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윤석열·김건희 정권 종식' 외친 야권…금정 민심 향방은
초박빙 판세…조국 대표, 김경지 후보 지원유세
김영배 실언 여파, 한동훈 막판 총력전 등 변수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가 국민의힘에 맞선 야권의 총력전으로 막판까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까지 부산을 네 차례 찾은 데 이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4일 부산 금정 단일후보인 김경지 민주당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시도당 차원에서 재보선을 지른다는 입장이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오는 15일 부산에서 마지막 유세를 계획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전통적 강세 지역인 금정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 대표는 이날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노릇을 하고 '남자 최순실' 명태균이 국정을 농락하고 국민의힘 공천을 쥐락펴락한다"며 "이게 민주주의냐"고 맹공했다. 이어 "구정을 운영할 지위와 권력을 국민의힘에 줬지만 여기 침례병원이 문을 닫고 상권도 쇠락했고 노령층 인구가 가장 많은 구가 됐다"며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김건희·윤석열 공동정권 조기 종식과 민주주의와 민생이 부활하는 날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주로 정치 고관여층이 투표에 참여하는 재보선은 각 진영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냐에 달린 선거인 만큼 야권 결집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도 이날 SNS에 글을 올려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정권에게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일깨우고, 고통 받는 국민의 삶을 살려야 한다는 대의 앞에 혁신당의 뜻과 민주당의 뜻이 다르지 않다"고 지원사격했다. 이 대표는 오는 15일 재판 일정 때문에 이날 지원유세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금정은 전통적인 여당 텃밭이다. 최근 치러진 8번의 민선에서 한번(12대 정미영·민주당)만 빼곤 국민의힘 쪽 후보가 내리 당선됐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윤 대통령 '대파 발언'까지 겹쳤던 지난 4·10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넉넉한 표차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이 갈수록 커지는 데다 지난 9일 단일화를 이뤄낸 만큼 야권의 기세도 단단히 오른 상태다. 금정에선 여당이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란 초기 예상과 달리 '초박빙' 판세란 예측도 나온다. 에브리리서치가 10일 발표한 여론조사(뉴스피릿·에브리뉴스 공동 의뢰로 6,7일 부산 금정구 거주 만 18세 이상 500명 대상 실시)에서는 김 후보가 45.8%로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 42.3%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4.4% 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해당 조사는 100% 무선전화 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5.3%,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영배 민주당 의원의 '실언 파장', 한 대표 총력전도 금정 보선의 막판 변수로 꼽힌다. 김 의원은 고 김재윤 전 구청장의 병환 별세로 치러지는 보선을 두고 "혈세 낭비"라고 비판해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김 전 구청장 유족이 김 의원을 직접 고소하면서 여진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패륜 공세'로 인한 여론 악화는 민주당에 부담이다. 민주당 소속 전임 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치러지는 곡성군수 재선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대표가 연일 대통령실에 전향적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민주당에 불리한 흐름으로 꼽힌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현재 부산 금정 사전투표율 자체가 낮은 상황에서 한 대표가 고강도의 쇄신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지지층에게는 혁신의 메시지를, 중도층에게는 변화의 메시지로 투표장에 끌어들이자는 전략"으로 분석했다. 여권 결집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얘기다. 최 평론가는 "지난 총선에서도 정권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했지만 결국 가장 많은 야당 후보들이 낙선한 곳이 부산"이라며 "지역 특성 상 국민의힘에 유리한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총선 때와 현 상황의 차이가 커 '다른 결론'에 이를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야권 단일화도 변수지만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은 더 깊어졌고 김 여사 관련 의혹은 특혜 논란을 넘어 국정농단으로까지 확대된 상황"이라며 "세 가지 상황 변화를 감안하면 부산 금정도 뒤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김 여사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여권이 '내부총질'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한 대표의 쇄신 요구는 여권 결집보다는 여권 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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