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언어 앱 '듀오링고'의 첫 인수 대상은 애니메이션 스타트업

인기 글로벌 언어학습 애플리케이션(앱) ‘듀오링고’(Duolingo)가 애니메이션 스타트업 ‘거너’(Gunner)를 인수했다. 거너는 듀오링고가 진행한 첫 인수합병(M&A) 사례다.

(사진=듀오링고)

거너는 미국 디트로이트 기반의 스타트업으로 아마존, 구글, 드롭박스, 스포티파이의 언어 학습 서비스 디자인을 담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또 듀오링고 협업사로 애니메이션을 제공해왔는데 이번 인수로 사업에 완전히 합류하게 됐다.

듀오링고는 인수 가격 및 거래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인수 이후 15명의 거너 직원은 듀오링고 직원으로 합류한다. 또 인수 후 디트로이트 사무실을 연다고 말했다. 현재 듀오링고는 미국 피츠버그 본사와 뉴욕, 시애틀과 독일 베를린, 중국 베이징에 사무실을 운영 중이다.

듀오링고는 과테말라 출신의 루이스 폰 안 카네기멜론대 컴퓨터학과 교수와 제자 세버린 해커가 2011년에 공동 창업한 회사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한국어, 영어를 포함해 전 세계 40개 언어에 대한 100여 개의 학습 서비스를 지원한다.

특히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듀오링고로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원격 수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듀오링고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7월에는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듀오링고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핵심 요소는 ‘재미’다. 외국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퀘스트 형식의 퀴즈 게임과 사용자가 설정한 목표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또 재미를 내세운 교육 방법의 일부로 듀오링고의 시그니처 부엉이 ‘듀오’를 포함한 여러 캐릭터도 도입했다.

듀오링고 사용 모습. (사진=듀오링고)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듀오링고가 첫 인수 대상으로 교육 관련 기업이 아니라 서비스를 보기 좋게 만들 수 있는 기술 관련 회사를 선택한 것이 놀랍지 않다”고 전했다. 루이스 폰 안 듀오링고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직접적인 경쟁 상대에는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여러 번 말해왔다.

밥 미즈 듀오링고 최고 사업 책임자(CBO)는 “애니메이션이 서비스에 주는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미즈에 따르면 듀오링고가 애니메이션을 포함시키기 시작했을 때 구독 서비스인 ‘슈퍼 듀오링고’ 이용률이 늘어나 애니메이션이 갖는 효과가 통계적으로도 확인이 됐다고 밝혔다. 듀오링고의 최근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유료 구독자 수는 33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즈는 구독자 수 증가 외에도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듀오링고에서의 경험을 더 즐겁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인수를 통해 “디자인, 마케팅 등 창의적인 활동과 관련된 크리에이티브 팀을 모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듀오링고는 지금까지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관련 전문가를 고용하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즈는 “2022년 이전까지는 기다리고 지켜보는 자세를 취했다면 올해부터 회사에 가장 적합한 항목과 타깃을 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듀오링고는 앞으로 외국어 학습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언어 학습, 일반 교육 및 기술력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과 더 많은 M&A를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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