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몸에 일곱 명이 산다" 연기대상 휩쓴 그 배우의 인생작

사진=MBC '킬미, 힐미'

한 배우가 드라마 한 편에서 일곱 개의 얼굴을 보여준다면 어떨까. 2015년 안방극장을 뒤흔든 이 작품은 그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현실로 만들었다.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다.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

주인공 차도현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앓는 재벌 3세다. 그의 몸속에는 폭탄 같은 반항아 신세기,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페리 박, 17세 소녀 안요나 등 일곱 개의 인격이 산다. 인격이 바뀔 때마다 말투와 눈빛, 걸음걸이까지 완전히 달라지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매회 새로운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안겼다.

사진=MBC '킬미, 힐미'

지성, 1인 7역이라는 도박

이 어려운 배역을 소화한 주인공은 배우 지성이었다. 방영 전만 해도 1인 7역은 자칫 우스꽝스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지성은 인격마다 전혀 다른 사람을 만들어내며 우려를 찬사로 바꿨다. 특히 여고생 인격 안요나를 연기할 때는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을 폭소하게 만들었고, 그해 말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사진=MBC '킬미, 힐미'

비밀을 아는 유일한 의사

황정음이 연기한 오리진은 차도현의 비밀을 아는 유일한 정신과 레지던트다. 일곱 인격 사이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수습하며 그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로맨스와 맞물리며 극을 이끌었다. 지성과 황정음은 전작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이후 다시 만나 안정된 호흡을 보여줬고, 두 사람의 코믹하면서도 애틋한 케미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무기가 됐다.

사진=MBC '킬미, 힐미'

치유로 완성된 결말

극이 진행될수록 일곱 인격이 왜 태어났는지가 밝혀지며 드라마는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 상처와 치유에 관한 이야기로 확장됐다. 진수완 작가 특유의 촘촘한 복선과 반전이 더해지며 마니아층이 두터워졌고, 최종회는 전국 시청률 9.4%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진=MBC '킬미, 힐미'

방영이 끝난 지 10년이 넘었지만 '킬미, 힐미'는 여전히 1인 다역 연기의 교과서로 불린다. 배우 한 사람이 어디까지 변신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작품이 가장 확실한 답이 되어줄 것이다.

사진=MBC '킬미, 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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