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호 M&A]② 동양생명 인수체력 '충분'…자본비율·건전성도 '이상무'

우리금융그룹이 동양·ABL생명을 인수하더라도 자본비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 제공=우리금융, 동양생명, ABL생명

우리금융그룹의 동양·ABL생명 인수 작업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주요 승인요건 중 하나인 '건전성' 전망도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인수회사의 현재 실적이 우상향을 그리고 우리금융으로 편입된 후 실적도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중장기적으로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금융이 순자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동양·ABL생명을 인수해 4000억원 규모의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한다고 전제하면 CET1비율(CET1/위험가중자산) 하락 폭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우리금융 등에 따르면 동양·ABL생명 인수를 가정할 때 그룹의 자본비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규모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인수 과정에서 CET1비율이 떨어져 당국의 승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CET1비율은 12.13%로 KB(13.51%), 신한(13.06%), 하나(13.22%)보다 낮다. 이 상황에서 생보사까지 인수한다면 CET1비율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견해다.

그러나 이는 금융지주의 CET1비율 산정에서 보험사 자산이 위험가중자산(RWA)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금융 측에서 생보사 인수에 따른 CET1비율 하락이 0.06%p가량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다.

다만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는 취득가액과 순자산의 증감을 합산한 금액이 금융지주 CET1의 10%를 넘을 경우 10%에 해당하는 금액은 담보대출과 같은 수준인 250%의 위험가중치를 적용해 RWA에 합산하고 10%를 초과하는 부분은 CET1에서 차감한다.

이를 고려하면 금융지주 계열의 보험사가 배당하는 금액만큼 순자산가치가 하락해 10% 초과분에 대한 금융지주의 CET1 '차감 항목'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즉 금융지주는 보험 계열사로부터 적정 규모의 배당을 받으면 CET1비율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우리금융은 생보사 인수 즉시 CET1비율이 소폭 하락하는 것을 피할 수 없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 비율이 뚜렷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시 추정 염가매수차익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동양생명, ABL생명

더욱이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 과정에서 발생할 4000억원 규모의 염가매수차익으로 CET1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 염가매수차익은 인수를 위해 지불한 가격이 대상 기업의 순자산 공정가치보다 낮을 때 얻는 회계상 이익으로 당기손익에 반영돼 이익잉여금(자본)이 늘게 된다.

우리금융이 중국 다자보험으로부터 ABL 지분 100%(2654억원)와 동양생명 지분 75.34%(1조2840억원)을 1조5500억원에 매입하기로 한 가운데 이들의 순자산가치는 2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당초 우리금융의 염가매수차익은 6000억원대로 거론됐지만 동양생명의 자본을 구성하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서 적자가 발생해 자본이 감소한 영향으로 염가매수차익도 줄어들 것으로 추측됐다.

아울러 이번 인수 작업이 우리금융 밸류업에 미치는 파급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올해 1조4000억원을 자회사로부터 배당 받아 주주환원에 1조730억원(현금배당 923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 1500억원)을 쓰는 만큼 재원을 마련하는 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 시 대금 지급에는 통상 2~3년이 걸려 자금 마련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로 약 35%의 주주환원율을 기대하고 있다. 전년(33.3%) 대비 1.7%p 높은 수치다.

우리금융은 CET1비율 11.5% 미만 구간에서 주주환원율을 30%로 정했고 11.5~12.5%는 35%, 12.5~13.0%는 40%로 설정했다. 또 CET1비율이 13.0%를 넘기면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저위험가중치 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고위험가중치 자산을 적극 관리하며 CET1비율 방어에 노력하고 있다"며 "생보사를 인수하더라도 자본비율 방어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3년치 이상의 현금배당 규모인 3조원을 자본잉여금으로 돌려 비과세배당을 실시하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비과세배당은 올해 4분기 결산배당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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