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도 인맥도 의미없다.." 요즘 50대 사이에 번지는 슬픈 현상

젊은 시절에는 의리와 정 하나로 얽히고설킨 수많은 인연을 유지하기 위해 내 시간과 감정을 아낌없이 쏟아붓곤 한다.

그러나 인생의 반환점을 도는 50대에 접어들면 그동안 철석같이 믿어왔던 관계들의 부질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문을 닫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살아온 중년들이 왜 가장 가까운 형제나 오랜 친구마저 거부한 채 자발적 고립을 선택하는지 그 서글픈 배경을 알아본다.

오랜만에 모인 동창회나 형제들의 모임이 어느덧 서로의 아파트 평수나 자녀의 직장을 은근히 과시하는 품평회장으로 변질되는 현상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나간 자리에서조차 타인의 자산 규모와 내 처지를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깊은 박탈감과 묘한 적대감만 안고 돌아오기 십상이다.

내 이익과 과시욕을 내려놓지 못한 채 영양가 없는 대화만 반복되는 자리에 갈 바에야 차라리 연락을 끊는 편이 내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젊을 때는 웬만큼 불편하고 무례한 성향의 사람이라도 꾹 참고 넘겼지만, 호르몬 변화와 노화를 겪는 50대 이후에는 타인의 감정을 받아내 줄 여유가 바닥나기 마련이다.

매사 불평불만을 쏟아내거나 섣부른 조언을 건네며 내 삶에 감라 배라 훈수를 두는 사람을 만난 뒤 밀려오는 피로감을 견디기가 점점 더 버거워진다.

외로움과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인맥을 늘리기보다 숨 한 번 편하게 쉴 수 있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지키는 것이 훨씬 우아한 처세임을 깨닫는 과정이다.

노부모의 병원비 분담이나 요양원 모시는 문제를 두고 오랜 세월 한 피를 나눈 형제자매끼리 칼날 같은 법정 공방과 감정싸움을 벌이는 비극이다.

내 가정이 우선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옹졸한 모습들을 마주하는 순간 돈보다 무서운 인간 본성의 바닥을 보게 된다.

남보다 못한 상처를 안겨주는 가족이라는 굴레에 깊은 환멸을 느끼며 명절이나 경조사조차 무의미하다고 선언한 채 등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지는 이유이다.

반평생 몸담았던 조직에서 퇴직하거나 사회적 역할이 축소되면서 매일 같이 연락을 주고받던 인맥들이 한순간에 신기루처럼 증발하는 현상이다.

나를 인간 대 인간으로 좋아해 준 것이 아니라 오직 내 직급과 쓸모에 의해 유지되던 비즈니스적 관계였음을 은퇴와 동시에 뼈저리게 실감하곤 한다.

세상의 변화와 소통 차단 속에서 겪는 정서적 고립감은 사람에 대한 지독한 불신으로 이어져 스스로를 방에 가두고 고독을 자초하는 원인이 된다.

인생 후반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진짜 귀티와 지혜는 화려한 인맥의 개수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홀로 서는 법을 배우는 단단한 자존감에 있다.

남들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며 소박한 일상에서 감사함을 찾을 때 비로소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어른의 품격이 완성된다.

수많은 가짜 인연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마음이 통하는 극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진심을 나누는 침묵이야말로 세월이 흐를수록 향기가 나는 멋진 삶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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