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대왕암공원은 기암괴석과 해송 숲만으로도 이미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명소다. 그런데 지금 이곳은 한층 더 특별한 풍경으로 여행자들을 부르고 있다.
축구장 17개 크기에 달하는 초화단지에 계절별 꽃이 물결치며, 공원은 ‘살아있는 생태 미술관’으로 변모했다.
특히 여름 끝자락, 황금빛 해바라기와 보랏빛 맥문동이 동시에 만개해 만드는 장관은 다시 보기 어려운 순간이다.
9천㎡ 해바라기밭과 해송림 보랏빛 융단

대왕암공원 초화단지의 중심에는 9,000㎡ 규모의 해바라기밭이 자리한다. 키 작은 왜성 해바라기들이 동해 바다의 푸른빛과 대비되며 황금빛 파도를 이루는 장면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 그 자체다.
8월 중순 절정을 맞은 꽃밭은 9월 초까지만 이어지니, 시기를 놓치면 다시 만나기 어렵다.

여기에 해송림 아래 펼쳐진 약 4만㎡ 규모의 맥문동 군락지는 또 다른 매력을 더한다. 대왕암 출렁다리 입구에서 울기등대로 이어지는 길목마다 보랏빛 융단이 깔린 듯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해바라기의 강렬한 노란빛과 맥문동의 은은한 보랏빛이 공존하는 지금, 공원은 여름의 끝과 가을의 시작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대왕암공원의 초화단지는 한철의 풍경에 머무르지 않는다. 봄에는 유채꽃과 샤스타데이지, 수국과 수선화가 차례로 만개하며 공원을 물들이고, 여름이 지나면 가을을 알리는 댑싸리와 팜파스그라스, 꽃무릇이 이어진다.
특히 4,000㎡ 댑싸리 군락이 초록에서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장면은 계절의 변화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이처럼 시시각각 옷을 갈아입는 초화단지는 방문할 때마다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자연이 선물하는 ‘살아있는 달력’을 따라, 공원은 매 계절마다 새로운 감동을 준비한다.

초화단지가 선사하는 화려한 풍경에 잠시 눈길을 빼앗기더라도, 대왕암공원의 본질적인 가치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이곳은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호국룡이 되어 잠들었다는 전설이 깃든 성지이자, ‘울산 12경’에 이름을 올린 명승지다.
공원 곳곳에는 수령 100년이 넘는 해송 15,0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고즈넉한 숲길은 도시의 소음을 차단하고, 고요한 사색의 시간을 선물한다. 숲을 지나 마주하는 대왕암 일대의 기암괴석은 수만 년 파도가 빚어낸 자연의 조각품으로, 압도적인 위엄을 보여준다.
차량을 이용한다면 주차 요금을 참고해야 한다(소형차 기준 최초 30분 500원, 이후 10분당 200원). 입장료는 무료이며, 꽃의 개화 시기는 기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울산 동구청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Copyright © 여행한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