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황제관람' 무관중 공연이라더니 천만원짜리 대형화면 설치

장슬기 기자 2024. 10. 1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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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국민방송(한국정책방송원)이 관중 없이 청와대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가 김건희 여사 등이 참석한 사실이 알려진 국악공연 당시 1000만 원에 달하는 관객용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 공연이나 토크 콘서트 등 공개방송의 경우 통상 대형 LED 화면은 현장에서 행사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시청 편의를 위해 설치하는데, KTV가 '무관중 공연'에 1000만 원에 달하는 LED 화면을 설치한 건 납득하게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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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정감사] KTV, 청와대 국악공연 행사에 김건희 참석…KTV 950만원 들여 대형화면 설치
청탁금지법상 '예술공연 관람' 금지 수수 대상…황제관람 준비 인사들 승진·공천, 청탁금지법 위반 논란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JTBC 뉴스룸 3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KTV국민방송(한국정책방송원)이 관중 없이 청와대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가 김건희 여사 등이 참석한 사실이 알려진 국악공연 당시 1000만 원에 달하는 관객용 대형 LED 화면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KTV 측은 해당 화면을 통해 미리 준비한 김건희 여사 홍보 영상도 상영했는데 이는 '무관중으로 공연했다'는 KTV 측 해명과 배치된다.

이번 '김건희 황제관람'을 준비했던 KTV와 대통령실 인사들이 해당 국악행사 이후 인사이동·공천 등이 있었는데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청탁금지법상 금품 등 수수 금지에 '예술공연 관람'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KTV에서 받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얼쑤! 신명나는 우리 소리 무대 및 LED 설치' 견적서를 보면 행사 당일 LED 영상 장비 설치에 총 950만 원을 썼다. 실제 KTV 홈페이지에 공개된 해당 프로그램을 보면 무대 뒤로 LED 화면으로 각종 영상이 송출됐다.

▲ 지난해 10월31일 청와대에서 열린 KTV 주최 국악공연. 왼쪽에 대형화면이 설치돼 있다. 사진=KTV 영상 갈무리

음악 공연이나 토크 콘서트 등 공개방송의 경우 통상 대형 LED 화면은 현장에서 행사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시청 편의를 위해 설치하는데, KTV가 '무관중 공연'에 1000만 원에 달하는 LED 화면을 설치한 건 납득하게 어렵다는 지적이다. 행사 당일 해당 화면으로는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활동상과 함께 청와대 관저 개방 후 문화 예술인들과 환담을 나누는 김건희 여사의 모습이 송출됐다. KTV가 거액의 제작비를 들여 김건희 여사 맞춤형 영상을 내보내며 공연 관람 편의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강 의원은 “국가 정책을 홍보해야 할 KTV가 막대한 국민 혈세를 들여 김 여사를 문화대통령인양 띄우는 개인 홍보에 치중했다”며 “여사님 취향저격용 황제관람 대가로 최재혁 당시 KTV 방송기획관은 대통령 홍보기획비서관을 꿰찼고, 하종대 당시 KTV 원장은 이듬해 총선에서 경기부천병 국민의힘 후보로 전략공천된 것이냐”고 비판했다.

KTV와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김 여사를 초청하지 않았는데 행사 중간에 김 여사가 갑자기 방문했다는 입장이다.

관련 질의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나왔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국감에서 최재혁 당시 KTV 방송기획관과 하종대 당시 KTV 원장의 사례와 함께 정용석 당시 대통령실 문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이후 국립박물관 문화재단 이사장으로 간 것을 거론했다.

이정문 의원은 “이런 공연을 관람하게 한 행위와 지위(인사 이동)가 직무관련성, 대가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보인다”며 “청탁금지법상 금지되는 금품 등 수수 내용에 '예술공연을 관람하게 하는 행위'도 해당하지 않냐”고 물었다. 김 여사에게 이른바 '황제관람'을 제공한 뒤 승진, 공천 등을 받은 행위가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이 “정식으로 고소고발돼 권익위로 사건이 오면 살펴보겠냐”고 묻자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은 “법리적으로 보면 이 의원 말대로 처리될 수밖에 없다”며 “증거 문제”라고 원론적인 내용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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