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에서 왜 유튜브 멈추나 했더니…” 고속철도 5G 품질저하 ‘심각’

도남선 기자 2026. 3. 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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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상에는 ‘서비스 가능 지역’… 실제 서비스 제공 않는 ‘허위 표시’ 지역 존재
- 천안아산~오송, 오송~공주 구간 통신 3사 이용자 절반 가까이 통신 불량 가능성
- 곽규택 의원 "6G 도입 ‘선투자·후요금’ 원칙 확립해야”
KTX·SRT 등 고속철도의 5G 품질 현황 인포그래픽.(AI 제작 이미지)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차세대 통신기술인 6세대 이동통신(6G) 비전을 잇따라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현재 서비스 중인 5세대 이동통신(5G)의 품질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어 비판이 커지고 있다. 통신사들이 미래 기술 경쟁을 강조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통신 품질 개선과 이용자 체감 서비스 향상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곽규택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서’를 분석한 결과, 5G 커버리지 맵 과대표시 비율이 최근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5G 커버리지 과대표시 비율은 2023년 1.33%에서 2024년 0.17%로 감소하는 듯했으나, 2025년에는 6.67%로 급증해 2023년 대비 약 401% 증가했다. 커버리지 맵은 이용자가 특정 지역에서 5G 서비스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통신사가 제공하는 지도 형태의 정보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도상에 서비스 가능 지역으로 표시됐음에도 통신이 제대로 되지 않는 ‘허위 표시’ 구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이미 전국망이 안정화된 LTE의 경우 과대표시 비율이 2023년 1.94%에서 2025년 0.44%로 감소했다. 이는 5G 서비스에 대한 통신사의 관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고속철도 구간에서의 통신 품질 문제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기준 교통노선별 전체 평균 요구 속도 충족률은 96.05%였지만, 고속철도 구간은 90.33%로 가장 낮았다. 이용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서비스 품질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문제는 더 분명해진다.

웹 검색 서비스에 필요한 속도 기준인 5Mbps 충족률은 97.49%로 비교적 양호했지만, 숏폼 영상 시청에 필요한 20Mbps 충족률은 93.10%, 영상회의 기준인 45Mbps는 89.28%로 떨어졌다. 특히 고화질 스트리밍에 필요한 100Mbps 충족률은 81.44%에 그쳐, 열차 내에서 유튜브나 OTT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약 5번 중 1번은 화면 끊김이나 버퍼링을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 구간별 품질 문제도 여전히 심각했다. 5G 다운로드 속도가 12Mbps 미만으로 측정되는 품질 미흡 구간은 2024년과 2025년 모두 19곳으로 나타나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더욱이 품질 미흡 발생 비율은 통신사 평균 기준 2024년 13.86%에서 2025년 22.63%로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정 구간에서는 상황이 오히려 악화됐다. 천안아산과 오송 구간, 오송과 공주 구간에서는 통신 품질 저하 현상이 확대됐다. 2024년에는 일부 통신사에서만 발생했던 품질 문제였지만 2025년에는 이동통신 3사 전체로 확산됐다.

천안아산~오송 구간의 경우 SKT는 49.23%, KT는 57.53%, LGU+는 15.83%의 품질 미흡률을 기록했다. 오송~공주 구간 역시 SKT 23.55%, KT 28.10%, LGU+ 45.09% 등 높은 수준의 품질 미흡률이 확인됐다. 이는 특정 구간을 지날 때 통신 이용자 두 명 중 한 명꼴로 통신 장애를 경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사진=도남선 기자)

이 같은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고속철도 구간의 통신망 구조가 지목된다. 현재 고속철도 승객들은 이동통신 3사 가운데 1~2개사의 망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이용자가 급증하거나 기상 상황이 악화될 경우 신호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망 2.0’ 기술을 도입해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넷. 지난해 9월부터 단독망 수준의 통신 품질 확보를 목표로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평택지제 구간 등 상습 품질 미흡 구간을 우선 개선한 뒤 2027년까지 전 구간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통신 품질 논란은 가계 통신비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5G 상용화 이후 국내 가계 통신비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가계 통신비 지출은 2020년 약 11만8000원에서 2022년 약 13만4000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당시 이동통신사들은 5G 단말기로 개통할 경우 5G 요금제만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이로 인해 이용자들은 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정부는 이용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요금제 선택 자유를 확대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2023년부터는 단말기 종류와 관계없이 LTE와 5G 요금제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했다.

그러나 이 기간 이동통신사의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SK텔레콤은 2020년 약 1조2000억 원에서 2022년 약 1조6000억 원으로 늘었고, KT 역시 약 1조1000억 원에서 1조7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LG유플러스도 약 9000억 원에서 1조 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는 5G 망이 공동망 구축 방식을 활용하면서 설비 투자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기존보다 높은 5G 요금제와 전용 단말기를 통해 수익을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일부 이용자들은 이동통신사들의 5G 서비스 과대 광고와 품질 문제를 이유로 집단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은 5년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지연되고 있다. 이용자들의 피해 보상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곽규택 의원은 “정부가 전국망 구축 완료를 발표한 이후에도 5G 커버리지 과대표시가 급증하고, 국민 이동이 많은 고속철도 구간의 품질이 오히려 악화됐다”며 “통신사의 시설 투자와 서비스 품질을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가 충분한 검증 없이 과대 홍보에 나선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부의 신속한 판결을 통해 이용자 피해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 역시 통신 3사의 품질 개선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차세대 통신 기술 도입과 관련해 “6G 시대에는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품질 확보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충분한 설비 투자 이후 요금을 책정하는 ‘선투자·후요금’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도남선 기자 aegook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