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남혐' 논란 여지 있어 영상 비공개 처리" 공식 입장

[빙그레]

[이포커스=김지수 기자] '남성 혐오'가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 이어 이번엔 유통 업계다. 식품기업 빙그레의 영상에 '그 손가락'이 대거 등장했다.

그런데 빙그레의 대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과문은 커녕 '남성 혐오' 측의 입장도 있기에 한쪽 편을 들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미 남혐 논란을 일으켰던 적이 있음에도 재발 방지에 대한 노력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이포커스 취재에 따르면 빙그레가 지난달 15일 공개한 브랜드 캠페인 영상에 남성 혐오를 상징하는 '집게손'이 등장했다.

빙그레는 지난 2020년부터 '빙그레 왕국'이라는 세계관에 빙그레 제품들의 특징을 살린 여러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문제의 장면은 빙그레 로고 모양 머리핀을 착용한 캐릭터가 빙그레 대표 메뉴인 '바나나맛우유' 모양의 통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집게손'을 표현한 부분이었다.

순식간에 지나가 집중하지 않으면 볼 수도 없게 만들어 놨는데, 대사의 맥락을 봤을 때 매우 뜬금없는 제스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심지어 해당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했던 3년 전 2020년 8월 24일 영상에서도 '집게손'이 발견됐다.

[빙그레]

누리꾼들이 일제히 "일이 점점 커지네", "빙그레도 불매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자 빙그레는 영상을 급히 비공개 조치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문제는 빙그레가 남혐 논란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이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남혐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논란이 돼 삭제한 것 뿐"이라고 답했다.

게임사들은 논란이 터지자 즉각 책임자인 디렉터까지 나서 일제히 유저들에게 사과했다. 빙그레는 그러나 사과할 뜻이 없다고 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양쪽의 입장이 다 있기 때문에 우리가 밝힐 입장은 없다"며 "한쪽의 입장을 들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빙그레는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빙그레를 대표하는 제품에서도 '남성 혐오'를 표현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10월 인기 상품 '요플레'에 '집게손'을 하고 운동하는 여성을 그려 넣었다. 이번 사건이 '재범'인 셈이다. 그럼에도 빙그레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집게손 모양에 대해 의식하지 않았다"며 "논란이 되는 이미지인줄 몰랐다"고 밝혔다. 재발방지에 대한 노력이 전혀 없는 것이다. 이를 두고 "빙그레가 남성 혐오를 의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이번 '남혐 논란'은 여론이 지난번과는 다르다. 그렇지만 빙그레가 적절치 못한 대응을 보이며 비난을 자초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빙그레는 1일 오후 <이포커스>에 "해당 영상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비공개 처리했을 뿐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며 "공식 입장은 추후 밝힐 것"이라고 추가로 전해 왔다.

jisukim@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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