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S→경쟁입찰 단계적 전환… 발전단가 절반 낮춘다
재생에너지 1차 기본계획 내용
서해안 에너지메가벨트 등 추진
새만금 등 해상풍력 인프라 확충
태양광 ㎾h당 150원→80원 추진
[대한경제=박흥순 기자]정부가 19일 발표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은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청사진이다.
전국 간척지와 석탄발전소 폐지 부지를 초대형 태양광 거점으로 전환하는 12GW 프로젝트와 함께, 지난 14년간 유지된 RPS(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를 경쟁입찰 중심 체계로 개편하는 투트랙이 동시에 가동된다.
우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계통 여유가 확보된 수도권·충청·강원권을 중심으로 GW급 태양광 프로젝트 10개를 신규 발굴해 총 12GW를 공급한다.

경기 시화·화옹 간척지와 평택항 일원에는 3GW 이상 규모 단지를 조성하고, 충남 태안·서산 간척지에도 GW급 태양광 단지를 구축한다. 충북 청풍호에는 900㎿ 규모 수상 태양광을 설치하고, 석탄발전소 폐지 부지는 3.2GW급 재생에너지 거점으로 재편한다. 경기·강원 북부 접경지역에는 2GW 규모 ‘평화 태양광 벨트’도 추진한다.
지역별 프로젝트도 동시에 전개한다. 경기에선 서해안 에너지 메가벨트 4.6GW와 경기북부 메가벨트 1GW를 추진하고, 전남에선 솔라시도 5.4GW 태양광 집적화지구와 7.3GW 해상풍력 개발을 통해 에너지 자립도시 구축에 나선다. 전북에선 새만금 권역 5.5GW와 서남권 해상풍력 2.4GW 사업을 본격화한다.
산업단지·공장지붕, 영농형·수상형, 도로·철도·농수로 등 4대 정책입지에는 총 44.2GW 물량을 집중 보급한다. 기후부는 공공기관 88곳의 K-RE100 이행 실적을 평가하고, 8개 에너지 공기업에 국가 보급 목표 일부를 할당해 공공 주도 보급 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해상풍력 인프라도 확충하는데, 지원 항만을 인천·군산·새만금신항·삼천포·울산까지 확대해 2030년 연간 4GW 수준의 기자재 공급 역량을 확보한다. 15㎿급 터빈 설치선(WTIV) 2척도 2030년 이전 조기 확보하기로 했다.
해상풍력 단지 인근에는 공동접속설비(에너지허브)를 구축해 개별 사업자가 육지까지 각각 해저케이블을 연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송전 효율을 높이고, 시공 비용도 절감한다는 계산이다. 배전망 ESS(에너지저장장치) 확대와 노후 육상풍력 리파워링 활성화도 병행해 분산형 전력망 구축과 국토 이용 효율 제고를 동시에 추진한다.
기후부는 공공투자가 필요한 사업에는 신속 예비타당성조사를 적용하고, 범정부 ‘초대형 계획입지 발굴 추진단’을 통해 인허가와 계통 접속 병목도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제도 개편 작업도 병행한다. 정부는 2012년 도입 이후 재생에너지 시장의 축 역할을 해온 RPS를 사실상 경쟁입찰 중심 체계로 전환한다.
기존 발전량 단위 공급 의무는 설비용량 단위 보급 의무로 바꾸고, 신규 사업은 장기 고정가격계약 기반 경쟁입찰 시장으로 일원화한다. 현물시장은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 보호를 위해 2~3년 유예기간을 거친 뒤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기후부는 발전사업자 간 가격경쟁을 통해 발전원가를 대폭 낮추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태양광 계약단가는 2026년 ㎾h당 150원에서 2030년 100원, 2035년에는 80원 이하로 낮춘다. 육상풍력은 180원에서 120원 이하, 해상풍력은 330원에서 150원 이하로 절반 넘게 끌어내린다는 구상이다.
비용 절감을 위한 압박 수단도 함께 제시했다. 태양광 표준품셈 도입과 시공비 공시를 통해 공사비 거품을 줄이고, 기자재 공동구매 전용 입찰 트랙을 신설해 조달 단가를 낮출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지나친 단가 인하 경쟁이 사업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생에너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계약단가를 단기간에 절반 수준으로 낮추면 사업성이 무너져 오히려 보급이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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