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후 습관적 귀지 닦이 면봉 조심해야…적절한 귀 청소 주기는 “2주에 한 번”

귀가 간질거리거나 귀지가 보이면 습관처럼 면봉을 찾는 사람이 많다. 샤워 후 귀를 닦는 것을 일상처럼 여기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매일 하는 귀 청소가 오히려 귀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본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스즈키 가나 박사는 최근 현지 매체를 통해 “귀지는 제거해야 할 노폐물이 아니라 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라고 전했다. 귀지는 외이도(귓구멍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통로)의 분비물과 먼지, 오래된 피부 세포 등이 섞여 만들어진다. 지저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귀지는 세균이나 곰팡이의 증식을 억제하고 외이도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작은 벌레가 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기능도 있어 일종의 ‘천연 방어막’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귀에는 스스로 귀지를 밖으로 배출하는 자정작용이 있어 대부분의 경우 일부러 제거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과도한 귀 청소다. 귀 안 피부는 매우 얇고 자극에 민감하다. 면봉이나 귀이개를 자주 사용하면 피부에 미세한 상처가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외이염이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들도 귀가 가렵다고 면봉으로 반복적으로 긁는 행동을 주의하라고 조언한다. 가려움 때문에 더 자주 건드릴수록 피부가 손상되고 염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샤워 후 면봉으로 귀 안 깊숙이 물기를 제거하려는 습관은 귀지를 안쪽으로 밀어 넣어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
그렇다면 귀 청소는 얼마나 자주 해야 할까. 전문가가 권하는 귀 청소 주기는 의외로 길다. 스즈키 박사는 “2주에 한 번 정도”를 적당한 빈도로 제시했다. 이때도 면봉을 귀 안 깊숙이 넣기보다는 귓구멍 입구 부분을 가볍게 닦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단, 귀 바깥쪽인 귓바퀴는 세안이나 샤워 과정에서 매일 부드럽게 닦아도 무방하다.
귀 청소는 생각보다 사고 위험도 있다. 면봉이나 귀이개를 사용하던 중 누군가와 부딪히거나 갑자기 움직이면 외이도에 상처가 나거나 심한 경우 고막이 손상될 수 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가 갑자기 달려들거나 몸을 움직이는 순간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귀지를 무조건 방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귀지가 지나치게 쌓이면 외이도를 막아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귀가 꽉 막힌 느낌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귀지 마개(이구전색)’라고 부르는데, 심한 경우 난청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귀가 먹먹하게 느껴질 때, 한쪽 귀의 청력이 떨어진 것 같을 때, 귀 안이 꽉 찬 느낌이 지속될 때, 귀 통증이나 분비물이 있을 때 이비인후과 진료를 권한다. 병원에서는 내시경으로 외이도와 고막 상태를 확인한 뒤 안전하게 귀지를 제거할 수 있다.
귀 건강의 핵심은 덜 건드리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귀는 생각보다 스스로 관리가 잘 되는 기관이라고 말한다. 깨끗하게 관리한다는 이유로 매일 면봉을 사용하는 것보다 귀를 과도하게 건드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습관일 수 있다는 뜻이다.
장회정 선임기자 long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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