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몸매, 나랑 너무 비교되네"…주눅 든 여대생들

김대영 2024. 10. 1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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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60명 대상 연구 결과
SNS 신체사진, 부정적 영향
선망질투 높고 신체존중감↓
"남자 대학생 대상 연구 필요"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스타에 올라온 모델들 사진 보면 현실감이 없다고 느끼면서도 자꾸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부러운 마음도 생겨요."

20대 여대생 A씨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여성 모델들이나 인플루언서의 몸매 사진을 볼 때면 자신의 몸을 비교하게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는 신체이미지 게시물이 여대생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아영 남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와 정여주 한국교원대 교수는 학습자중심교과교육학회가 낸 학회지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를 통해 충북지역 여대생 60명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 

SNS 신체이미지 본 여대생들, 부정정서 경험

이에 따르면 자기개념 명확성이 낮은 여대생의 경우 신체이미지 게시물을 본 뒤 부정정서를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기개념 명확성은 자신에 대한 신념이 확실하면서도 자기개념에 일관성이 있는 것을 말한다. 주로 정신건강이나 심리적 건강과 적응, 주관적 안녕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개념 명확성이 낮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정서를 적절하게 다루지 못하고 표현능력이 부족한 데다 높은 분노 성향을 갖는다. 

연구는 조사 대상 여대생들을 자기개념 명확성이 낮은 하위집단과 반대 성향이 상위집단으로 나눠 진행됐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SNS에서 이상적 신체 사이즈를 가진 쇼핑몰 모델과 일반인들의 사진 20장을 동의를 거쳐 수집한 다음 이를 토대로 여대생들의 반응을 살폈다.  

연구 결과 사진을 본 여대생들 중 자기개념 명확성 하위집단의 경우 상위집단보다 샘이 나거나 부러운 감정을 느끼는 '선망질투'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났다. 상위집단도 선망질투 반응이 나타났지만 하위집단보단 낮은 수준이었다. 

실제로 하위집단에선 "나와 비교되면서 박탈감을 느꼈다", "스스로가 부끄러웠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상위집단에선 "질투가 나거나 부러운 감정을 약하게 경험했다"거나 "선망질투 이외의 다른 부정적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자신의 신체를 존중하는 감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위집단 여대생들은 "내 모습이 작고 초라하게 느껴졌다", "내 신체에 불만족감을 느꼈다"고 했다. 신체뿐 아니라 자신의 성격에 대한 불만으로도 이어졌다. 상위집단은 "부족한 나를 인정한다"면서도 오히려 자신의 신체에 만족감을 느끼는 답변이 나왔다. 

"SNS 사용, 여대생 신체존중감에 부정적 영향"

또 하위집단은 SNS상의 마른 몸을 미의 기준으로 생각했고 다이어트를 시작해야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마른 신체를 이상화하지 않고 주어진 사진이 인위적이고 보정됐다고 생각한다는 상위집단과 차이가 있었다.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여대생은 SNS에서 친구들의 매력적인 외모나 날씬한 몸매 사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자신의 신체에 만족하지 못하고 마르고 싶은 욕구 수준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2016년 공개된 바 있다. 

논문은 과거 연구들을 토대로 "SNS 사용은 여대생의 정서경험과 신체존중감,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신체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SNS 신체이미지 게시물에 자주 노출될 경우 이러한 영향력은 더 클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SNS 신체이미지가 여대생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SNS 신체이미지의 영향이 여대생뿐 아니라 급속한 신체 성장을 경험하고 명확하지 않은 자기개념을 가진 여자청소년에게 더 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대 남성도 유행하는 이상적 신체이미지에 가깝게 도달하기 위해 외모관리행동을 한다는 선행연구를 볼 때 SNS 신체이미지가 남자 대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은 여대생과 동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자 대학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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