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앞에 머리 처박은 타조 꼴”… 與, 연일 선관위 압박 드라이브

“한가롭게 감사 수용 검토할 땐가
선관위·민주당 헤어질 결심해야”
野엔 “국정조사 시간 끌지 말라”

국민의힘은 6일 고위 간부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받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압박을 이어나갔다. 선관위 일각에서 감사원 감사 수용을 검토하는 기류가 읽히고 비판 여론도 거세지자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다 3주 만에야 얼굴을 비치더니 사과했지만 헌법기관의 독립성을 무기로 휘두르며 감사원 감사는 끝끝내 거부했다”며 “이쯤 되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아니라 ‘국민분노유발위원회’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겸 대법관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뉴스1

강 수석대변인은 “한가롭게 감사원 감사를 ‘검토’할 때가 아니라 지금은 선관위의 명운을 걸고 ‘즉각 수용’해야 할 때”라며 “선관위 개혁을 위한 마지막 퍼즐은 딱 하나, 이번 사태의 최종책임자인 노 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선관위원의 전원 사퇴로 일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정성이 생명인 선관위가 불공정의 상징이 되어 가고 있는데도 이 순간만 모면하려 애쓰고 있다. 위기 앞에 머리를 처박은 덩치 큰 타조 같다”고 쏘아붙였다.

장 원내대변인은 “(선관위가) 독립성과 중립성을 들이미는 것도 스스로 당당할 때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특권의식만 내세운다면 선관위는 ‘존립의 필요성’이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관위가 채용 비리에 대한 감찰만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든 정상적인 감사만은 모면해 보겠다는 비겁함마저 읽힌다”고 비꼬았다.

장 원내대변인은 “선관위도 더불어민주당도 이번만큼은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할 것”이라며 야당에도 공세를 가했다. 그는 “감사원의 감사와는 별개로 국회는 신속하게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선관위를 마냥 두둔해온 민주당도 이번 국정조사만큼은 대충 뭉개거나 터무니없는 조건을 달며 시간을 끌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스1

야당은 선관위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노 선관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원장 사퇴 요구는) 여당의 입장이고 민주당의 입장은 채용비리와 관련해서는 엄정한 수사로 밝혀야 하고, 엄정한 국정조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국정조사와 관련해선 “국회에서 여야가 국민들께서 한 점의 의혹이 남지 않았다고 평가하실 만큼 세세한 계획을 잘 세워서 협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병관·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