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신논단] 대법관 임명제청과 거부의 헌법적 의미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헌법) 2026. 9. 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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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최근 이 조항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제청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거부·재제청 요구와 관련해 재조명되고 있다.

헌법의 해석상 대법원장의 제청 없이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없지만, 거꾸로 대법원장이 제청한 인물을 대통령이 꼭 임명해야 할 의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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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압박 계속되면 사법부엔 이길지라도
국민의 비판으로 정권 무너질 위험성 커질 수도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은 대통령의 사법부 코드인사를 손쉽게 하여 제왕적 대통령제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이 조항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제청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거부·재제청 요구와 관련해 재조명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과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의 차이점이다. 총리는 대통령 보좌기관이기 때문에 그 제청이 대통령의 의중과 어긋날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과 대법원장은 각기 삼권의 수장으로 대등한 위치에 있다. 비록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대법원장과 대법관 임명권을 갖지만, 대통령이 임의로 임명하는 것이라면 삼권분립은 붕괴된다. 그런 점에서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국무총리의 제청권과는 달리 대통령이 존중해야 하며, 여대야소의 정국에서는 대통령의 사법부 코드인사에 대한 유일한 통제수단이다.

헌법의 해석상 대법원장의 제청 없이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을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없지만, 거꾸로 대법원장이 제청한 인물을 대통령이 꼭 임명해야 할 의무도 없다. 따라서 사전협의 관행을 깨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임명제청한 것도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거부 및 재제청을 요구한 것도 위헌은 아니다.

한편 청와대는 "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것이 기존 추천위에서 추천되었으나 제청받지 못한 3명의 후보 중에서 재제청하라는 것이라면, 이는 대법관 후보의 추천과 동시에 추천위가 해산되도록 한 현행 법원조직법에 위배된다. 만일 그렇게 하도록 법원조직법을 개정한다면, 이는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을 형해화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다.

여기서 선출된 권력 우위론의 주장은 삼권분립의 의미를 왜곡하는 것이며, 국민주권을 앞세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대통령은 대법원장의 제청을 계속 거부할 수 있는데 대법원장은 이미 추천위에서 추천한 후보 중에서만 다시 제청하라는 것은 원하는 인물이 제청될 때까지 계속 거부하겠다는 것인가?

함께 고려해야 할 점은 헌법 제104조 제2항을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해 개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2017년 국회 개헌특위 당시에도 그렇고 이후 수많은 시민단체의 개헌안에서도 대법관은 독일 연방헌법재판관의 예에 따라 국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선출하는 방안이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이로써 정치적 편향성이 높은 인물이 대법관이 될 수 없게 하려는 것이다.

이는 1987년 개헌 당시와 현재 대한민국의 헌법현실·정신이 크게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 사이의 갈등을 합리적이고 발전적으로 해소하려면 제3의 대안, 즉 개헌을 통한 대법관 임명방식의 개혁이 필요하다.

이미 선출된 권력 우위론을 앞세워 사법부를 압박한 것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데, 법왜곡죄의 심각한 부작용과 혼란, 재판소원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으며, 코드인사로 채워질 대법관 대폭 증원에 대한 우려가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그런데 이런 식의 사법부 압박이 계속될 경우 이재명 정부는 사법부에는 이기되 국민의 비판으로 몰락하게 될 위험이 점점 더 커지는 것 아닐까?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헌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