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 앞둔 이라크"... 한국 무기 9조원 쇼핑 나선다

폴란드에서 터진 K2 흑표전차의 대박 수출에 이어, 이번에는 이라크에서 또 다른 빅딜이 성사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라크가 9조원 규모의 전차 수출 계약을 위해 고위급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산업계가 들썩이고 있는 것이죠.

더욱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전차만이 아니라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시스템까지 패키지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미군 철수를 앞둔 이라크가 왜 한국산 무기체계에 주목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우리 방산업계에 어떤 의미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라크 육군 참모총장이 직접 나선다


9월 20일 현대로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에서 대표단을 꾸려 연내 현대로템 전차 사업장을 방문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K2 전차 제조 현장과 야전에 배치된 전차의 운용 모습을 면밀하게 살펴볼 계획으로 본격적인 도입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죠.

특히 주목할 점은 이라크 육군 참모총장을 필두로 대표단을 구성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사용군에서 최고위급 인사가 대표단을 파견하기 때문에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어떻게 보고하느냐에 따라서 사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현대로템과 방위사업청에서도 관련 준비를 철저히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라크는 250대의 전차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폴란드와 비슷한 규모로 또 하나의 잭팟이 터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현대로템과 방위사업청은 폴란드가 180대를 도입하고 생산기술 이전까지 추가하면서 1차 사업에서 4조원이었던 사업이 같은 물량임에도 9조원까지 확대된 경험이 있어 이번 이라크 사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군 철수 앞두고 발등에 떨어진 불


이라크가 이렇게 급하게 전차 도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현실적인 안보 위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군이 주둔하면서 이라크 정부의 안위를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오면서 정책 변화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병력을 모두 빼낼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군 철수가 현실화되면 이라크는 지상전력을 대폭 확대해야만 친이란 테러단체와 외부의 압력에 대응할 수 있어 관련 사업을 빠르게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라크가 한가하게 경쟁 사업을 추진해 여러 가지 전차 모델을 검토할 시간이 없다는 점으로, 대한민국의 천궁2를 주문하면서 총알 배송을 요구했던 것처럼 K2 전차도 주문할 경우에는 빠른 공급을 요구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현재 서방에서 가장 빠르게 전차를 총알 배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며, 폴란드와 계약하고 3년 만에 180대를 공급하고 있어 이러한 점에서도 K2가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보유 전차들의 한계점


이라크가 현재 보유한 전차는 에이브람스와 T-90S, T-72 전차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각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러시아제 전차들은 부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가동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으며, 에이브람스 전차는 높은 유지비로 인해서 주력 전차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T-90S

이러한 가운데 흑표전차가 폴란드에 총알 배송되면서 미군이 철수하면서 발생하는 전력 공백을 메우는데 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에 의해서 레오파르트 전차를 성능에서 앞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싸고 납기가 긴 유럽산 전차보다는 더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죠.

미국은 이라크에 중고 전투기를 판매했으며 이 때문에 성능에 제한이 있는 모델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대로 폴란드가 FA-50 경전투기 성능을 개량하면서 한국이 레이더를 자체 개발해 통합할 것으로 알려져 이라크도 FA-50 경전투기를 업그레이드해서 운영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사막 환경에 최적화된 성능 검증 완료


작년 말부터 중동 국가에 우리군 전투부대를 파견해서 합동훈련을 진행하면서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사막 환경에서 문제없이 운영한 것이 이라크가 도입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K2 전차는 폴란드군이 도입하면서 사격훈련에서 4km 이상 멀리 떨어진 표적까지 파괴하는데 성공했듯이, 사막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거리에 100% 명중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라크도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아랍에미리트, 카타르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사막에서 K2 전차가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성능 검증이 이루어졌습니다.

현대로템도 2010년대 후반부터 오만이 도입하려던 전차 사업을 위해서 사막형 전차를 개발해 모래 바람에서도 운영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죠.

한낮 50도 이상 기온이 올라가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대형 파라솔을 K2 전차에 장착했으며,

내부에는 에어컨을 설치하고 APU 시스템으로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도 오랜 시간 사막에서 작전 수행이 가능하도록 냉방 장치를 크게 개선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생산능력 확대로 대량 주문 대응 가능


현대로템은 폴란드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2023년부터 생산 라인과 동시에 시설과 인력을 크게 확충한 것으로 알려져 2년 만에 연간 뽑아낼 수 있는 물량이 2배 이상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산시설 확대로 인해서 연간 200대 이상의 전차를 양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실제 폴란드에 공급하는 전차 물량이 작년 하반기부터 빠르게 늘어나 올해 말까지 모두 공급을 완료한다는 계획입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수출 물량뿐 아니라 우리군이 추가로 시작하는 4차 생산 물량까지 공급해야 하며, 이라크가 도입을 확정할 경우 생산 물량을 더 크게 늘려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연간 200대 이상의 생산 물량이 가능해 충분히 세 가지 사업에 모두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며, 폴란드가 현지 양산을 시작할 경우에는 생산 물량의 여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차를 넘어선 종합 방산 패키지


이라크는 기갑전력뿐 아니라 대포병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시스템까지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올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표단을 파견하면서 물밑에서 관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K2전차 도입과 함께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입니다.

방위사업청은 이라크가 처음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FA-50 경전투기 추가 구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라크가 2013년 24대의 전투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납품까지 진행되었지만 실제 운용한 것은 2020년대 이후로, 미국에서 도입한 F-16 전투기와 대등한 성능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4월부터 KAI가 주축이 되어 이라크의 타게팅 포드를 탑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정밀폭격 능력이 확대된 신형 모델을 제안하는 것으로 알려져 전투기까지 추가 구매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폴란드와 이라크 물량이 확보될 경우 현대로템으로서는 앞으로 5년치 생산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라크가 FA-50 경전투기를 시작으로 최근 천궁2와 수리온을 추가로 도입하기로 결정했지만, K2 전차를 시작으로 더 많은 무기체계를 대량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 기존에 한 두 개씩 도입했던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큰 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미군이 주둔하면서 그동안 군사력 증강에 소홀했던 이라크가 미군 철수가 내년으로 현실화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한국산 무기체계를 대량으로 도입하는 것으로 군사력을 메우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 관련 기사가 나오면서 올 연말까지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 분명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