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⑤ MBK 벼르는 정치권… 3년 연속 국감 소환

이한듬 기자 2024. 9. 2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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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M&A MBK의 정글자본주의] 국회서 MBK 비판 목소리 확산
국회의사당 전경. / 사진=뉴시스 유동일 기자
정치권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MBK파트너스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오는 10월 열리는 국정감사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증인으로 소환채택됐다. 여야 의원들은 이번 공개매수가 적대적 M&A인지 등을 따져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올해 국정감사 기관 및 증인·참고인 명단을 의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대표,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인수합병) 여부 질의를 위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함께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최소 7%가량을 확보해 최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또한 최 회장에 대한 투자실패 의혹 등을 제기하며 배임 혐의로 고소를 하는 등 법정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김병주 MBK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채택이 되려면 여당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서범수 의원, 김상욱 의원, 조정훈 의원 등을 중심으로 울산 향토기업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지키자는 목소리가 확산하는 점을 고려하면 증인 채택에 동의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은 MBK를 대상으로 각종 의혹을 묻겠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MBK가 기업 지배구조와 재무상태 개선, 효율성 향상 등의 명분을 앞세워 공격적인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근로자 대량 해고, 과도한 배당, 알짜자산 매각 등의 문제가 남발되고 있다고 본다.

MBK는 과거 홈플러스 인수 후 점포 수 축소와 임직원 구조조정으로 반발을 산 바 있다. BHC를 인수한 후에는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억5000만원과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다.

ING생명(현 신한라이프) 인수 후 신한금융지주으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2조원 이상의 수익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에 달하는 구조조정과 역외탈세로 400억 원 규모의 추징금 추징 등으로 인해 투기자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야당은 국민연금이 MBK 파트너스를 위탁 운영사로 선정한 배경에도 의혹을 제기한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할 국민연금이 투기적 사모펀드에 돈을 맡기는 것은 책임투자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남원장수임실순창,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은 "MBK 파트너스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과 MBK 파트너스의 잇따른 논란이 ESG 원칙에 문제가 없는지 집중적으로 따져보겠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와 관련한 안건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에 대해 부정적이다.

박희승 민주당 의원은 "중국자본과 관련 기업들이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세계1위 기업의 독보적인 기술들은 해외로 유출되고 핵심인력들의 이탈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하면 지역사회 고용 문제, 핵심기술 유출, 국가기간산업 공급망 붕괴, 국부 유출 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계했고 같은당 조정훈 의원도 MBK의 공개매수를 '공격적 투자'로 규정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MBK의 경영권 쟁탈을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국정감사에 소환됐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 인수 후 가맹점에 원부자재 납품 폭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2022년에는 BHC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윤종하 부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지난해에는 MBK파트너스 창립멤버 중 한명인 부재훈 부회장이 BHC 가맹점에 대한 갑질 문제와 2022년 국감에 출석했던 윤종하 부회장의 위증 혐의와 관련해 국감 증인으로 섰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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