 대세다. 혈당 스파이크는 식사 후 급격하게 발생하는 혈당 상승을 뜻한다. 혈당 스파이크가 자주 발생하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세포가 더 이상 반응을 하지 않아, 당뇨병 발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유독 혈당을 높이는 음식은 무엇인지 관심을 가져야 하고, 높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콜마그룹의 건강기능식품 전문 제조 기업 콜마비앤에이치는 혈당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제품 위슬로 혈당엔 여주 그린밸런스를 개발했다. 이곳의 식품과학연구소장인 조영대(46) 상무를 만나 혈당 관리 건기식 개발기를 들었다.
◇식후 섭취하면 혈당 상승 막을 수 있는 건기식
2004년 설립한 콜마비앤에이치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관 합작회사이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등록된 제 1호 연구소 기업이다. 전세계 26개국 국내외 300여개 제약사 및 식품기업에 건강기능식품을 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으로 납품한다. 우리나라 건기식 브랜드 대부분이 콜마비앤에이치의 고객사라고 보면 된다. 정제, 분말, 액상, 연질캡슐 등 모든 종류의 제형을 제조할 역량을 갖췄다. 매출 6000억원 규모로, 포트폴리오에 보유한 제품군만 1000종이다.
위슬로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자회사 콜마생활건강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다. 콜마의 이름을 달만한 제품만 엄선해서 유통한다. 아르기닌 등 20여종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슬로 혈당엔 여주그린밸런스를 출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미숙여주주정추출분말로 만든 제품으로, 하루 3번 식사 후 2정씩 섭취하면 된다.
◇혈당 스파이크 걱정하는 MZ세대를 보고 떠올린 아이디어
조 상무는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후 14년간 제약회사에서 신약 및 의약품 개발을 했다. 2018년 콜마그룹이 CJ헬스케어를 인수할 때, 커리어 확장을 위해 콜마비앤에이치로 합류했다. 의약품 시장과는 차별화되는 건기식 시장만의 양상에 흥미를 느꼈다. 예컨대, 의약품은 이미 아픈 사람들아 찾는다. 반면 건기식은 소비자들이 건강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찾는 상품군이다. 건기식 시장 소비자들의 능동적인 태도와 건기식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도 있다는 점에 매료됐다.
콜마비앤에이치로 옮긴 후 이름 들으면 알법한 제품들의 출시에 관여했다. “2021년 GSK에서 헬스케어 사업부로 분리된 헤일리온의 대표상품 멀티비타민 센트룸의 제품 이관을 시작으로 유산균 등 다양한 신제품을 제안했습니다. 2022년에는 애터미의 헤모힘G(Global) 제품을 유럽에 출시했습니다. 최근에는 유명 제약사와 손잡고 숙취해소 음료를 개발했습니다. 알약 형태의 고형부와 액상이 결합된 독특한 패키지로 큰 주목을 받았죠.”
늘 건강관리 트렌드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혈당 관리에 대한 인식이 노년층에서 청년층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고 혈당 관리 제품 출시의 필요성을 느꼈다. “노년층이 당뇨를 막기 위해 혈당 관리하는 모습은 익숙한데요. 요즘은 청년세대까지 혈당 스파이크를 걱정하더라고요.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라고 합니다. 그 중 70%가 혈당 조절에 문제를 겪고 있고요. 혈당 관리하는 분들은 보통 식이요법을 병행하는데요. 영양 불균형이 오기 쉽습니다. 식후 혈당 상승 걱정을 덜어주면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주는 제품을 만들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습니다.”
◇ 위슬로 혈당엔 여주 그린밸런스 개발기
1. 주 이용자의 행동 양상 고려해 메인 콘셉트 설정
식후 혈당상승을 억제하면서 영양은 더하는 ‘혈당 관리 종합비타민’으로 콘셉트를 설정했다. 혈당 관리 때문에 식이요법을 할 때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를 골고루 공급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주원료와 부원료를 배합했다. “비타민B1, 비타민B2, 나이아신, 비오틴, 판토텐산, 셀렌, 엽산, 아연 등 12가지 비타민과 미네랄을 주 원료로 사용했습니다. 비타민 B군 8종 모두 1인 영양성분 기준치보다 100% 이상 함유해 일상 중 쉽게 떨어질 수 있는 체력 보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활력 제공은 물론 항산화와 면역기능 정상화까지 챙길 수 있죠.”
