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사장, 고강도 재무개선 올인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사진 제공=HD현대오일뱅크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사장)가 올해 취임 직후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 전략을 펴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고 올해부터 창출하는 모든 현금을 선제적으로 부채 관리에 투입할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29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운전자본을 축소하고 벌어들이는 모든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라며 “4월에 신종자본증권 3000억원을 발행하는 등 부채비율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그룹은 지난해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HD현대 재무지원실장이었던 송 부사장을 HD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송 사장은 HD현대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2010년 HD현대오일뱅크 경영기획팀장, 2012년 기획조정실 경영기획부문장으로서 인수 직후 안정화를 담당했다.

송 사장이 HD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자금조달, 재무건전성 관리 등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수년간 적극적인 설비투자를 단행해온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맞물려 어려운 상황이다. 송 사장이 올해 HD현대오일뱅크 사장을 겸하게 된 것도 재무정상화를 이끌 구원투수 성격의 배치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0년부터 중질유분해복합설비(HPC) 신설에 3조4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의 유가 및 제품가 하락,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 따른 경질유 시황 약세 등으로 지난해 매출 30조4686억원, 영업이익 25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8.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8.2% 감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차입금은 △2019년 4조3516억원 △2020년 6조6846억원 △2021년 8조4315억원 △2022년 8조5620억원 △2023년 9조230억원 △2024년 9조190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19년 136.3%에서 지난해 말 236%로 99.7%p 늘었다.

긍정적인 부분은 HPC 신설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지난해부터 추가 설비투자 비용을 통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회사는 유형자산 투자에 △2021년 1조7339억원 △2022년 9851억원 △2023년 8179억원 등을 사용했지만 지난해에는 3360억원에 그쳤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달 30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사채(채권형 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해 절반은 운영자금, 절반은 채무상환에 사용한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잡혀 기업의 자기자본 확충 수단으로 활용되며,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올해는 HD현대에 대한 배당을 축소하고 적극적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맬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의 지난해 별도기준 배당수익은 3249억원으로 이 중 HD현대오일뱅크가 72.6%(2360억원)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업황 악화로 배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로 악화됐던 잉여현금흐름(FCF)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FCF는 △2021년 -1조6249억원 △2022년 1780억원 △2023년 -2734억원 등에 이어 지난해 5868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원가 개선, 고마진 제품 판매 등 수익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차입금은 저리의 장기차입금 중심이며 앞으로 운전자본도 축소해 적극적으로 부채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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