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족관을 해양생물 다양성 지키고 배우는 곳으로
거제씨월드에서 사육하던 큰돌고래가 올해 초에 폐사하는 사건이 벌어져 동물보호단체에선 시설 폐쇄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큰돌고래 평균 수명이 40년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거제씨월드 수족관에서 사육 중이던 17세의 암컷 큰돌고래 '마크'는 지난 1월 21일 폐사했다. 거제씨월드는 개장 이후 12년 동안 16마리의 돌고래가 죽었다. 국내에서 돌고래가 가장 많이 죽은 '돌고래의 무덤'이라는 악평이 나올 정도다.
수족관 시설은 수생 생물을 서식 환경에 맞춰 사육 및 전시하는 설비를 지칭한다. 수족관은 아쿠아리움, 대형 수조, 여과 시스템 등과 같은 시설을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특히 2022년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수족관은 기존의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었다. 즉, 정부는 민간 부문의 수족관 운영에 대한 감독과 통제권을 강화했다.
먼저 정부와 관할 지자체는 수족관 운영에서 동물복지 기준을 설정하면서 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5년 단위 법정계획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수족관은 주로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보니 지역 내 콘텐츠가 어린이 위주로 맞추어지기도 한다. 이런 현실 탓에 수족관은 물고기를 잡아다가 인간이 관람하고자 만들어진 지극히 인간 편의적인 시설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멸종위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수족관을 '가두어 두는 곳'이 아니라 '지키고 배우는 곳'으로 다시 정의하려는 움직이 일고 있다. 관련 정책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시·관람이나 오락 목적에 짜 맞추어진 수족관이 아니라 해양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고 연구하며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기관으로 역할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족관이 구조·치료기관의 역할을 일차적으로 수행하면서 해양동물을 보호하는 기지 역할을 하도록 활동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최근 민간 기업들이 운영하던 수족관들이 만성적인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수족관 사업에 공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공 연구 기관이 원천기술을 개발하면 민간 수족관이 기술을 이전받아 해양보호생물 서식지 복원사업에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바로 이런 방향에서 동물 복지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