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갤로퍼로 미리 보는 2024 싼타페 풀체인지!

갤로퍼 그리고 싼타페. 전자는 90년대 현대자동차를 대표한 SUV이며 후자는 21세기 현대차 SUV의 상징이에요. 두 차종 다 현대차의 대표격 SUV이지만 두 차량을 조금이라도 유심히 살펴보자면 너무나도 다른 자동차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올해 5세대 출시를 앞둔 싼타페가 갤로퍼의 요소를 차용하여 재탄생 된다는 이야기에 자동차 업계는 물론,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는 첫차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래서 오늘, 싼타페와 갤로퍼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해요.


유선형의 혁신 🌟
둥글게 가는 싼타페

1999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콘셉트로 처음 공개된 싼타페는 SUV임에도 둥글둥글한 유선형 차체에 군데군데 볼륨감을 더한 형태로 자동차 관계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어요. HCD-4라는 개발명을 갖고 있던 싼타페는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현대(Hyundai) 캘리포니아(California) 디자인센터(Design)에서 선보인 차량이예요.

 즉, HCD-4는 네 번째 콘셉트 디자인이라는 뜻이죠. 사실 이전 세 개의 콘셉트 디자인이 양산 모델의 모티브 수준 외로 실제 양산에 돌입하지 않았던 것을 미루어볼 때, 싼타페의 운명도 어느 정도 예고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큰 호평 속에 이듬해HCD-4는 모터쇼에서 나타났던 그 ‘싼타페’라는 이름을 달고 콘셉트와 동일한 디자인으로 출시가 되어 큰 화제가 되었죠. 이렇게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한 첫 양산차는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차의 대표 SUV로 자리매김하게 돼요.

신선한 디자인 외에도 1세대 싼타페는 또다른 특징이 있어요. 바로 모노코크 SUV라는 거예요. 90년대까지만 해도 SUV는 정통 오프로더와 같이 하부 프레임에 차체를 씌우는 바디 온 프레임 구조로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이는 90년대에 출시된 갤로퍼 또한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싼타페는 당시 중형세단 EF 쏘나타의 플랫폼을 토대로 한 모노코크 바디로 차체를 구성했어요. 이 방식에는 장단점이 극명해 논란이 있었으나, 승차감이 향상되고 경량화에 따른 연비 향상으로 도심형 SUV에는 적합했죠.

 현재 대부분의 도심형 SUV가 모노코크 바디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현대차의 선구안은 정확했다고 볼 수 있어요. 그 외에도 싼타페는 당시 협력 관계에 있던 미쓰비시의 도움 없이 독자 개발한 SUV인 것이 특징이에요. 즉, 현대차 최초의 독자 개발 모노코크 SUV라는 기념비적인 모델이라는 거예요.

1세대 싼타페는 출시 초기 2.7리터 V6 LPG 엔진에 5단 수동변속기 혹은 4단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었으며, 이후 사륜구동 옵션이 선택 가능한 디젤 및 가솔린 모델이 연이어 출시됐어요. 그중 2003년에 출시된 2.0 VGT 디젤 모델의 제원을 살펴보자면 최고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29.5kgm의 힘을 발휘했으며, 0-100km/h 도달속도는 11.6초, 최고시속은 174km였다고 해요.

 그 밖에 특징으로는 바로 3열 시트의 형상을 꼽을 수 있어요. 1열, 2열과는 다르게 후방으로 향하도록 설계된 상당히 어색한 모습인데요. 이는 당시 정부에서 7인승 차량에 부여한 절세 혜택을 누리기 위해 설계된 것이죠. 따라서 실제로 탑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는데요. 다행히 아래쪽으로 풀플랫이 가능했기 때문에 적재 공간은 확보가 가능했어요.

여담으로 1세대 싼타페는 콘셉트 디자인 모습 그대로 출시하기까지 난관이 많았어요. 

