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 PE, 2000억 규모 블라인드펀드 '1차 클로징' [넘버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LB프라이빗에쿼티(LB PE)가 2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목표로 펀딩을 진행하는 가운데 연말을 앞두고 1차 클로징에 나선다. 산업은행에 이어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올 한해 잇달아 기관투자자(LP)로부터 출자사업을 따내 연말 최소 펀드 결성 규모를 달성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B PE는 내주 4호 블라인드펀드 1차 클로징을 마칠 예정이다. 1차 클로징 규모는 1260억원이다. LB PE의 최종 펀딩 클로징 기한 시점은 내년 5월이다. LB PE는 늦어도 내년 3월 펀드 결성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LB PE는 올 상반기 산업은행 혁신성장펀드 2차 출자사업에서 소형 부문 위탁사로 선정되며 블라인드펀드 조성 작업에 속도를 냈다. 이후 과학기술인공제회 정기 출자사업의 중형 부문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300억원가량의 출자금을 확보했다. 또 중소기업중앙회 출자사업에서 300억원, 한국자산관리공사 출자사업에서 250억원을 연이어 따내면서 최소결성액인 1000억을 초과 확보했다.
LB PE가 연이어 유한책임투자자(GP)로 선정된 배경에는 그간 성공적인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과가 있다. 지난 9월 국내 변압기 제조업체 KOC전기 경영권 지분을 LS일렉트릭에 매각하며 엑시트에 성공했다. 과반 지분 거래규모는 592억원이다.
LB PE가 2021년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소유의 KOC전기를 인수하던 당시 100% 지분가치(Equity Value)는 305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에서 KOC의 지분가치는 약 900억원으로 파악된다. LB PE는 여전히 KOC전기 49%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내부수익률(IRR)은 유동적이다.
LB PE의 랜드마크 딜은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에코프로비엠 투자 건이다. LB PE는 2017년 9월께 하이브의 기존 재무적 투자자(FI)와 대주주 지분을 189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2018년 5월 넷마블에 해당 지분을 매각했다. 하이브 투자 건은 IRR 385%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에는 성장초기에 있던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에 210억원을 투자해 2020년 520억원을 회수했다. IRR은 52%에 이르는 성과를 냈다.
LB PE는 KB증권 PE본부와 올해 105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결성도 마친 상황이다. 이 펀드는 중견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수행하는 중소기업, 타 기업이나 연구기관 등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수행하는 중견기업, 우수 기술기업 등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 해당 펀드는 한국성장금융이 앵커 출자자(LP)로 500억원을 출자했으며 KB국민은행, NH캐피탈, 신한캐피탈 등의 금융기관도 출자했다.
LB PE는 실탄을 가득 채운 만큼 내년에 적극적인 투자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투자 업종은 평소 강점을 기반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전통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미래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해당 부문에서 대표적인 투자 건은 △공공정보시스템 기업 한국정보기술 △폐윤활유 정제기업 클린코리아·덕은인터라인정유 등이 있다.
한편 LB PE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구본천 부회장이 이끄는 LB엔베스트먼트에서 2017년말 분사해 설립됐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자기자본(PI) 투자와 사모펀드(PEF) 운용을 담당하다 합류한 전필규 대표이사가 현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LB PE는 세컨더리 투자에 강한 하우스로 꼽힌다. 세컨더리 투자란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가 펀드 만기 등을 이유로 내놓는 매물을 사들이는 투자 전략을 의미한다.
남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