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명품, 플랫폼 지고 백화점·면세점 뜬다
석달새 사용자 20% 넘게 줄어
수요 면세점으로 대거 이동
백화점, 온라인 명품관 강화
정품 보장 앞세워 차별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성장했던 명품 플랫폼이 엔데믹과 더불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서 면세점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명품 소비의 주요 통로였던 백화점들이 잇달아 자사 온라인몰에 명품 전문관을 설치하는 등 경쟁이 심해진 탓이다.
12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내국인 면세점 매출은 최근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내 면세점을 이용한 내국인은 60만명이었는데, 올해 1월 119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면세점이 내국인에게 거둔 매출 또한 지난해 1월 848억원이었는데 올해 1월에는 2010억원으로 급증했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면세점 매출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면세점 매출 가운데 상당 부분을 명품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만큼 명품 소비 수요 중 상당 부분이 면세점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면세점 사용자 수도 상승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면세점 앱 사용자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평균 50~90% 늘었다. 신라면세점 앱을 예로 들면 지난해 10월 사용자는 5만4474명이었는데 불과 4개월 뒤인 지난 1월 8만3663명에 이르렀다.
반면 명품 플랫폼 앱 사용자는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발란·트렌비·머스트잇 사용자는 안드로이드 앱 기준 약 86만명이었는데 지난 1월 약 68만명으로 21%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온라인으로의 전환을 빠르게 시도하고 있어 명품 시장을 둘러싼 온라인몰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마켓과 백화점 온라인몰이 명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11번가는 최근 명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전문관 '우아럭스'를 선보였다. 우아럭스는 샤넬, 에르메스는 물론 이른바 신(新)명품까지 모두 1000여 개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11번가는 꼼꼼한 검증 과정을 거쳐 전문성을 갖춘 판매자 110여 곳을 유치했다. 가품으로 판정되면 100% 환불해주고 구매금액의 100%를 SK페이 포인트로 추가로 돌려주는 혜택까지 부여해 명품 플랫폼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 또한 온라인 명품 전문관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온은 최근 명품 전문 서비스 '온앤더럭셔리'를 출시했는데 유럽 현지에서 직매입한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물류센터에 입고된 후 100% 전수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소비자들 신뢰도가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온에 따르면 지난달 명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배 증가했다.
SSG닷컴은 명품 전문관 'SSG 럭셔리'를 통해 명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의 공식 스토어를 열고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뷰티 전문관을 개설하기도 했다. LVMH는 세계 최대 명품 업체로 루이비통, 펜디, 디올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은 물론 계열사 한섬을 통해 프리미엄 온라인몰을 강화하고 있다. 한섬은 소비자 유형별로 프리미엄 자사몰 '더한섬닷컴', 수입 브랜드 전문 'H패션몰', 10·20대를 겨냥한 편집숍 'EQL' 등으로 세분화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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