당시 정몽구 회장이 출시를 반대했다고 알려졌는데, 반대한 이유는 다름아닌 디자인이 때문이라고 해요, SUV 차량에는 보기 힘든 유선형 디자인으로 콘셉트 디자인 자체는 모터쇼에서 큰 호평을 받았으나, 실제 양산 시 그 판매량을 담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나 싼타페는 출시 후 우수산업디자인 대통령상을 받는 등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경영진의 우려를 종식시킬 수 있었죠. 그렇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대성공을 거둔 싼타페는 이후 정몽구 회장이 가장 아끼는 모델로 여기게 됐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과연 경영진의 반대를 무릅쓰고도 출시를 밀어붙인 주역은 누구였는지 궁금하네요.

우여곡절 끝에 출시된 싼타페는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어요. 국내의 경우 생산 첫해 5만여 대 판매를 시작으로 중대형 SUV 시장에서 5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당시 EF쏘나타와 함께 현대차의 베스트셀러로 단번에 자리매김했어요.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애초에 해외시장까지 겨냥했던 싼타페는 미국의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업체 ‘오토퍼시픽’이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2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현대차의 대표적인 수출 모델로 자리잡게 돼요. 미국에서 얼마나 판매가 잘됐는지, 아예 미국에 현지공장을 세웠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그 인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겠죠?

그렇게 1세대 싼타페는 국산 SUV 중 최초로 판매량 100만 대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2006년 단종됐어요. 싼타페의 명성은 다음 세대로 계속해서 이어졌고, 그렇게 지금까지 세계에서 약 500여만 대 이상 팔리며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차량이에요.


📻 현대의 또 다른 추억 소환!
그 시절 갤로퍼

요 근래 현대차는 과거에 출시한 자동차들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신차를 도입하는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전기차 아이오닉5를 들 수 있겠죠. 실제로 현대차 이상엽 부사장은 “아이오닉 5의 전기차 전용 디자인을 통해 오리지널 포니에 담긴 선구자 정신을 계승하고자 합니다”라고 언급했어요. 게다가 현대차는 작년 여름 포니 쿠페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현대 N 비전 74를 공개하며 큰 화제를 모았고, 지난 11월에 출시된 7세대 그랜저의 경우 1세대 디자인 헤리티지를 계승한 바 있어요.

 그렇다면 현대차가 아직까지 소환하지 않고 남겨둔 비장의 헤리티지 모델은 무엇일까요? 바로 갤로퍼예요.

갤로퍼는 1991년 현대차에서 선보인 최초의 SUV 모델이에요. 앞서 설명한 싼타페가 도심형 SUV의 대표격이었다면 갤로퍼는 이와 반대로 바디 온 프레임으로 제작한 오프로더 SUV였어요.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에서 처음 제작한 갤로퍼는 당시 현대차와 협력관계에 있었던 미쓰비시의 오프로더 SUV 파제로를 라이선스 생산 한 모델이었죠.

 당시 현대정공이 들여온 모델은 그중 1세대 모델인데요. 이는 80년 대 초반에 처음 출시된 만큼 이미 10년 정도 지난 구형 모델이에요. 하지만 파리-다카르 랠리 등 세계적인 오프로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그 성능은 이미 보장됐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쌍용자동차 코란도 및 아시아자동차 록스타가 차지한 SUV 시장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등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어요.

그렇게 90년대 국내 SUV시장을 평정한 갤로퍼는 한 번의 세대 교체를 거친 뒤 2003년 단종되고 말았어요.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줄 알았던 갤로퍼는 2010년대부터 리스토어 열풍을 타고 다시 한번 주목을 받는 등 ‘갤로퍼’라는 이름이 지니는 가치는 여전히 유효했어요.

 그리고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놀뭐 복원소’ 마지막 에피소드로 30년이 된 갤로퍼를 직접 복원하는 모습을 담기도 했는데요, 현대차에서 직접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하여 다시 한번 화제가 됐죠. 게다가 올해는 갤로퍼가 출시 30주년을 맞이하는 해예요. 즉, 어떤 이벤트가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죠!