혈당상승 억제라는 핵심기능을 담당하는 원료는 여주다. 여주는 열대원산 과일의 일종으로 수세미와 비슷한 박과 식물이다. “여주의 혈당 관리 기전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혈관 내 포도당을 감소시켜주는 겁니다. 두번째는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억제 기능입니다. 두가지가 맞물려 혈당 수치를 안정적인 범위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2. 소비자 설득 논거 확보 위해 인체적용 시험 진행
국내산 미숙 여주만 사용했다. “’미숙’이라는 표현을 접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사실 완숙이 더 익숙한 표현이잖아요. 바나나도 노랗게 익은 게 맛있고, 감도 홍시가 맛있듯이요. 하지만 여주는 반대입니다. 다 익은 여주의 씨앗엔 독성이 있어요. 저희는 그 씨앗이 형성되기 전의 미숙과로 여주 고유의 성분을 추출했습니다. 그만큼 디테일에 신경 썼습니다.”
여주를 기능성 원료인 미숙여주주정추출분말 형태로 가공한 후 알약 형태로 제조했다. “스크리닝을 통해 천연물을 발굴하고, 이를 개별인정형 원료로 개발하는 건 콜마비앤에이치가 가장 잘 하는 일입니다. 개별인정형 식약처로부터 개별적으로 기능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은 원료를 뜻하는데요. 동물시험, 인체적용 시험 등을 통과해야 개별인정형 원료로 등록될 수 있습니다. 미숙 여주도 스크리닝 단계를 거쳐 개별인정형 원료가 되고, 완제품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거쳤죠.”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인체적용 시험을 진행했다. “만 18세에서 80세 78명을 대상으로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원료를 섭취한 분들은 대조군 대비 식후 혈당이 6.5% 감소했고, 글루카곤 수치 역시 개선됐습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정도 규모의 시험을 진행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도 없거든요. 하지만 생산자인 저희부터 납득할 수 있는 논거가 있어야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습관 형성에 중점 두고 제형과 패키지 개발
소비자들이 가장 편하고,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는 형태로 설계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 “가장 보편적인 여주 섭취 형태는 ‘즙’입니다. 하지만 한번 접한 후 두 번 다시 먹지 않는 분들이 많아요. 정말 쓰고 맛이 없거든요. 맛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기 위해 알약 형태로 개발했습니다. 하루 3번 식사 후 2정씩 먹는 걸 권고하는데요.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포장지 뒷면에 아침, 점심, 저녁에 먹어야 할 양을 표시했습니다.”
그는 식품으로 섭취하는 여주와 결이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생여주 원물을 기준으로 혈당 상승 억제 효과를 보려면 몇 십 개는 먹어야 합니다. 시중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여주 제품은 분말이나 환 형태인데요. 단순히 말려서 가루나 환으로 만든 거라 가격은 저렴하지만 유효성을 인증받은 건기식의 효과를 기대해선 안됩니다. 여주차도 마찬가지입니다. 말린 여주를 우린 차 한 잔을 마신다고 혈당이 떨어지진 않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여주차를 하루 종일 마셔야 해요. 반면 저희 제품은 미숙 여주를 농축해서 만든 원료를 배합해 식약처 인증까지 받은 건기식입니다. 일반식품과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입니다.”
4. 인식 제고 위해 연계 마케팅 진행, 해외 진출 박차
2023년 콜마생활건강 공식몰, 주요 온라인 커머스 등에 혈당엔 여주 그린밸런스를 출시했다.
