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만 바꿔 파는 상황?”…벤츠 오너들 예상치 못한 소식에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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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가 BMW와 손을 잡고 가솔린 엔진을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독일 현지에서 전해졌다.

전기차 전환이 생각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두 브랜드가 내연기관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협상은 이미 고위급 단계까지 진척됐고, 이르면 연내 공식 발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벤츠 심장에 BMW 엔진?…규제·전동화 돌파구 찾는다

벤츠가 눈독을 들이는 엔진은 BMW의 2.0리터 터보 B48 계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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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BMW와 미니 전 차종에 두루 쓰이는 이 엔진은 오스트리아 슈타이어 공장에서 생산되며, 가로와 세로 배치 모두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

벤츠가 이 엔진을 도입할 경우 CLA, GLA, GLB 같은 콤팩트 모델부터 C클래스, E클래스, GLC, 그리고 준비 중인 ‘리틀 G’까지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벤츠 입장에서 가장 큰 이점은 규제 대응이다. 유럽연합이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유로7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려면 기존 벤츠의 1.5리터 터보 엔진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면 BMW의 B48은 이미 330e, 530e 같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적용돼 검증을 마쳤다. 벤츠가 전동화 라인업을 확장하기에 더 손쉬운 선택지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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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비용 문제도 크다. 새 엔진을 독자 개발하려면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

반대로 BMW는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투자 회수에도 도움이 된다. 두 회사가 이해관계를 맞춰 윈윈을 노리는 그림이 뚜렷하다.

벤츠, 정체성 논란 불가피…‘껍데기만 남았다’는 비판도

문제는 브랜드 정체성이다. 벤츠가 오랜 시간 강조해온 자사 엔진 철학을 내려놓는다면 “껍데기만 벤츠인 것 아니냐”는 반응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꼭 부정적인 변화만은 아니다. 성능과 효율이 입증된 엔진을 탑재한다면 주행 경험은 오히려 더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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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논의는 두 회사의 기술 교류를 넘어 유럽 럭셔리카 시장이 직면한 현실을 드러낸다.

전기차 전환 속도는 둔화됐고 내연기관은 여전히 주요 수익원이다. 브랜드 자존심보다 실리를 택하는 전략적 선택이 더 이상 예외적인 일이 아닌 시대가 열린 셈이다.

벤츠와 BMW의 협상이 실제로 결실을 맺는다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지형도는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아직은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다.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