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특사는 아는데" 정작 헤이그 여행은 잘 모른다?

-네덜란드 헤이그 여행의 모든 것

헤이그 여행 / 사진=pexels

네덜란드 사람들에게 "가장 품격 있고 네덜란드다운 도시는 어디인가요?"라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이곳, 헤이그를 꼽을 거예요. 공식적인 수도는 암스테르담이지만, 실제 국왕의 집무실과 국회, 대법원 그리고 전 세계의 정의를 심판하는 국제사법재판소가 모두 이곳에 모여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헤이그 거리를 걷다 보면 암스테르담과는 또 다른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온몸으로 느껴집니다. 우리에게는 ‘헤이그 특사’라는 역사적인 아픔과 울림이 있는 장소이기도 해서 한국인 여행자들에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곳이죠.

명화 속 소녀의 눈망울부터 시원한 북해의 파도까지, 팔색조 매력을 가진 이 도시를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헤이그 여행, 언제 가고 어떻게 계획하면 좋을까?

사진=pexels

헤이그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되는 것이 바로 언제 가느냐일 텐데요. 네덜란드의 날씨는 변덕스럽기로 유명하지만, 여행하기 가장 좋은 황금기는 5월에서 9월 사이입니다.

특히 5월에 방문하면 인근 리세의 쾨켄호프 튤립 축제와 묶어서 여행하기 좋고, 여름철에는 해변 휴양지인 스헤베닝건에서 제대로 된 해수욕을 즐길 수 있죠. 겨울에는 북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매서우니 따뜻한 코트와 작은 우산을 챙기는 것이 필수입니다.

일정을 짤 때는 암스테르담에서 당일치기로 오는 분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2박 3일 정도 여유롭게 머무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하루는 시내 중심가에서 미술관과 역사적인 건축물을 둘러보고, 다음 날은 트램을 타고 해변으로 나가 여유를 부리는 코스가 가장 완벽하거든요.

네덜란드는 기차 시스템이 아주 잘 되어 있어서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면 약 5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네덜란드 철도청(NS) 앱을 미리 설치해 두면 실시간 열차 시간과 플랫폼 번호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길을 헤매지 않고 시간을 아낄 수 있답니다.

✔ 암스테르담·로테르담과 함께 묶는 2~3일 코스

대부분의 여행자는 암스테르담을 베이스로 두고 헤이그를 당일치기 또는 2박3일 코스로 넣습니다. 기차로 약 45~50분 정도면 도착하고, 대부분의 주요 관광지는 도보 10~20분 거리에 모여 있어 효율적으로 둘러볼 수 있어요.

✔ 도시 이동은 트램·버스로 충분

헤이그역(HS 또는 Central Station)에서 내리면 바로 도심과 연결되어 트램으로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도보 + 트램 조합이면 충분해요.

헤이그 가볼 만한 곳

스헤베닝건 / 사진=flickr@Lena Descher(CC BY-NC-SA 2.0)

헤이그는 도시가 크지 않아 볼거리가 밀집해 있어 걷기 여행을 즐기기에 최적입니다. 취향에 따라 골라 갈 수 있도록 주요 스팟들을 나누어 소개해 드릴게요.

✅마우리츠하이스 미술관

예술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헤이그 여행의 1순위는 단연 마우리츠하이스 미술관입니다. 규모는 아담하지만 알찬 컬렉션 덕분에'보석함 같은 미술관이라는 별명이 붙은 곳이죠. 이곳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거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입니다.

책이나 화면으로만 보던 소녀의 묘한 눈망울을 실제로 마주했을 때의 전율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예요. 이 미술관은 입장 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에 반드시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하고 가야 합니다.

아침 첫 타임을 예약하면 단체 관광객이 오기 전, 소녀의 그림 앞에 홀로 서서 교감하는 꿈 같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답니다. 렘브란트의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같은 명작들도 바로 옆에 있으니 여유 있게 둘러보세요.

✅비넨호프와 평화궁

미술관 바로 옆에는 네덜란드 정치의 중심지인 비넨호프가 있습니다. 13세기에 지어진 고딕 양식의 건물들이 연못에 비치는 모습은 마치 중세 성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곳 광장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면 세계 평화의 상징인 평화궁이 나타나는데요.

국제사법재판소가 있는 이곳은 건물 외관만으로도 압도적인 위엄을 자랑하죠. 역사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이라면 근처에 있는 이준 열사 기념관도 꼭 들러보세요. 1907년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되었던 특사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낯선 타국에서 뜨거운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뭉클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마두로담 / 사진=flickr@Dmitry Goncharov

✅스헤베닝건과 마두로담

시내 투어를 마쳤다면 1번 트램을 타고 북해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러 스헤베닝건 해변으로 떠나보세요. 웅장한 쿠르하우스 호텔과 바다 위로 길게 뻗은 피어(Pier)는 헤이그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해변 산책로를 걷다가 출출해지면 네덜란드 전통 음식인 하링(Haring)을 시도해 보세요.

소금에 절인 청어에 양파를 곁들여 먹는 맛이 처음에는 낯설 수도 있지만, 바닷가에서 먹는 하링은 그 어떤 진미보다 특별합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여행이라면 네덜란드 전역을 1:25 비율로 축소해놓은 미니어처 파크 마두로담도 훌륭한 선택지입니다. 네덜란드의 운하, 공항, 궁전들이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 한눈에 네덜란드 전체를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답니다.

헤이그에서 실전 꿀팁

사진=pexels

헤이그를 더욱 스마트하게 여행하고 싶다면 시내 교통권 이용 방법을 미리 숙지해 두는 것이 좋은데요. 암스테르담처럼 운하 크루즈가 활성화된 도시는 아니지만, 헤이그의 트램은 도시 구석구석을 연결해주는 최고의 발이 되어줍니다. ‘OV-chipkaart’라는 통합 교통카드를 사서 충전해 쓰거나, 요즘은 컨택리스 신용카드로도 바로 결제가 가능해져서 훨씬 편리해졌어요.

쇼핑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더 패시지(The Passage)라는 쇼핑몰을 놓치지 마세요. 19세기에 지어진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아케이드 쇼핑몰로, 화려한 유리 천장 아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쇼핑을 즐기면 마치 유럽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을 낼 수 있습니다.

또한, 헤이그는 바닷가 도시답게 바람이 꽤 강하므로, 사진을 찍을 때 머리가 엉망이 되지 않도록 모자나 머리끈을 챙기는 것도 소소하지만 중요한 팁입니다. 마지막으로, 식당에 갈 때는 네덜란드 특유의 더치페이 문화가 익숙하므로 계산 시 미리 말씀하시면 더 편하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답니다.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카카오 운영지침을 준수하며, 저작권법에 따른 보호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