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무시하면 된다는 日…기시다 발표에 ‘일제강점=합법’ 숨어 있어”
청년기금 두고 과거 ‘친일파 양성 계획’ 짚으며 의구심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방일과 한·일 정상회담 내용을 둘러싼 반응이 교차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요구한 '호응'에 일본이 성의 있는 결과물을 내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두 정상의 공동성명 발표가 불발된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회견문에 '일제강점은 합법'이라는 일본 극우 논리가 담겨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양국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가 구체적인 사죄·반성을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해 "일본은 그런거 절대 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호사카 교수는 "사죄, 반성 이런 말을 (일본에서) 하면 앞으로 한국에서 또 강하게 요구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사죄·반성을 꺼내면) 위안부 문제도 더 꼬일 것이고 강제징용 문제도 더 꼬일 것(이라는게 일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매듭을 풀고 있는데 왜 일본은 더 꼬인다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 물음에 호사카 교수는 '일본 극우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지목했다.
호사카 교수는 기시다 총리의 회견문에도 일본 자민당 극우 세력의 주장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봤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강조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앞서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제3자 변제안'을 제시했을 때와 동일하게 '전체적인 일본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만 언급한 점을 주목했다.
호사카 교수는 "전체적인 일본 자민당 내각 입장은 '일제강점은 합법이었다'는 것"이라며 "이런 것도 (기시다 회견문에) 다 숨어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일본의 원칙적 입장에 대해 '식민지배는 불법이 아니며 강제동원은 없었고,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모든 배상 문제는 해소됐으며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요약하자 그는 "공식 입장이자 굳어져 있는"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제시한 강제징용 '3자 변제안'에 대해 "일본 극우가 계속 주장하는 '가해자 동의도 필요하다. 일본 기업 (동의가) 없는 상황에서 할 수가 있겠느냐'(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극우는 '제3자 변제 자체가 결국은 배상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 그런 거 왜 해주느냐. 무시하면 되는거 아니냐'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물컵의 반은 일본이 성의 있게 채우라'며 호응을 요구한 데 대해 "일본은 한국에서 원하니까 해준다가 아닌, 일본 쪽에서 결정한 만큼만 해주는 것 뿐"이라고 꼬집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조성키로 한 미래청년기금에 대해서도 일본으로 가는 한국 유학생에 대해 장학금을 지원하지만, 반대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학생에 대한 지원 내용은 없다는 데 의구심을 품었다.
그는 "한국 사람을 일본에 데려가서 몇 년 있으면 일본을 좋아하게 된다는 '친일파 양성 계획'이라는 게 일제강점기부터 있었다"며 양국 학생이 아닌, 일본으로 가는 한국 학생에만 지원이 확정된 점에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여론은 윤 대통령 결단을 긍정 평가하고 있다며 "상당히 용기있는 지도자다. 국내 반대를 무릅쓰고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섰고, 기시다 내각도 호응해줘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역시 극우파 반대를 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사카 교수는 "극우파들이 아직 일본 자민당 내에서 4분의1에서 3분의1을 자리잡고 있다. 굉장히 많다"며 "극우 계파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만드는 모임'을 만들고 그 대표가 제3자 변제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한다)"고 말했다.
이들 극우 세력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을 두고도 비판적 입장을 내고 있다. 호사카 교수는 "(극우파에서) 왜 (윤 대통령과) 오므라이스 먹으러 가느냐. 오므라이스 먹을 시간 있다면 독도 문제라든가 서울에 있는 소녀상 제거 문제라든가 이런 얘기 해야되는 거 아니냐(는 반발이 나온다)"고 부연했다.
호사카 교수는 실무진을 빼고 윤 대통령과 기사다 총리 간 오간 비공식 회담을 주목하며 "아주 내밀하게 기사다가 윤 대통령에게 확인하는, '소녀상 문제 어떻게 할 거냐. 2015년 이면합의 때 내가 참여했다'는 그런 식의 이야기를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PD·통역사도 JMS 신도’ 폭탄 맞은 KBS…“진상조사 착수” - 시사저널
- [단독]이수만, SM 매출 21억 홍콩으로 뺐다 - 시사저널
- “이재명 아웃되는 그때부터가 尹의 진짜 위기” - 시사저널
- 새벽4시 부사관이 낸 수상한 사고…동승 아내, 모포 두른채 사망 - 시사저널
- ‘女신도 성폭행’ 부인하는 JMS 정명석, 검찰총장까지 나섰다 - 시사저널
- 분노 번지는 서울대…학생은 대자보, 교수는 “압수수색” 꺼냈다 - 시사저널
- “BTS RM 실물 봤다” 개인정보 3년간 훔쳐본 코레일 직원 - 시사저널
- “덕분에 잘 고소했다” 일장기 건 세종시 부부, 법적 대응 예고 - 시사저널
- 밀려나는 리커창이 시진핑 겨냥해 던진 한마디 - 시사저널
- 저녁 6시 이후 금식?…잘못된 건강 속설 3가지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