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회담 무슨 이야기 오갔나

채해병 특검법은 합의 불발
수시로 만나서 대화하기로 약속
협의하자는 데에는 공감대 그러나 신경전 여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양당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가진 양당 대표회담에서 실질적인 결과물은 도출되지 못했으나 여야가 모두 공감하는 민생에 대해서는 공약을 함께 추진할 협의 기구를 운영키로 했다. 이들은 이번 만남에서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앞으로 수시로 만나 더 대화하기로 했다.

사사건건 대립해 온 여야가 정기국회 개회에 맞춰 협치 선언을 내놓은 것으로 실제 ‘일하는 국회’로 이어질지가 이날 회담의 관건이었다.

두 양당 대표의 생각은 모두 발언에서도 유추해볼 수 있었다. 한동훈 대표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기조를 같이해야하면서도 야당과 협력해야 하는 입장이 역력했다.

반대로 이 대표는 정부 여당의 협력을 요청하면서도 대통령과 차기 대권주자인 한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날 한 대표는 이 대표에게 "11년 만에 열린 이번 여야 대표회담이 이견을 좁히고, 공감대를 넓히는 생산적 정치, 실용적 정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께서 당 대표가 된 후, 민주당 회의실에 걸린 백보드의 슬로건을 봤다. 새로운 민주당, 다시 뛰는 대한민국"이라며 "제가 당대표가 된 후, 국민의힘 회의 백보드 슬로건은 차이는 좁히고, 기회는 넓히고"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거 전통적인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양당의 슬로건이 서로 바뀐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 것"이라며 "저는(보수정당은) '격차 해소'를 말하고, 이 대표님(진보정당이)이 '성장'을 말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것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전통적인 지점을 확장해 상대를 향해 움직이려는 노력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공감대 확산을 시도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현재 정부와 국회에 올려진 최고 난제인 의료대란을 모두 발언 논제로 꺼내 들면서 한 대표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최근의 '의료대란'과 관련 "저도 불안하다"며 여야 대표회담에서 논의를 촉구했다.

또 "한동훈 대표께서 정부와의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안을 내기도 한 것은, 의료대란 문제는 국민 생명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라면서 "한 대표가 말씀하신 것처럼 의료개혁의 기본적 방향, 의사 정원을 늘리고 필수공공의료, 지역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일방적인 힘으로 밀어붙여서 상대방의 굴복을 강요하게 되면 성공하더라도 그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며 "정책 추진을 지금처럼 거칠고, 급하고, 과하게 해서는 결국 예상된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고, 그 부작용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의료체계 붕괴 위기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의료공백 사태 문제에 대한 논의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이어졌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부분에 대해선 더 이상 논의할 수 없다는 부분에 인식을 같이 했다"면서도 "다른 부분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부분이 있어 합의에 이른 부분만 결과를 발표문에 포함시켰다"고 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 또한 "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 책임자를 문책하고 대체기구 구성 등을 요청했으나 구체적인 합의를 하지는 못했고, 다만 국회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요 현안에 대해 사실상 여야 당 대표 간 이견 차만 확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양당 수석대변인은 "민생경제 등 부분에서는 향후 입법과정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어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민생 공통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 틀을 만들어서 진행하기로 했으니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합의"라고 부연했다.

양당 대표 간 이번 회담은 이날 당초 계획했던 90분을 넘겨 약 135분간 진행됐으며, 양당 정책위의장과 대변인이 배석했다. /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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