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이 독을 탔다”…가짜뉴스는 왜 더 빨리, 더 쉽게 퍼질까 [Books]
이성적인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것을 믿게 되는 이유를 소개한 책이 번역 출간됐다. 저자 댄 애리얼리는 듀크대학교 심리학 및 행동경제학부 교수로 ‘상식 밖의 경제학’ ‘경제 심리학’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펴냈다. 그는 행동경제학자로서 미루기, 직장에서의 동기부여, 돈에 대한 잘못된 생각 등을 다뤄왔다.
저자가 잘못된 믿음에 대한 책을 출간한 배경은 순전히 개인적인 계기에서 비롯됐다. 댄 애리얼리는 어느 날 코로나19가 인구 감축을 위해 조작되었다는 음모론에 휘말린다.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짜깁기하고 편집한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코로나 음모론의 주요 인물이 됐다. 문제는 이 영상을 평범한 많은 사람이 사실이라고 믿는다는 것. 한순간에 그는 악마의 선봉자가 되고 말았다.
잘못된 믿음은 일종의 ‘깔때기’에 빠져드는 과정이다. 잘못된 믿음에 처음 진입하는 사람은 여러 의문을 가진다. 본격적인 대안 진실이나 음모론을 완전히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잘못된 믿음의 깔때기는 감정적 요소, 인지적 요소, 성격적 요소, 그리고 사회적 요소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잘못된 믿음에 이르는 시작점은 감정적 요소인 스트레스다. 사람은 그저 마음이 한결 더 편해진다는 이유로 음모론을 믿는다. 사람은 자기가 놓인 환경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통제할 수 없을 때, 다른 사람이나 사건 앞에서 무력감을 느낄 때 다른 방식으로 정서적 안정을 찾게 된다. 이를 위해 현재 일어나는 일을 설명해주는 어떤 이야기를 찾고 또 비난을 퍼붓을 대상을 찾으면 된다. 그 설명이 정확하든 그렇지 않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잘못된 믿음은 일종의 강박 장애와 비슷하다. 손을 강박적으로 씻는 행동을 통해 어느 정도 위안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신자도 세상에서 일어나는 나쁜 일에 대해 원흉이라고 비난할 사람을 찾으며 위안을 얻는다.
둘째, 인지적 요소로 사람은 정보를 처리할 때 결함 투성이다. 소셜미디어와 인간 정신의 완벽하지 못한 회로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또 인터넷에서 검색할 때 확증 편향으로 알려진 편향된 검색이 발생한다.
확증 편향을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한 카드게임 실험이 있다. 카드 양쪽 면에는 각각 숫자와 알파벳이 적혀 있는데 여기 테이블 위에 4장의 카드 ‘4·7·E·K’가 있다. 당신에게 주어진 하나의 가설 ‘한쪽 면에 적힌 숫자가 짝수이면 다른 쪽 면의 글자는 모음이다’를 검증하려면 어떤 카드를 최소한 뒤집어서 확인해야 할까? 다들 ‘4’를 뒤집는 것부터 시작하지만 두번째 카드에서 갈린다. 많은 이들이 ‘E’를 뒤집지만 정답은 ‘K’다. 이 실험은 가설을 반증하기보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고자 하는 확증 편향이 인간의 본성임을 확인해준다.
셋째, 잘못된 믿음에 취약한 성격적 요소가 따로 있다. 자기가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나르시시스트는 음모론에 취약하다. 자기가 받아야 할 관심과 인정을 받지 못하게 한 책임이 있는 사람 혹은 어떤 것을 찾아낸다. 이밖에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패턴을 찾는 경향, 의심이 많은 성격, 직관에 대한 과신, 지적 겸손 부족 등이 있다.
넷째, 사회적 요소로는 따돌림과 소속감이 있다. 오신자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소셜미디어 대화는 서로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풍성하다. 부족한 소속감을 오신자 커뮤니티에서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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