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직업교육박람회, 새로운 진로 모색 역할 톡톡

제1회 경남직업교육박람회가 11일부터 13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학생들이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신기술·신산업 분야 직업 체험과 취업 정보를 제공한 '2024년 제1회 경남직업교육박람회'가 지난 13일 막을 내렸다. 학생들은 다양한 분야 진로·직업을 탐색할 수 있었고, 취업 상담 등도 활발하게 이뤄지며 박람회는 학생과 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이번 박람회는 '취업으로 더 빛나는 미래'라는 주제로 지난 11일부터 사흘 동안 창원컨벤션센터(CECO)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고 경남도교육청이 후원했으며, 경남테크노파크·경남문화예술진흥원·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협력기관으로 참여했다. 사흘간 박람회에는 1만 817명(11일 4902명·12일 4311명·13일 1604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100여 개 관 운영 "몰랐던 직업 알게 됐다" = 지난해 6회까지 이어온 경남진로체험박람회는 올해 '경남직업교육박람회'로 탈바꿈했다. 도내 모든 직업계고가 부스로 참여해 학생, 교직원, 학부모에게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진학으로 다른 진로·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고 알렸다. 직업계고 학생들은 여러 학교·기업과 교류하며 취업 정보를 얻고 진로를 고민했다.

경남해양과학고는 항해과와 기관과 관련 퀴즈를 내고 실제 배와 호주 시드니 인근 바다를 배경으로 한 기관·항해 VR(가상현실) 체험을 제공했다. 항해사 정복을 입고 손님을 맞이한 조용현 경남해양과학고 2학년 학생부회장은 "승선 실습을 하며 경력을 쌓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면서 "최근 협약형 특성화고로 선정돼 실습실 확충과 교육 프로그램 추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건설공업고는 건설정보·건축디자인·전기제어·정밀기계·중기자동차시스템·컴퓨터금형디자인, 이렇게 6개 과를 소개했다. 양우람 김해건설공업고 교사는 "중장비 시뮬레이터로 굴삭기와 지게차 VR을 준비했는데, 주행·적재·하역 모두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방문하는 학생 이름으로 도장도 파서 선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1회 경남직업교육박람회가 11일부터 13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학생들이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제1회 경남직업교육박람회가 11일부터 13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학생들이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제1회 경남직업교육박람회가 11일부터 13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학생들이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부스 밖 직업계고 학생들도 진로를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홍혜숙 경남산업고 3학년 학생은 "여러 고등학교에 있는 조리·관광 등 다양한 분야와 몰랐던 직업도 알게 됐다"며 "미용과 전공이지만, 회계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어서 앞으로 함께 배우면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유대영 합천 삼가고 1학년 학생은 "조리과 전공인데, 간호고를 보면서 예전에 진학을 준비했던 기억도 났다"며 "할 게 많아서 좋았고 친구들과 함께 체험하면서 서로 취향을 알게 되고 친해지는 기회도 됐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36개 직업계고 전공 체험관을 포함해 취업 매칭관, 유망직업 체험관, 미래직업 체험관, 기업·창업상담관, 진로상담관, 해외인턴십관 등 100여 개 관이 운영됐다. 사흘간 국내외 33개 기업이 참여했다. 특히 직업계고 학생 취업 관련한 해외취업관(3개 부스), 기업·창업상담관(3개 부스·5개 업체와 기관), 취업 매칭관(11개 부스·30여 개 업체)에서는 사흘간 모두 594명이 상담하고 현장 면접을 봤다. 부스당 하루 평균 학생 약 12명이 상담·현장 면접에 참여한 결과다.

찾아가는 취업 현장으로 기업 견학(한화오션·두산에너빌리티)도 진행됐다. 지난 3일 거제에 있는 경남산업고 학생 23명과 교사 3명이 오전에 한화오션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임진왜란 거제지역 해전지 역사 현장을 탐방했다. 11일에는 창원기계공업고 학생 30명과 교사 1명이 오전에 박람회장을 찾고, 오후에 두산에너빌리티 본사·창원공장을 견학했다.

호주·뉴질랜드관에서는 경남형 직업계고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곳에서 학생들과 상담한 이종진 창원공업고 교사는 "3학년 때 호주·뉴질랜드·독일로 10~12주 어학연수와 직무연수 등 취업 준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라며 "현지 업체 면접을 거쳐 취업하고 주말에는 문화 체험도 할 수 있고, 1인당 2000만 원 체재비 등을 교육청에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제1회 경남직업교육박람회가 11일부터 13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학생들이 체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구연 기자
제1회 경남직업교육박람회가 11일부터 13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마지막 날인 13일 오후 공연동아리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김구연 기자
제1회 경남직업교육박람회가 11일부터 13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마지막 날인 13일 오후 공연동아리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김구연 기자

◇기업 담당자들은 진심 어린 조언 = 행사장 특설무대에서는 토크 콘서트와 특별강연으로 직업계고 졸업자의 선 취업 후 진학 우수 사례, 해외 인턴십과 취업 사례를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1일 직업인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청출경남'에 출연한 사천여자고 출신 서지현(한국철도공사 재직) 씨는 "중학교 때부터 고교에서 배우는 수학이나 영어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했다"며 "상업계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회계나 금융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이고, 자격증 취득이나 이번과 같은 박람회 체험도 많이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업 담당자들도 학생 진로와 취업 고민을 들어주는 조언자가 됐다. 자동차 조향장치 부품을 수출하는 태림산업㈜ 관리팀 안정모 과장은 "학생들에게 꿈과 진로를 물어보고 어떻게 하면 꿈을 이룰 수 있는지, 특성화고 전공 공부와 취업·업무 등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했다"며 "제조업 병역 특례 등 취업 상담을 하면서 스마트팩토리(지능형 공장)와 관련한 지식도 공유했다"고 말했다.

산업용 에어컨을 생산·수출하는 ㈜웰템 경영지원본부 배주인 차장과 김영우 사원은 "산학 연계 산업기능요원 채용과 출산 지원금·주택담보대출 이자 지원 등 회사 복지 제도를 홍보했다"며 "완제품을 국외에까지 판매하는데, 매출 절반가량은 국외에서 나올 정도로 전시회 참여 등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12~13일 무대에서 펼쳐진 '직업계고교 공연동아리 페스티벌'에는 5개 학교 6개 팀이 참가해 끼와 매력을 뽐냈다. 분야별 전문가 심사를 거쳐 한일여고 체리블라썸(밴드)이 으뜸상, 한일여고 포커스(댄스)가 버금상, 김해생명과학고 록시(댄스)와 경남관광고 리엠블(보컬)이 각각 북돋움상을 받았다.

직업계고 계열별 설명회인 '학부모 일일 클래스'도 13일 CECO 605호 강의실에서 오전·오후 두 차례 열렸다. 이 설명회는 고교 진학을 앞둔 초등학교와 중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직업계 고교를 계열별로 설명하고, 각각 특징과 장점 및 직업계고 진학 혜택과 진로 등을 구체적인 통계로 알려주며 직업계고 인식을 개선하고자 마련한 행사로 학부모 호응을 얻었다.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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