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주식 우회투자 전면 차단… 자금유출 옥죈다
자본 유출 우려에 우회 해외투자 차단
美 향하던 투자금 홍콩 재유입 가능성도
중국 당국이 해외 주식 투자에 활용돼 온 인터넷 증권사들에 초강경 제재를 가하며 자본 유출 통제 강화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금융 규제를 넘어 중국 정부가 사실상 우회 해외투자 차단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로 흘러가던 중국 본토 자금 흐름이 막히면서 홍콩 등 중화권 금융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와 7개 부처는 지난 22일 인터넷 증권사 타이거브로커스(老虎证券), 푸투홀딩스(富途), 창차오증권(长桥) 등에 대해 ‘국경 간 불법 증권영업’ 혐의로 총 3억3000만달러(약 4947억원) 규모의 벌금과 불법 수익 몰수 조치를 내렸다. 당국은 향후 2년 내 중국 본토 대상 해외 증권 서비스와 관련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서버 운영도 전면 중단하도록 했다.

당국은 이미 2022년부터 해외 증권사의 중국 본토 신규 모객을 금지한 바 있는데, 올해 들어 조치가 더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의 가장 큰 특징은 신규 계좌 개설 차단 수준을 넘어 기존 투자자까지 직접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현재 해당 플랫폼을 이용 중인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추가 입금과 신규 매수가 금지됐으며, 기존 보유 자산 매도와 출금만 허용된다.
◇ “우회 해외투자 차단”… 자본 유출 통제 본격화
26일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자본 유출 문제와 맞물려 있다. 블룸버그 인더스트리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비공식적인 경로로 빠져나간 자금 규모는 약 1조400억달러(약 1560조원)에 달한다. 이는 관련 2006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다.
그동안 중국 개인 투자자들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기반 인터넷 증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해외 증권시장에 투자해왔다. 연간 5만달러(약 7501만원)인 개인 외환 한도를 활용하거나, 홍콩 보험상품 가입 후 환급받는 방식, 지하환전 네트워크 등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당국은 이런 흐름이 위안화 환율 불안과 금융 리스크를 키운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와 홍콩 증시로 빠져나가는 자금이 중국 본토 증시의 유동성을 약화시키고 자금시장에 대한 중앙은행의 통제력도 떨어뜨린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당국은 이번 발표에서 “규제 밖 해외 플랫폼이 자금세탁, 불법 외환거래, 금융사기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해외주식 투자 자체보다 감독 불가능한 자금 이동을 문제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美 증시 접근성 저하… 홍콩은 반사이익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이 조치가 중국 개인투자자의 미국 증시 접근성을 크게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투자자들이 선호해온 미국 기술주와 중국 ADR(미국 상장 중국기업) 수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발표 직후 푸투홀딩스 주가는 하루 만에 28% 급락했고, 타이거브로커스도 25% 넘게 하락했다. 중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골든드래곤 차이나 지수 역시 약세를 보였다.
반면 이번 조치가 홍콩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지 중신증권은 이번 규제로 영향을 받을 홍콩 자산 규모가 최대 2500억홍콩달러(약 48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해당 자산에는 현금·펀드·파생상품 등이 포함돼 있고, 정리 과정도 2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단기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미국으로 향하던 중국 자금이 홍콩 증시로 재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알리바바처럼 홍콩 이중상장을 마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콩 싱크탱크인 바이자타정책연구소의 쉬자젠 공동 창립자연합조보에 “미국 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홍콩 금융기관과 특히 이번에 처벌받은 증권사들의 주가는 단기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반면 일부 자금은 미국 대신 홍콩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어 홍콩 증시 전체에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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