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로 한국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까, BYD T4K 전기 1톤 트럭 출시
한국에서 1톤 트럭이 활용되는 곳은 어마어마하게 많다. 현대차나 기아의 판매 순위를 살펴봐도 포터나 봉고3의 순위는 항상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고, 1위를 차지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우리 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이 1톤 트럭이 사용되기 때문인데, 도심에서의 배달, 운송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시골에서는 경운기 대신 1톤 트럭을 이용해 농작물을 운반하거나 동력기를 연결해 농약을 살포하는 등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이런 국내 1톤 시장은 현대차그룹의 두 모델이 독점하는 상황인데, 이번에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신제품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중국 브랜드인 BYD의 T4K로,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관은 전형적인 1톤 트럭의 모습과 비슷한데, 전면부 중에서도 헤드라이트 디자인은 현대차 포터와 상당히 닮았다. 차이라면 방향지시등을 주황색 커버로 덮은 점, 그리고 라이트 아래쪽 범퍼부분에 검은색 가니시를 더한 점 등이 다르다. 차체 하단에는 탑재된 배터리 팩이 눈에 띄고, 우측 뒤편에 충전 포트를 배치했다.
적재함은 길이 2,910mm, 폭 1,670mm로 다른 1톤 트럭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본형인 카고는 1톤, 박스 장착시엔 900kg, 냉장 차량 750kg, 윙바디는 800kg까지 적재 가능하다. 카고 이용 시 적재함 안쪽에도 끈을 묶을 수 있는 걸쇠가 마련되어 활용하기 좋겠다. 적재함 바닥면은 별도 코팅 처리등이 되어 있지 않아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별도의 시공이 필요한 점도 경쟁 모델과 다르지 않다.
실내는 디지털 계기판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대시보드에 자리하고 있고, 변속기는 다이얼 방식이 적용됐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은 T맵 모빌리티와의 협력으로 전기차 특화 기능들을 적용, 배터리 잔량을 고려한 이동 경로 안내 및 가까운 충전소 안내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음성인식 서비스인 ‘누구(NUGU)’를 탑재해 주행 중 음성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전화 등 기능 조작, 정보 검색 등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탑재해 최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모터는 최고출력 140kW, 최대토크 330Nm의 성능을 내며 배터리는 82kWh 용량이 탑재되어 1회 충전으로 상온에선 246km, 저온에선 209km까지 주행 가능하다. 배터리는 BYD의 최신 제품인 리튬인산철(LFP) 방식의 블레이드 배터리가 사용됐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CTP(Cell to Pack) 기술을 적용해 모듈 단계를 생략, 뛰어난 공간활용성을 제공하며, 배터리가 충격을 입은 상황에서도 기존 리튬이온 방식에 비해 화재안정성이 우수하다. 여기에 배터리에 충격이 가해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높이 장착하고 배터리 커버를 더했다.
배터리는 최대 92W 속도로 충전할 수 있어 0~80% 충전 시간은 53분이 소요된다. 또한 V2L 기능을 갖추고 있어 실외에선 3.3kW까지, 실내에선 300W까지 사용할 수 있어 아웃도어를 비롯해 푸드트럭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 이날 현장에서는 참석자들을 위해 커피와 주스, 팝콘 등이 제공됐는데 관련한 기계 작동에 필요한 모든 전력은 전시된 차량의 V2L 기능을 통해 제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안전 및 주행 보조 기능으로는 ABS, 급커브 등에서 차량 자세를 제어하는 ESC, 긴급 제동시 비상등을 점등하는 ESS, 경사로에서 차량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HHC, 주차 시 후방 장애물을 감지하는 PAS와 후방 카메라, 그리고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3단 회생제동 시스템 등이 있다. 또한 편의 기능으로는 통풍/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럼버 서포트, 전동 접이식 사이드 미러, 스마트 키, 무선 충전 패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이 있다.
BYD T4K 슈퍼캡 롱레인지 프리미엄의 가격은 4,669만 원으로,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포터 EV나 봉고 3 EV보다 약 110만 원 정도 높게 책정됐다. 환경부 보조금은 최대치인 1,200만 원을 지원받으며,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최대 1,900만 원대로 구입 가능하다. 차량 구입과 관련해 수입사인 GS글로벌은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을 잡고 카카오T 앱을 통해 차량에 대한 정보 확인이 가능하고, 여기서 예약 및 상담 신청을 하면 가까운 딜러가 방문해 차량 구매에 대한 도움을 제공한다. 구매자 선착순 500명에게는 카카오 웰컴 기프트를 제공한다. 배터리를 비롯한 전기차 전용 부품의 보증은 8년/12만km이며, 제조사에선 보증기간 이후에도 수명의 65%를 보장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 제품들이 국내에 진출을 시도하다 번번히 고배를 들어왔으나, 전동화 흐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BYD가 T4K로 국내 상용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긍정적인 부분은 그동안 전기버스를 통해 실력을 보여줬다는 점, 경쟁모델 대비 배터리 용량이 높아 보다 많은 주행 거리를 확보했다는 점, 새로운 셀 투 팩 기술로 배터리 안정성을 높였다는 점 등이 있지만, 반대로 늘어난 배터리에 비해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 전방 충돌방지 보조나 차로 이탈 방지 등 안전 기능이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협력 업체를 중심으로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나 경쟁사 대비 숫자가 매우 적다는 점 등은 약점인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만 제 2, 제 3의 모델을 국내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