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3패 무승부’ 바둑[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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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규칙은 많지만, 덤 제도는 특히 유별나다.
무승부(빅)를 막기 위해 흑과 백의 집을 계산할 때, 흑 집에서 통상 6.5점, 많게는 7.5점을 공제해 백에 그만큼 덤을 준다.
그러나 3패 이상은 통상 흑·백 모두 많은 돌(대마)이 엉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서로 돌아가며 패를 따내는 일이 무한 반복되므로 대부분 무승부로 처리한다.
또, 장생은 흑과 백이 서로 두 점씩 따내는 모양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바둑을 더 둘 수 없어 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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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규칙은 많지만, 덤 제도는 특히 유별나다. 무승부(빅)를 막기 위해 흑과 백의 집을 계산할 때, 흑 집에서 통상 6.5점, 많게는 7.5점을 공제해 백에 그만큼 덤을 준다. 가상의 ‘반집’을 도입한 것도 승패를 가리기 위해서다. 덤은 4집으로 출발했지만, 그래도 먼저 두는 흑이 유리해 7.5집까지 확대됐다. 커진 덤에 이젠 백 쪽을 선호하는 기사도 많다.
그래도 간혹 무승부가 나온다. 양패·3패·4패·5패와 장생 등이 발생하면 흑·백 한쪽이 계속 두지 않은 이상 무승부가 된다. 이는 바둑에서 ‘동형 반복’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패는 한쪽이 돌을 따내면 상대방은 그곳에 바로 두지 못하고, 다른 곳(팻감)에 둔 뒤에야 패를 따낼 수 있게 규정돼 있다. 양패는 승부에 영향이 없을 땐 대국이 계속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3패 이상은 통상 흑·백 모두 많은 돌(대마)이 엉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서로 돌아가며 패를 따내는 일이 무한 반복되므로 대부분 무승부로 처리한다. 또, 장생은 흑과 백이 서로 두 점씩 따내는 모양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바둑을 더 둘 수 없어 빅이 된다.
지난 11일 희귀한 ‘3패 빅’이 나와 화제다. ‘살아있는 전설’ 이창호 9단과 현 세계 최강인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 맞붙은 제47기 SG배 명인전 8강 대국에서 207수 만에 좌상귀에서 3패가 발생해 무승부로 처리됐다. 빅은, 이 9단(49)은 처음이고, 신 9단(24)은 두 번째라고 한다. 무승부 직후 재대국에선 신 9단이 아무래도 체력 부담이 컸던 이 9단에게 불계승을 거둬 통산 3승 1무 1패로 앞서게 됐다. 신 9단은 이 9단을 ‘굉장히 존경하는 사범님’으로 공경하고, 이 9단도 신 9단을 “세계 대회에서 워낙 잘해 주고 있어 뿌듯하게 지켜본다”고 격려한다. 신 9단은 신기록 제조기이지만, 세계 바둑 우승 횟수에선 그에게도 이 9단은 넘사벽이다. 통산 21회(메이저대회 17회)로, 신 9단을 더블 스코어로 앞선다.
한국 바둑은 중국의 높은 벽을 넘는 데 갈수록 어려움을 겪는다. 과거 이 9단은 중국엔 공한증의 대상이었고, 지금은 신 9단이 중국 기사들을 압도하며 외로이 막강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다. 신 9단은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테지만, 그의 뒤를 받칠 어린 천재 기사들이 계속 나와 한국 바둑이 더 탄탄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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