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웰컴투 삼달리]는 인생 최고의 순간에서 나락으로 추락한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와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돌아보고, 잃어버린 사랑을 찾는 드라마다. 제주를 배경으로, 꿈을 품고 하늘로 날아올랐지만 날개가 꺾여 둥지로 돌아온 이들은 웃음, 눈물, 투닥거림, 푸근함 가운데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한다. 드라마는 마치 고향의 품처럼 삼달리에 살거나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다. 모두에게 그렇겠지만, 일이나 공부 때문에 타지에서 머물렀던 사람이라면 더 공감할 것이다.

주인공 삼달(신혜선)은 제주도의 어촌마을 ‘삼달리’에서 가장 출세한 사람일 것이다. 해외 유명 매거진과 협업하는 사진작가로 성공 가도를 달리던 어느 날, 남자친구가 자신의 어시스턴트와 바람을 피우는 걸 알게 된다. 게다가 그 어시스턴트는 자신과의 사적 대화를 유출하고는 ‘갑질’이라고 모함한다. 삼달은 자신이 쌓아올린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고, 자신을 찾는 사람들을 피해 고향으로 향한다. 하지만, 삼달은 정말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그의 자존심이나 마을 사람들의 수군거림도 이유이지만, 정말 많이 사랑했지만 헤어진, 가장 친한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용필(지창욱)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웰컴투 삼달리]는 ‘매운맛’이 없는 드라마다. 충격적인 설정이나 자극적인 대사, 사이다 같은 장면이 없다. 대신 ‘감칠맛’이 있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그곳에서 삶을 일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웃음이 있다. 하지만 눈만 즐겁거나 웃음만 있는 드라마가 아니다. 삼달, 아니 사진작가 조은혜의 추락이 그려진 1화를 넘기고 나면, 매 화마다 울컥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장면, 대사, 상황, 클로즈업에서 드러난 인물의 감정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위로가 된다.
이 드라마의 다른 매력은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이다. 주인공인 삼달과 용필은 한날한시에 태어나고 자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데, 성인이 되어 뜨겁게 연애했고 헤어진 후에도 감정을 완전히 정리하지 못했다. ‘추한 모습은 절대 보여주기 싫은데, 그 모습까지 모두 잘 아는 사이’라는, 묘한 관계 가운데 감정의 줄다리기가 연애 리얼리티 쇼만큼 흥미진진하다. ‘엄마가 보내준 반찬을 먹을 새도 없이’ 바빴지만 결국 모든 걸 잃은 삼달의 새로운 자아 찾기와 둘의 로맨스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한 사람을 빼놓고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논할 수 없는 둘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이들을 포함한, 이른바 ‘삼달리의 독수리 오형제’의 특별한 케미도 돋보인다. 이들은 비슷한 꿈을 꿨지만 상처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한다. 5화에서, 삼달의 뒤를 캘 목적으로 제주에 온 기자에게 친구들이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삼달을 변호하는 장면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그들의 우정을 잘 드러낸다. 그 외에도 진달, 삼달, 해달, 소위 ‘미친 세자매’와 이들을 키워낸 어머니 미자의 관계,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한 마디씩 보탰던 해녀들과 동네 어른들 등 다채로운 캐릭터와 관계들이 드라마를 가득 채운다.

[웰컴투 삼달리]의 강점은 사이다 대신 삐뚤빼뚤한 자아 성찰의 길을 선택한 대본과 사람 냄새를 담아내는 연출에도 있지만, 익숙하지만 새로운 깊이를 더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큰 몫을 한다. 태어날 때부터 ‘짝꿍’이었던 용필과 삼달의 독특한 캐릭터와 관계성은 지창욱과 신혜선의 생활 연기를 만나며 생명력을 얻었다. [도시남녀의 사랑법]에서 감탄했던 지창욱의 로맨스 연기는 여기에서도 빛을 발한다. 힘을 한껏 뺀 연기로 감정의 변화를 그리는 신혜선의 완급 조절도 돋보인다. 또한 캐릭터를 100% 살리는 신스틸러들이 매회 등장하는데, 지금까지는 왕경태 역의 이재원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일요일 6회까지 방영된 [웰컴투 삼달리]는 자극이나 통쾌함 대신 깊은 맛과 자연스러운 감정을 전하는 드라마임을 시청자에게 알렸다. 바람이라면 그 강점을 끝까지 유지했으면, 그러면서 삼달이를 괴롭힌 사람들을 향한 정의구현도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끝나기 전에 정말 궁금한 것 하나는 해소해 줬으면 한다. 삼달은 용필이 자신을 찼다고 했고, 용필은 삼달이 헤어지자고 말한 거라는데, 그러면 누구의 말이 진실인 걸까? 왜 둘은 그런 오해를 한 것일까?
테일러콘텐츠 / ZAPZEE 에디터 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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