혈당 관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연계 마케팅도 진행했다. “세계 당뇨병의 날 기념 마라톤 행사에 참가해,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제품 5000세트를 기부했습니다. 한국당뇨협회와 한 방송사가 당뇨병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는데요. 행사의 취지에 공감하는 참가자들에게 제품을 알리면서 뜻을 보탤 수 있어서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연말까지 1만 세트를 목표로 추가로 기부할 예정입니다.”
혈당 관리 개념이 일찍 자리잡은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구상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건기식 박람회인 비타푸드 아시아 2024에 참가해 제품을 전시했습니다. 여주의 쓴 맛을 없애고 먹기 편하게 만든 덕에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서양인들의 식습관은 우리와 많이 다릅니다. 밀가루가 주 재료인 빵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혈당 관리에 진심이에요. 현재 미국,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와 상의 중입니다. 행정적인 절차엔 문제가 없습니다. 미숙여주주정추출분말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NDI에도 등재됐거든요. NDI는 FDA가 신규 개발한 건기식 원료의 안정성을 심사해 미국 내 사용을 허가하는 제도로, 해외에서도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입니다.”
미숙여주의 체지방 감소 기능을 활용한 신제품도 출시할 구상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 당뇨약을 복용하는 분들이 암암리에 있는데, 건강한 방식은 아닙니다. 그 대안이 될 제품을 준비 중입니다. 혈당 수준을 조절해서 인슐린 분비를 최적화하면 결과적으로 체지방 감소를 촉진할 수 있다는 기전을 바탕으로 하는데요. 인체적용시험은 끝났고 식약처로부터 체지방 감소 기능성 인증을 대기 중입니다. 내년 2분기쯤 승인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쏟아지는 건기식 중에서 옥석 가리는 법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기식 시장에 전례 없는 호황이 찾아왔다. 생활 속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이 형성된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마케팅 과열 경쟁이라는 어두운 이면도 파생됐다. 조 상무는 콜마비앤에이치는 무작정 시류에 따르지 않고 원칙에 입각해서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절대로 무리수를 자행하지 않아요. 소비자가 혹할 제품이지만 문제 소지가 있는 제품은 지양해요. 트렌드를 중시하지만, 마냥 편승하지는 않습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철직은 우보천리입니다. 소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말로, 서두르지 않고 일을 처리한다는 의미죠. 소는 절대로 뒷걸음 치지 않아요. 갈 길을 똑바로 갈 뿐이죠. 저희도 그렇습니다. 솔직한 제안이 들어와도 아니다 싶은 건 아니라며 고객사를 설득합니다.”
앞으로도 ‘콜마는 제조력 1등’이라는 인식에 부응하는 제품만 선보일 계획이다. “저희는 오직 연구개발 능력, 생산력, 납기와 품질 4가지에 집중합니다. 또한 고객사별로 다른 레시피를 차용하는 ‘1사 1처방’을 원칙으로 합니다. 같은 레시피를 여러 기업에 납품하면 수익은 늘겠지만, 저의 역량 강화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판단했어요. 모든 제품의 포뮬라가 다르기 때문에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저희의 기술력도 향상됩니다.
어떤 건기식을 사야 하나 고민에 빠진 소비자를 위한 팁도 공유했다. “가장 중요한 건 식약처 인증 로고입니다. 일반식품과 건기식을 혼동해선 안 됩니다. 기능성을 인정 받아야만 건기식으로 유통될 수 있습니다. 제조사도 따져봐야 합니다. A사가 팔지만 A사가 만들지 않은 제품이 대다수입니다. 이름 모를 제조사가 많아요. 제조사의 역량을 점검하고 싶을 땐 GMP(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인증 여부와 별도의 연구소를 보유한 기업인지, 모든 제형을 다룰 수 있는 규모의 기업인지를 확인하세요. 구매 후에는 꾸준한 섭취를 통해 나름의 답을 찾아야 해요. 건기식은 약처럼 효과가 즉시 나오지 않아요.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섭취 습관을 형성해서 직접 효능을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