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안 통하자 ‘이메일 SOS’…산방산 무단 등반 외국인, 극적 구조 뒤 입건

안서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seojin@mk.co.kr) 2026. 5. 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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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산방산. [연합뉴스]
등반이 엄격히 금지된 명승 제77호 산방산을 무단으로 오르다 조난된 60대 외국인이 이메일을 활용한 극적인 구조 끝에 목숨을 건졌다.

19일 제주자치경찰단은 싱가포르 국적의 A씨를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8일 오후 4시 30분쯤 입산이 전면 금지된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을 무단으로 등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산방산 정상까지 올랐다가 하산하는 과정에서 길을 잃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에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은 날이 어두워지며 기온이 떨어지는 긴박한 상황이었으나 A씨는 국내용 유심칩이 없어 음성 통화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배터리마저 방전 직전에 놓이자 A씨는 데이터 통신만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해 자신이 묵고 있던 숙박업소 사장에게 이메일로 긴급 구조 요청을 보냈다.

다행히 숙소 사장이 이메일을 즉시 확인하고 당일 오후 7시 10분쯤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야간 구조 헬기까지 투입하는 대대적인 수색 작전을 펼친 끝에 신고 약 3시간 만인 오후 9시 55분쯤 A씨를 극적으로 구조했다. A씨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산방산은 낙석과 추락 위험이 매우 높고 자연유산을 보전해야 할 필요성이 커 지난 2012년부터 오는 2031년까지 산방굴사 관람로를 제외한 전 구간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방산 무단 입산으로 인한 조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23년 9월에도 60대 여성 등 2명이 출입금지 구역에서 길을 잃어 밤을 지새운 뒤 구조됐으며 지난해에는 등산 전용 애플리케이션의 불법 경로 정보를 이용해 산방산을 무단 등반한 9명이 자치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국가지정문화유산 공개 제한 지역에 허가 없이 출입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송행철 서귀포지역경찰대장은 “무단출입 한 건이 발생할 때마다 야간 구조에 다수 인력과 장비가 투입돼 사회적 비용과 안전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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