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 10월?…카운트다운 들어갔다[금리인하 시대②]

남주현 기자 2024. 9. 22. 1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준 9월 빅컷 단행…연내 0.5%p 추가 인하
10월 인하 가능성 높아져…상당기간 3.25% 가능성
부동산·가계부채 발목에 11월 인하 시각도 나와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각) 워싱턴의 연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4.75~5.00%로 낮췄다. 2024.09.18.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 빅컷(0.5%포인트 인하)로 4년 반 만에 인하 대열에 합류하며 이제 공은 한국은행에 넘어왔다. 물가 안정세에 한미 금리 역전차까지 1.5%포인트로 좁혀져 금리 인하에 대한 부담이 가벼워지면서다. 시장에서는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평가와 함께 집값과 가계부채 발목에 11월로 한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늦춰질 것이란 의견이 상존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18일(현지시각)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4.75~5.0%로 0.5%포인트 낮췄다. 아울러 점도표를 통해 연내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고했다. 금리는 내년 1.0%포인트, 2026년은 0.5%포인트 더 낮아져 2.75%~3.0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빅컷으로 한미 금리 역전차가 종전 2.0%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줄어들면서 한은의 금리 운용 여력이 한층 높아졌다. 이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초 "인플레이션만 보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충분한 시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며 한은의 10월 인하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결정은 선제적 대응 필요성에 더 힘을 실어주기 때문에 10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결과만 보면 미국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들어선 만큼 한은도 내수 부진을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추면 간단하다. 하지만 문제는 집값 자극 우려 등 국내 사정이 금리 인하에 녹록지 않은 환경이라는 점이다.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면 한은이 집값에 기름을 부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에 따라 금통위가 내수 부진 만회를 위해 10월 일단 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후 상당기간 추가 인하 없이 3.25% 금리를 끌고 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롬 파월 의장 역시 빅컷을 단행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며 "필요하다면 일시 중단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제 상황의 경착륙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이며 연준이 금리를 천천히 내리겠다고 했다"면서 "우리나라는 금리 인상 폭이 크지 않아 미국이 연내 1%포인트를 내리더라도 한은은 0.25%포인트 한번 인하한 후 내년에도 상당기간 인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08.22. photo@newsis.com


반면 한은이 줄곧 정부의 강력한 거시건전성 정책이나 이에 따라 효과가 확인될 때 금리를 움직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인하 시점 자체를 늦출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위원은 "당분간 가계부채 및 주택시장을 모니터링하며 정부 대책 효과를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치솟던 가계부채는 일단 숨고르기 중이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이달 13일까지 2조7600억원 느는데 그쳤다. 지난달 5대 은행 주담대는 8조9000억원 늘어난 바 있다. 대출 규제 여파라는 시각도 나오지만, 8월 말 대출 규제 막판 수요와 추석 연휴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와 추세 하락 판단이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집값이다. 가계부채는 기저효과와 은행이 문을 닫는 추석 연휴 효과에 주춤할 수 있지만, 집값은 추석 이후 더 크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철 수요와 전세가 상승세도 변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서울 매매가격지수는 0.83%로 전월(0.76%)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달 1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9월 가계대출 증가세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는데, 주택 가격은 큰 흐름이 있기 때문에 이게 단기간 내에 사실 확 꺾일 거라고 얘기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은이 9월과 10월 지표를 관리해야 한다고 언급한 만큼 금리 인하는 11월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계부채와 수도권 집값 등을 직접 거론한 만큼 10월에는 2명 정도가 인하 소수의견을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빅컷이 나오면서 한은의 두번째 인하 시점이 빨라질 것으로 본다"면서 "당초 연내 11월 인하를 결정한 후 내년 1분기 추가 인하는 어렵다고 봤지만, 연준의 빅컷으로 한은의 추가 인하는 내년 2월 정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