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씰을 두 번째 시승하는 저는 솔직히 이번에도 큰 기대 없이 차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차를 이렇게 공들여 만드는 것을 보니 BYD 역시 차량 제작에 많은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일단 씨라이언 7과 동일하게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제원표를 보니 국내에는 주파수 감응형 댐퍼가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는 전 세계적인 추세인데, 진폭하는 주파수에 따라 유압 밸브가 열리고 닫히면서 서스펜션이 단단해졌다 부드러워졌다 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는 도로 상황에 맞게 저주파와 고주파에 따라 반응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기계적인 가변 서스펜션인 셈입니다. 지난번에도 이 부분에 놀랐는데,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국산 현대나 기아차에서는 주로 맥퍼슨 스트럿 구조를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4천만 원대 차량에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이 자연스럽게 적용되어 있다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최근 국산차 중 이 가격대에서 더블 위시본을 찾기는 어렵죠. 국산차의 경우 제네시스 G80이나 GV80 이상급에 가야 겨우 볼 수 있는 구조가 이렇게 BYD 씰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문득 예전 NF 쏘나타가 더블 위시본을 사용했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다 YF 쏘나타로 넘어가면서 원가 절감으로 구조가 바뀌었었죠. 당시에는 실수로 잘 나온 차들이 있었는데, 그때는 잘 만들어야 팔린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BYD 씰의 상황이 그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BYD는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입장이기에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 구성해서 차량을 팔고 있는 것이죠. NF 쏘나타 시절에는 심지어 후륜 조향 시스템인 AGCS까지 있었고, 그때부터 국산차의 기술력이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BYD 씰과 씨라이언 7이 바로 그런 위치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도 중국 내에서는 대중차지만, 해외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BYD 씰은 말 그대로 자신들의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한 차인 셈이죠. 이러한 기본기를 중요시하며 계속 발전해 나간다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씨라이언 7과 동일하게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고, 사실상 높이만 다른 형제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부 암은 단가 때문에 강철을 사용했지만, 볼은 알루미늄 합금, 너클도 합금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번쩍번쩍한 부품들이 이 가격대의 차에서 보이다니 정말 처음 보는 구성입니다.

실제로 운전해 보면 고저차가 있는 노면에서 핸들로 전해지는 느낌이 매우 좋았습니다. 자유로를 타본 분들은 무슨 말인지 아실 겁니다. 도로 노면이 움푹움푹 파인 곳이 많은데, 이런 고저차 있는 노면에서 차가 매우 안정적으로 잘 잡아줍니다.

씨라이언 7과 씰을 시승하면서 공통적으로 좋다고 느꼈던 또 다른 부분은 바로 브레이크였습니다. 중국 생산이든 아니든, 어쨌든 4P 모노블록 브레이크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 놀라웠죠.

대중차에 이런 모노블록 브레이크 시스템이 들어가 있는 것도 모자라, 순정인데도 타공 디스크에 V디스크 즉 벤틸레이티드 디스크가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디스크의 굵기 또한 엄청나게 두껍더군요.

씰을 시승하면서 최고 속도에서 풀 브레이킹을 시도해 보았는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브레이크가 너무 잘 작동하는 것이죠. 물론 볼보나 제네시스에서도 브레이크 성능을 칭찬했지만, BYD 씰은 워낙 빠른 속도에서 급제동을 해도 그저 스무스하게 멈춰 서서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코너에서 제동을 해봤는데도 차량이 꼬꾸라지거나 휘청거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으로 멈춰 서는 기본기와 전자제어 능력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BYD가 정말 차를 만들 줄 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사실 중국 기술이라기보다는 유럽 엔지니어들을 데려와 세팅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차를 타보면 유럽차를 운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약간 BMW 같은 날카로움도 느껴지면서, 동시에 편안함까지 갖추고 있었죠.

BYD 씰의 기본적인 성향은 단단합니다. 그런데 보통 단단한 차들은 마지막에 쿵 하고 충격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차는 그 쿵 하는 느낌이 없습니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움이 잘 조율되어 있다는 것이죠.

서스펜션 세팅은 씨라이언 7과 거의 공유하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할 만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뒤쪽 서스펜션에도 주파수 감응형 댐퍼가 적용되어 있다고 합니다. 뒤쪽 브레이크 시스템 역시 V디스크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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