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를 땐 나라의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 군의관 고소한 병사

인대 다쳤지만 제때 치료 못 받아 뼈에 문제
“국민이 어떻게 믿고 가족을 군에 보내냐”

게티이미지뱅크

예비역 병장이 군의관을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예비역 병장은 군 복무 중 손가락 인대를 다쳤지만 제때 치료받지 못해 뼈에까지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15일 국방부와 예비역 병장 A 씨 등에 따르면 경기 지역의 한 육군 부대 소속이던 A 씨는 2022년 12월 25일 부대에서 풋살 경기중 공에 맞아 오른손 검지가 꺾였다. 자대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통증이 지속되자 다친 뒤 일주일이 지나 상급 부대인 사단 의무대대를 찾았고 엑스레이 촬영 뒤 2주간 깁스를 하고 소염진통제를 먹었다.

그래도 통증과 부기, 손가락의 비정상적인 각도가 계속되자 A 씨는 지난해 2월 2일 군병원을 방문해 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한 정밀진단을 요구했다. 엑스레이로는 연골 등 연부조직의 손상을 정확히 판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의관 B 씨는 A 씨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A 씨 부친은 "검지가 뒤틀려 변형이 오고 부기가 심했는데도 군병원에서는 손을 쥐었다 펴보라고 한 뒤 ‘6개월 뒤에도 아프면 MRI를 찍으라’면서 3분 만에 진료를 마쳤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적절한 치료가 아니었다는 의미다.

결국 A 씨는 오른손 검지가 잘 굽혀지지 않는 상태로 지난해 3월 한미연합연습 등을 소화했다. 그는 4월에 휴가를 나와 민간병원을 찾아서야 손가락 측부인대가 파열되고 골결손이 진행됐다는 점을 알 수 있었고 곧장 수술받았다.

이에 따라 A 씨는 지난해 7월 의료법상 ‘진료거부 금지’ 조항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 등 혐의로 B 군의관을 경찰에 고소해 현재 군 검찰에서 수사 중이다. A 씨 부친은 "‘부를 땐 나라의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 죽으면 누구세요’라는 말이 팽배하다"면서 "군 의료체계가 이 모양이면 국민이 어떻게 믿고 가족을 군에 보내겠느냐"고 지적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