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28회 외친 이 대통령… 시정연설 끝난 뒤 국힘 의원석 찾아 악수

손경호기자 2026. 4. 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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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온도차 속 민주당 박수·국힘 침묵… 연설장 긴장 교차
연설 후 야당석 찾아 일일이 악수… “통합·초당 협력” 거듭 강조
‘경제’ 18회·‘국민’ 16~17회 언급… 위기 대응·민생 방점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의원석으로 향해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전후해 여야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긴장과 완화가 교차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세 번째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이날 국회를 찾았다. 오후 1시 36분쯤 국회 본청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본회의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와 사전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악수하며 "대표님 어떠신가, 언제 한 번 보자"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어 오후 2시 10분쯤 본회의장에 입장한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연단으로 향했다.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양측으로 도열해 맞이했고, 이 대통령은 이들과 차례로 악수하며 입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연설 전부터 분위기 차이를 드러냈다.

연설 도중에도 이런 기류는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이 약 16분간 이어진 연설 동안 여러 차례 박수로 호응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를 자제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주호영 국회 부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설이 끝난 뒤에는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졌다. 이 대통령은 곧바로 야당 의석이 있는 쪽 통로로 이동해 국민의힘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앞줄에 앉아 있던 김재섭·김용태 의원을 시작으로 이헌승·주호영·박충권 의원 등과 차례로 인사를 나누며 짧은 대화를 이어갔다. 송언석 원내대표와도 악수를 나눴다.

장동혁 대표 등 일부 국민의힘 지도부는 연설 직후 자리를 떠났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자리에 남아 이 대통령을 기다린 뒤 악수했다. 일부 의원들은 강훈식 비서실장 등과 함께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특히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본회의장을 나서는 이 대통령에게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과의 형평성을 언급하며 "이대로 선거를 치를 경우 향후 통합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하고,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후 본회의장 뒤편을 가로질러 더불어민주당 의석으로 이동해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고, 조국혁신당과 사회민주당 등 다른 정당 의원들과도 인사를 했다. 약 10분간 인사를 마친 뒤 본회의장을 떠났다.

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는 비교적 부드러운 장면도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장동혁 대표의 넥타이를 보고 "왜 빨간 것 안 맸냐"고 농담을 건넸고, 장 대표는 "이런 자리가 있는 줄 모르고 색깔을 고려 못 했다"며 웃으며 받아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우 의장, 이 대통령. 연합뉴스

정청래 대표가 "대통령과 맞췄다"고 하자 장 대표는 "두 분은 소통이 되는데 야당과는 안 된다"고 응수했고, 이 대통령은 "어제는 빨간색 계통을 맸다"고 답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짧은 대화였지만 여야 간 미묘한 긴장과 거리감이 동시에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이날 연설에서는 단어 사용에서도 위기 인식이 두드러졌다. '위기'는 28차례로 가장 많이 언급됐고, '경제'는 18회, '국민'은 16~17회 수준으로 뒤를 이었다. 연설 전반이 위기 대응과 민생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메시지와 맞물려 이 대통령은 사전 환담에서도 "어려운 시기일수록 통합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모든 사안에서 초당적 협력이 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공감 가능한 범위에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비상계엄 요건 강화 등을 언급하며 "국민들이 공감하는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회 현장에서는 여야 간 시각차가 분명히 드러나는 가운데서도, 농담과 악수, 짧은 대화 등이 이어지며 최소한의 접촉과 소통은 유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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