2020년대 들어 현대차가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를 연이어 공개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갤로퍼 또한 재탄생 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어요. 실제로 현대차가 작년 8월 말 갤로퍼의 상표권을 등록한 것으로 파악되었는데요,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갤로퍼는 2025년 전후 전기차로 다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올해부터 갤로퍼의 유산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바로 하반기 출시 예정인 5세대 싼타페 디자인에 갤로퍼의 디자인 요소가 반영되는 것으로 확인됐거든요. 자세히 알아볼까요?


부드러운 싼타페와
거친 갤로퍼의 만남 🤝

사실 작년 싼타페의 실적은 예상외로 부진했어요. 다나와자동차 통계에 따르면 싼타페는 작년 한 해 동안 2만8천여 대가 판매됐어요. 이와 대비하여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기아 쏘렌토는 무려 7만여 대 가까이 판매되면서 지난해 내수 판매 1위에 등극하는 등 명실상부 ‘국민차’ 반열에 올라섰죠.

 현대차의 스테디셀러였던 싼타페 부진의 이유로는 다양한 이유를 꼽는데요, 물론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다는 부분도 있으나 가장 주된 원인은 바로 디자인으로 판단하고 있어요. 페이스리프트가 된 재작년부터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떨어진 것을 보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죠.

2024 싼타페 디자인 예상 렌더링 (출처: Kolesa)

현대차도 이러한 부분을 의식했는지 5세대 싼타페는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하고 있어요. 1세대부터 이어져오던 둥글둥글한 형태의 디자인에서 탈피한 각진 디자인이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이죠. 이는 갤로퍼의 다자인 헤리티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까지 확인된 스파이샷과 각종 커뮤니티에서 공유된 예상 렌더링 디자인을 보고 벌써부터 ‘한국의 지바겐같다”는 등 사람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요.

실제로 2020년대에 들어 쌍용 토레스, 포드 브롱코, 랜드로버 디펜더 등 오프로더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이 큰 인기를 얻고 있기에 이러한 반응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2024 싼타페 디자인 예상 렌더링 (출처: Kolesa)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5세대 싼타페는 거의 직각에 가까운 A필러, 각진 측면 윈도우 등 갤로퍼의 디자인 요소가 반영되었으며, 파워트레인의 경우 디젤 모델을 제외하고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등 총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돼요.

 아울러 최근에는 실내 일부가 유출이 되었는데요. 지난해 11월 출시된 디 올 뉴 그랜저와 유사한 스티어링 휠 디자인, 컬럼식 기어레버 등과 함께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용 스크린이 하나로 연결된 디스플레이 등 넓은 공간을 강조한 실내 레이아웃이 적용될 것으로 보여요. 그 외 5세대 싼타페에 대한 구체적으로 공개된 정보는 없으나, 출시된다면 분명 쏘렌토와 다시 한번 막강한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요.


📌 오늘의 세 줄 요약!

☝ 싼타페는 현대차가 최초로 독자 개발한 SUV예요.
✌️ 갤로퍼는 한때 국내 자동차 시장을 평정했던 올드카 모델인데요.
👌 이 갤로퍼에서 이번 싼타페 풀체인지의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아직 디자인은 미공개 상태지만요.

첫 공개 당시 유선형의 획기적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싼타페. 20여년이 지난 뒤 다시 한번 싼타페는 파격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어요. 그것도 바로 90년대 국내 SUV시장을 주름잡았던 정통 오프로더 갤로퍼의 헤리티지를 활용해서 말이죠.

 과연 부드러운 싼타페와 거친 갤로퍼의 만남을 현대차는 어떻게 성사시킬까요? 올해 하반기 다시 한번 싼타페가 국산 SUV 왕좌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첫차와 함께 지켜봐요.

이미지 출처 - Motor1,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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