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불안제 복용땐 마약 간이검사 양성? [FACT IN 뉴스]

장한서 2022. 9. 28. 18: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배우 이상보(41)씨는 지난 10일 "약에 취한 듯 보이는 남성이 뛰어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마약 간이시약검사를 진행한 뒤 이씨를 입건했다.

이씨 경우처럼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해도 마약 간이시약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수 있을까.

이런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한 뒤 경찰의 마약 간이시약검사를 받을 경우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사실'
이씨 복용 밝힌 삼환계 항우울제
마약류 성분 있지만 치료용 관리
정확한 판별 위해선 국과수 검사
처방기록 등 분석 검출 여부 확인
배우 이상보(41)씨는 지난 10일 “약에 취한 듯 보이는 남성이 뛰어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마약 간이시약검사를 진행한 뒤 이씨를 입건했다. ‘마약 배우’라는 오명을 얻은 이씨는 “마약을 한 사실이 없으며 병원에서 처방받은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9년 사고로 부모와 누나를 잃고 홀로 지내며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을 앓았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이씨의 이런 반박에도 경찰은 당시 간이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폐쇄회로(CC)TV에도 찍힌 비틀거리는 이씨 모습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입건했다고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한 분석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씨 경우처럼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해도 마약 간이시약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체로 사실’이다. 이씨처럼 간이시약검사에서는 마약류 성분으로 인해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다만 국과수의 정밀검사 결과는 다를 수 있다. 이씨가 복용했다는 약품 성분이 정식 의약품에서 검출됐다는 사실이 판별되면 마약 ‘음성’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2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향정신성의약품은 코카인·모르핀 등 마약, 대마와 함께 ‘마약류’로 정의된다. 향정신성의약품은 비의료용과 의료용으로 나뉘는데 이씨가 복용했다고 해명한 벤조다이아제핀 등은 의료용에 속한다. 벤조다이아제핀은 불안증 치료를 위한 항불안제이며, 이씨가 또 복용했다고 하는 삼환계 항우울제도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 사용된다. 두 약물 모두 병원에서 처방하는 합법적인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안도감을 주거나 불안을 없애는 용도로 처방된다.
배우 이상보. KBS 제공
이런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한 뒤 경찰의 마약 간이시약검사를 받을 경우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간이시약검사는 소변 채취를 통해 대략 6∼10가지 마약류 성분을 판별하는데, 여기에 향정신성의약품에 들어 있는 마약류의 성분도 검출한다. 이는 마약류 성분이 들어 있는지 판별하는 것으로, 불법적인 마약을 복용한 것인지 면밀히 살피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국과수는 마약류 성분의 정밀검사와 함께 처방 기록 등을 통해 그 성분이 마약인지, 정당한 의약품인지 판별한다. 임상현 경기도다르크(DARC) 중독재활센터장은 “간이시약검사는 마약류 성분이 몸속에 있는지 알기 위해 간단한 검사를 하는 것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해도 마약류 성분이 검출될 수 있다”며 “무조건 불법적인 마약을 복용했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도 “간이시약검사 결과가 국과수 검사와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더 정밀한 국과수 분석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씨의 국과수 소변 검사에서 필로폰 등 마약이 아닌 복합적인 향정신성의약품 반응이 나왔는데, 경찰은 추가적인 모발 검사 결과가 나온 뒤 처방전에 따른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모발에는 소변보다 마약류 성분이 더 오래 남아 있어 보다 정확한 분석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의해야 할 것은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하더라도 이를 ‘불법’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받아야 하며, 오남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여러 곳에서 중복으로 처방받고 과다 복용하거나 다른 이름으로 처방받는 등 불법적으로 약을 얻는다면 관련 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의료 기록도 증명이 되지 않는 개인에게 약을 구매하거나 대량으로 처방할 경우 불법 여부를 경찰과 법원 등이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