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찰, ‘김호중 사건’ 상기시켜 무면허 운전 허위 자백 20대 설득…진범 검거

이승륜 기자 2024. 10. 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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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인의 무면허 운전 사고 혐의를 뒤집어쓰려던 20대 남성에게 '김호중 사건'을 상기시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진범을 체포해 주목을 끌고 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무면허·사고 후 미조치)로 A(30대) 씨를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면허 없이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자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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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추적으로 7시간 만에 무면허 운전자 검거
경찰 “금전적 이유로 허위 자백한 건 아니다” 판단
지난 6일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서 무면허 운전으로 사고가 난 차량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이승륜 기자

경찰이 지인의 무면허 운전 사고 혐의를 뒤집어쓰려던 20대 남성에게 ‘김호중 사건’을 상기시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진범을 체포해 주목을 끌고 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무면허·사고 후 미조치)로 A(30대) 씨를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6일 오후 4시 12분쯤 부산 동래구 사직동의 한 도로에서 SUV 차량을 운전하다가 전봇대를 받은 뒤 차량을 버리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가 벌어지던 당시 주변에는 사람이 없어서 인명 피해 등의 2차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경찰이 사고지 주변 주민 신고를 받아 출동한 지 10분이 지나서 B(20대) 씨가 사고 현장에 나타나 자신이 운전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고 장면을 목격한 주민들은 B 씨가 운전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B 씨가 사고 혐의를 떠안으려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과거 벌어졌던 김호중 사건 등을 거론하며 죄를 떠안다가 적발될 경우 가중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B 씨는 결국 "운전자의 부탁을 받고 허위 자백했으나, 실제 운전자의 구체적 신상 정보는 잘 모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사고지 주변 CCTV를 추적해 사고 차량의 운전자가 도보로 자신의 주거지에 숨어있는 것을 확인해 사고 발생 7시간 만인 이날 밤 11시쯤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면허 없이 차량을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자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차량은 A 씨, B 씨 것도 아닌 제 3자 명의로 등록돼 있었으나 여러 사람이 운전할 수 있도록 보험에 가입이 돼 있었다. 경찰은 A 씨의 신체에서 음주·마약 등 검사를 했으나 관련 양성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A 씨를 대신해 범죄 혐의를 뒤집어쓰려 한 B 씨의 조사를 했으나, 경찰 수사 전에 주장을 번복해 입건 대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무직으로 B 씨와 사회에서 만난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허위 자백을 대가로 금전 거래 약속을 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어떤 이유로 B 씨가 그런 일을 한 것인지 조사 중이다. 사고 당시 주변에 마트가 있었으나 행인이 없어서 큰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이 B 씨 설득 과정에서 언급한 김호중 사건은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일으킨 음주 뺑소니 혐의 사건이다. 김 씨는 지난 5월 9일 밤 11시 44분쯤 서울 강남구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도로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나고,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시킨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등)로 구속 기소됐다. 사고 직후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던 김 씨는 사고 열흘 만에 범행을 시인했다. 재판에서 검찰은 김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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