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불패’ 빗겨간 그 동네…호재 넘치는 ‘세·자·율’, 부동산은 잠잠

신세계백화점·위례과천선 등 잇단 호재에도 거래 부진…실거주 위주·그린벨트·층수 제한 등 거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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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부동산은 수차례의 강도 높은 규제에도 버텨왔다. 그러나 강남구 세곡·자곡·율현동, 이른바 ‘세자율’ 지역만큼은 예외다. 신세계백화점 수서점 입점, 로봇거점도시 조성, 위례과천선 신설 등 굵직한 개발 호재가 잇따랐지만, 정작 집값과 거래량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강남 불패’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세자율 지역만큼은 정체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 끝자락’ 세자율, 위례과천선부터 백화점까지 호재 넘치지만 현실은 제자리

세자율은 강남구 내에서도 각종 개발 계획이 집중된 지역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세곡·자곡 지역을 통과하는 위례과천선 신설 ▲대모산터널 및 헌릉IC 건설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수서역세권 복합개발 ▲수서철도차량기지 지하화 및 로봇테크센터 조성 등이 있다.

수서역 GTX-A 노선 개통과 D노선 예정, 수서~광주를 연결하는 수광선 착공, 위례과천선 ‘자곡역·세곡역’ 신설 계획이 모두 진행 중이다. 여기에 대모산터널과 헌릉IC 건설이 확정될 경우 강남권 출퇴근이 20분대에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강남구에서도 가장 외곽에 위치한 세자율은 많은 개발 호재가 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사진은 위례과천선 착공 시 조성될 자곡역 출구 인근 사거리의 모습. ⓒ르데스크

수서역세권 복합개발에는 신세계백화점과 로봇테크센터, 주거·업무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며, 완공될 경우 수도권에서 최대 규모인 강남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서울과 경기 남부를 아우르는 수요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수서철도차량기지 부지 위에는 인공데크를 활용한 업무·상업·주거 복합단지 개발이 확정되며 신도시급 개발이 예상된다. 수서역 주변으로 형성되는 백화점뿐만 아니라 과학·산업 시설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다양한 개발 계획이 발표됐지만 실제 시행 단계에 접어든 사업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가시화된 사업은 2029년 개장을 목표로 한 신세계백화점 수서역세권 개발 정도다.

지역 내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현재 개발 사업들은 계획이 발표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예비타당성 조사나 주민 의견 수렴 단계에서 진척이 더딘 상태다. 특히 세곡동과 개포동을 연결하는 대모산터널 사업의 경우 개포동 쪽에서 소음, 분진 등을 이유로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는 민자 사업의 특성상 구청에서 해당 민원을 해결하지 못 할 경우 진행할 수 없다.

세곡동 주민 임현서 씨(38·여)는 “행정구역상 강남에 속해 있지만, 실제로는 강남의 느낌이 거의 나지 않는 동네”라며 “예전부터 자곡역, 세곡역 등 지하철역이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착공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임 씨는 “개발 호재로 꼽히는 여러 사업 가운데 그나마 눈에 띄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신세계백화점 신축 하나뿐인 것 같다”며 “예전부터 부동산 커뮤니티나 맘카페 등에서 이 지역의 개발 호재가 자주 언급되지만, 실제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강남 불패’ 예외지 된 세자율, 거래는 끊기고 상승세는 정체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KB부동산에 따르면 강남구 전체 아파트 평균 시세는 올해 1월 28억2649만원에서 8월 33억6671만원으로 19.1% 상승했다. 반면 세곡동은 같은 기간 13억9155만원에서 15억116만원으로 7.9% 오르는 데 그쳤고, 자곡동은 6.6%, 율현동은 1.2% 상승에 머물렀다. 인근 수서동이 18.5%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눈에 띄게 낮다.

실제 거래량을 보면 분위기는 더 냉랭하다. 세곡동 ‘강남엘에이치1단지(e편한세상)’ 전용 25평형 매물은 지난해 12월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후 지난 8월에 16억8900만원에 거래된 이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다른 세곡동 아파트 ‘세곡리엔파크3단지’ 아파트의 경우 동일 평형으로 지난 3월 10억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추가로 거래된 매물을 찾아 볼 수 없다.

자곡동 ‘강남자곡힐스테이트’ 전용 25평형 매물은 지난 9월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6월 최고가인 13억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6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또 다른 자곡동 아파트 ‘래미안포레’의 경우 지난 9월 17억2000억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해당 아파트 역시 지난 7월 17억3500만원에 거래된 이후부터 계속해서 아파트 매매 가격이 하락세다.

▲ 세자율은 다양한 개발 호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자주 이뤄지지 않는 지역으로 꼽힌다. 사진은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아파트 전경. ⓒ르데스크

율현동은 아파트보다 다가구·연립주택 비중이 높아 거래량 자체가 적은 편이다. ‘강남한신휴플러스6단지’ 전용 25평형의 경우 지난 7월 13억3000만 원에 거래된 이후 현재까지 추가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율현동은 녹지와 단독주택이 많고,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영향이 커 아파트를 찾기 어렵고, 실수요자 중심의 한정된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 정순진 씨(67·여)는 “강남이라 하더라도 세자율 지역은 상대적으로 외곽에 위치해 있어 비교적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특히 강남 내에서도 드물게 녹지지역이 많은 이유는 상당 부분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에 서울공항이 있어 아파트 층수 제한까지 적용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지역은 이재명 정부 이후 발표된 세 차례의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매물이 크게 늘지 않았는데 이는 세자율이 투자보다는 실거주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임을 보여준다”며 “강남 생활권을 누리면서도 조용한 주거 환경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지역이 최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백화점 신축, 로봇거점도시, 위례과천선 등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 중 10년 이내에 확실하게 완공이 예상되는 사업은 신세계백화점 하나뿐이어서 단기간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강남내에서도 외곽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과 더불어 눈에 띄는 개발 호재가 없다는 점을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세자율 지역은 강남에서도 외곽에 있다 보니 기업이 많은 지역으로의 출퇴근 접근성이 떨어진다. 또한 주위가 다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보니 눈에 띄는 개발 호재도 없다”며 “그간 계속해서 언급됐던 개발 호재들 역시 초기 계획에 맞춰서 시행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보니 대출이 어려워진 요즘 투자자들이 해당 지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글=고인혜 르데스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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