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임병수 김포 호수고 교장] “교육 본질은 사람, 책임 있는 따뜻함이 핵심”
원칙과 일관성 기반한 생활지도로
신설 학교 위기 극복 및 교육 신뢰 회복

학생은 단순히 통제의 대상이 아닌 기성세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존재이며, 교육 현장의 따뜻함은 방임이 아니라 명확한 기준과 일관성을 동반한 책임이다. 2025년 3월 12학급 규모의 신설학교로 문을 연 김포 호수고등학교는 개교 초기 시설과 인력, 제도적 기반이 완비되지 않은 불확실성 속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혼란의 중심을 잡은 인물은 35년간 공교육 현장을 지켜온 임병수 교장이다. 그는 교육의 출발점과 종착점을 오직 '학생에 대한 진심'으로 규정하며 학교의 기틀을 닦았다.
임 교장은 성적이나 가시적인 성과 이전에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느냐가 교육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신설학교가 직면한 수많은 과제 앞에서도 "학교의 본질은 언제나 사람"이라는 확고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가 주창하는 '따뜻한 마음'은 무조건적인 수용을 의미하지 않는다. 틀린 것은 틀렸다고 분명히 지적하고, 그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며, 다시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안내하는 '책임 있는 관심'이 핵심이다. 이러한 교육적 과정이 생략될 때 학생과 교사 사이의 신뢰는 무너지고, 학생들은 보호가 아닌 방치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임 교장은 과거 교사들이 직업인을 넘어 '스승'으로 존경받았던 이유를 학생의 삶을 깊이 이해하려 했던 태도에서 찾는다. 반면 현재의 교육 환경은 각종 제도와 민원, 엄격한 규정에 묶여 교사의 적극적인 접근이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 결과 교육적 고민의 부담이 온전히 학생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호수고는 비평준화 지역의 인문계 고교라는 특수성과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공동체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개교 초기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욕설과 무단 이탈, 흡연 등 교내 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교사들은 수업뿐만 아니라 행정, 시설 관리, 생활지도까지 짊어져야 했다. 임 교장은 당시를 "학교가 무너지느냐, 버티느냐의 절박한 갈림길"로 회상했다. 위기 돌파를 위해 그가 선택한 해법은 원칙과 일관성이었다.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되 그것이 처벌이 아닌 '보호의 기준'임을 분명히 했다. 문제 행동에는 엄중히 책임을 묻는 동시에 학생 개개인의 가정 환경과 사정을 끝까지 확인하는 정성을 쏟았다. 이러한 노력 끝에 한 학기 만에 학교 분위기는 안정을 찾았고, 이는 전학 문의 쇄도와 지원자 증가로 이어졌다.
임 교장은 생활지도가 곧 진학지도라는 철학을 견지한다. 교내 질서와 관계망이 무너지면 그 어떤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 역시 단순한 결과가 아닌 교육적 '과정'으로 정의했다. 현재 재학생의 대입은 학교 교육활동을 기반으로 한 수시전형이 주를 이루는 만큼, 학교가 얼마나 체계적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갖추느냐에 교육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문제 행동으로 퇴학 위기에 몰렸던 학생이나 가정의 돌봄이 부족했던 제자들이 졸업 후에도 임 교장을 찾아와 '아버지'라 부르며 유대감을 이어가는 사례다. 이는 35년 교육의 본질이 단순한 성적 향상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온전히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데 있음을 방증한다. 임 교장의 교육관은 명확하다. 학교는 단순한 지식 전달 공간이 아니라, 어른이 아이를 책임지는 마지막 공적 공간이어야 한다. 그는 지금도 교문 앞과 상담실에서 따뜻함은 책임이며 엄격함은 보호라는 믿음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김포=글·사진 박성욱 기자 psu196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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