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이해충돌 위반 혐의로 권익위 고발 당해

언론노조 KBS본부, "사장 연임 과정서 이사회 사무국장과 이해관계 작용 가능성"
현직 사장으로 자신이 인사권 행사한 이사회 사무국장…사장 연임 과정서 영향력 우려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지난해 11월14일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한 박민 KBS 사장. 사진=KBS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14일 박민 KBS 사장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고발했다. 박민 KBS 사장이 현직 사장 직위에서 이사회 사무국장 및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다 신임 사장 공모절차에 지원해, 사무국장 및 직원들이 후보자 선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공정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박민 사장이 KBS 사장으로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사회 사무국장 및 이사회 직원'에 대한 회피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이를 이해충돌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2022년 시행된 법으로 박민 사장의 KBS 사장 연임 도전에 따라 첫 적용 사례가 된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에게 사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직무를 공정하고 청렴하게 수행할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위해 직무수행과 관련해 공평무사하게 처신하고 직무 관련자를 우대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사적 이해관계로 인해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직무수행 회피 등을 통해 이해충돌을 방지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KBS본부는 이날 “이사회 사무국장과 직원들은 차기 사장 선임 절차의 준비와 관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들이 사장 공모와 관련된 정보를 이사회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한 정보를 전달하는 등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 이사회 사무국장은 조합의 부착물에 대해 물리력을 이용해 훼손한 혐의로 고발되어 약식 기소되었는데, 규정에 따라 인사조치를 해야하는 박민 사장은 이사회 사무국장에 대한 인사조치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박민 사장과 이사회 사무국장 간 사적인 이해관계가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KBS본부는 이어 “차기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보다는 전임 사장이 다시 사장으로 임명될 경우 본인이 얻게 될 사적 이익을 더 우선시할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이해충돌 문제를 지난 9월11일 이사회에서도 일부 이사가 문제제기를 했는데도 서기석 이사장은 지적을 무시하고 사장선임절차를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KBS 사장 공모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