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발자국 줄이자! 업사이클링 브랜드 BEST 5
기후위기 심각... 탄소발자국 줄이기 일환 업사이클링 패션 관심 증대
버려진 폐자재, ‘새활용’ 통해 전혀 다른 제품으로 탄생
업사이클링 명가부터 도메스틱 브랜드까지 업사이클링 아이디어 풍부
4월 18일자 과학저널 '네이처'지에 '인간 활동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 증가로 폭염과 해수면 급상승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49년까지 세계 경제가 최소 19%의 소득감소가 나타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탄소 배출량은 모든 의식주 활동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양을 말하며, 다른 말로 탄소 발자국이라고도 한다.
최근 기업부터 개인까지 이러한 탄소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시도가 진행중인데,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업사이클링을 통해 만들어지는 제품의 연이은 등장이다. 커피박부터 소방복, 폐타이어, 현수막, 우유팩, 양말목, 잠수복, 안전벨트, 폐자전거 고무 튜브 등 일상에서 내구연한 또는 소용가치가 다해 버려지는 원자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더해 전혀 다른 제품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제품을 가리켜 '새활용품(=업사이클링)'이라 부른다. 폐기되는 자재를 재가공하지만,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꼼꼼한 세척과정과 분해, 가공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여기에 말하지 않으면 원래의 용도를 알 수 없을 만큼 뛰어난 디자인과 활용성까지 겸비하고 있다. 오늘은 이러한 업사이클링 대표 브랜드들을 살펴본다.
1. 업사이클링계의 대표 명품, 프라이탁 (독일)
◆업사이클링 자재 : 타포린 방수포, 자전거 타이어 내측 튜브, 자동차 안전띠
◆주 라인업 : 가방, 지갑, 폰케이스, 커스텀 서비스 제품 등
낡은 아파트에서 우연히 보게 된 폐천막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프라이탁은, 화물용 트럭을 덮는 방수포를 주소재로 하는 가방 브랜드이다. 방수포 뿐만 아니라 어깨끈으로는 자동차의 안전띠를 활용하고, 올풀림을 방지하기 위해 자전거 바퀴 안쪽의 튜브를 방수포 옆면 모서리에 부착했다. 폐천막의 천차만별 디자인과 재단 위치의 상이함으로 인해 가방은 본의 아니게 하나하나가 '한정판'이 되고, 방수포라는 기능 때문에 실용성까지 챙길 수 있게 되었다.
2. 생명을 구한 기억을 되살리다, 119REO (한국)
◆업사이클링 자재 : 소방관 방화복
◆주 라인업 : 가방, 지갑, 팔찌, 신발, 스테이셔너리 등
방화복을 가방으로 업사이클링하는 119REO는 소방관이 실제 사용하던 소방복이 3년이 지나면 법적으로 폐기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브랜드이다. 소방서에서 직접 수거한 옷은 모두 이중세탁과 원단 수준의 분해를 거쳐 가방이나 신발, 키링으로 재탄생된다. 소방복 시그니처 컬러 위에 형광색의 안전반사 띠가 포인트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서로가 서로를 구한다(Rescue Each Other)'는 슬로건 아래, 판매금액의 일부는 암투병 중인 소방관을 위해 기부된다.
3. 폐광고 현수막을 어깨에 걸면, Nukak (한국)
◆업사이클링 자재 : 현수막, 카이트 서핑 돛, 타이어 내측 튜브
◆주 라인업 : 가방, 지갑, 커스텀 서비스 제품 등
누깍은 스페인에 본사를 두고 국내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국립박물관에서 버려지는 현수막을 기부받아 만들어지는 가방 브랜드이다. 직접 현수막을 수거한 다음 가벼운 세척과정을 거쳐 재단을 한다. 마감 부분은 폐타이어를 활용한다. 얼핏 보면 프라이탁과 기본 결은 비슷한 것 같지만, 누깍의 경우는 스페인 브랜드임에도 제품의 로컬화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대와 특별한 디자인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현수막이라는 가벼운 소재가 주는 실용성에서 차별화를 가지고 있다. 최근 롯데백화점, 나이키 등의 기업이나 세종문화회관, 국방부 등의 공공기관과의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하며 MZ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4. 대기업에도 업사이클링합니다, RE;CODE (한국)
◆업사이클링 자재 : 코오롱 인더스트리(주) 생산 의류 및 부자재
◆주 라인업 : 의류, 가방, 액세서리 등
'래;코드'는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주)FnC 부문이 운영하는 30여 개의 브랜드에서 나온 3년 치 재고의 활용성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하였다. 고민의 해답은 업사이클링이었다. 재고를 기존의 방식대로 소각하는 대신 패션업계의 고질병이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손가락질 받는 판매재고 처리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여기에 자동차의 에어백과 시트커버, 군용품으로 버려지거나 소각되는 원단까지 함께 활용해 범지구적인 환경운동에 동참한다는 의미도 함께 취했다. 2012년이면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덜하던 시대였기에 대기업으로서는 꽤 앞서나간 셈이다. '래;코드'는 타 기업, 독립 디자이너, 장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연대하는 방식으로 업사이클링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5. 깨진 도자기를 다시 도자기로 살려내다, a nu (한국)
◆업사이클링 자재 : 폐도자기
◆주 라인업 : 화분, 테이블 웨어 등
흙은 자연상태지만 1,000도가 넘는 높은 온도에서 성질이 변해 도자기가 되면 다시는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머그컵이나 깨진 항아리 등은 그래서 매립지 어딘가에서 썩지 않은 채 영원히 묻히게 된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누'는 생활 속에서 나오는 도자기나 도예 수업 현장, 도자기 제작 공장 등에서 나오는 폐도자기를 수거해 '리-포셀린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가치를 잃은 도자기를 수거하여 밀가루처럼 고운 가루로 분쇄한 뒤 도예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도자기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대표제품은 개별 제품마다 무늬가 달라 희소가치가 있다.
지금까지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위기를 늦추는 데 동참할 수 있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브랜드를 알아보았다.
업사이클링 제품의 유일한 단점은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폐자재를 수거하고 세척하며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디자인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부분이다. 그러나 희소성이 지닌 가치와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측면으로 본다면 높은 가격이 아닌 합리적인 가격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폐자재가 다시 새생명을 얻어 지구에 이로운 역할을 하듯, 업사이클링 제품 선택으로 탄소발자국 줄이기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기사는 기자가 개인적으로 취재한 의견으로 해당 브랜드 및 제품 광고와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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