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5의 핵심을 가장 효율적으로 담아낸 주니어 스피커

KLH
Model Three

확실히 옛 스피커 디자인들은 특유의 매력이 있다. 요즘처럼 세련됨이 최우선으로 중시되는 시점에서, 이런 고전적이고 고풍적인 디자인은 오히려 큰 강점이 되기도 한다. 덕분에 많은 스피커 브랜드들이 헤리티지라는 콘셉트 아래 옛 고전작의 부활이라는 콘셉트를 내놓기도 하는데, 매년 여기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사고 싶어 하고 있다. 그 옛날 황금 전성기를 누린 KLH 역시, 새롭게 부활하여 고전적인 디자인의 신작들을 내놓고 있는데, 가격뿐만 아니라 사운드로도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전설적인 인물, 헨리 클로스가 1957년에 선보인 KLH는 잠시 우리에게 잊히는 듯했지만, 가성비 높은 새로운 신작들로 그야말로 멋지게 다시 부활했다. 크게는 고전적인 디자인의 모델 시리즈와 현대적인 스타일의 켄달 시리즈로 나뉘는데, 각각의 매력이 꽤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모델 시리즈는 5를 선두로 좀더 작은 모델 3을 내놓고 있으며, 켄달 시리즈 역시 2F의 플로어 스탠더 모델과 북셀프 모델 2B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에는 모델 5의 성공에 힘입어, 주니어 판으로 한층 더 큰 가성비를 보여주는 모델 3(Model Three)을 소개한다.

모델 5는 이미 그 옛날 최고의 스피커로 전성기를 누렸고, 최근 리바이벌된 모델 5는 KLH의 상징과 같은 밀폐형 구성, 어쿠스틱 서스펜션을 그대로 따르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모델 3은 그런 새로운 모델 5를 좀더 가성비 있게 축소시켜 놓았는데, 컨트롤 노브나 어쿠스틱 서스펜션, 기울어진 미니멀 스탠드 구조 등 핵심적인 장점들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디자인은 역시 한눈에도 고전적인 뉘앙스가 강조되어 있는데, 두툼한 인클로저 스타일, 끈 손잡이 달린 고전적인 그릴 디자인, 페이퍼 콘 우퍼 등 레트로 디자인의 법칙들을 잘 따르고 있다. 전체적으로 모델 5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미드레인지를 생략하며, 전체적으로 사이즈를 줄인 것이 핵심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유닛 구성은 2웨이 2스피커이며, 우퍼는 20.3cm 펄프 페이퍼 콘, 트위터는 2.5cm 알루미늄 돔을 채택했다. 확실히 모델 5의 대형 10인치 우퍼보다는 사이즈가 줄었는데, 그럼에도 저음의 풍성함과 양감은 굉장히 우수한 편. 실제 주파수 대역은 46Hz-20kHz인데, 스펙상으로도 그렇게 좁은 대역을 만들어내는 스피커는 절대 아니다. 우퍼는 견고한 프레임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고, 트위터는 그 옛날 고전기와 마찬가지로 정교하게 타공된 페이스 플레이트에 보호 받고 있다. 네트워크 부품에도 상당히 공들였다고 하는데, 크로스오버는 1600Hz로 설정되어 있다. 음압 및 임피던스는 88dB, 6Ω이며, 권장 앰프 출력은 30-150W로, 진공관 앰프부터 제법 그레이드 높은 앰프까지 범용성 있게 매칭할 수 있다. 후면에는 컨트롤 노브가 마련되어 있는데, 400Hz 이상의 대역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모델 5와 동일한 구성이다. HI, MID, LO의 직관적인 수치가 마련되어 있는데, 단계 마다 1.5dB씩 변화하여 자신에게 맞는 세팅값을 조절할 수 있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일단 시작하자마자 두툼한 양감의 중·저음이 특색 있게 전달된다. 현대적인 투명함이나 깨끗함을 강조하기보다는, 따스한 음색의 부드러움을 여유롭게 그려낼 줄 아는 스타일이다. 덕분에 소리에 대한 피곤함이 압도적으로 덜 한데, 정말 오랫동안 음악을 들어도 자극적인 맛이 전혀 없다. 물론 빈티지 사운드 특유의 불분명하고 풍성함으로 모든 것을 가리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다. 가득 찬 저음 속에서도, 생동감과 역동성을 멋지게 보여주는데, 확실히 고전에 머무는 것이 아닌 뉴 스타일의 KLH를 증명하는 핵심이다. 사실 모델 5도 이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매력적인 중음 유닛이 빠져 있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상급기의 색깔을 최대한 잃지 않는 방향으로 잘 튜닝된 모습이다. 크기 대비 좌우 스테이지는 정말 넓게 펼쳐지며, 쭉쭉 내려가는 저음의 맛은 굉장한 도파민으로 다가온다. 특히 페이퍼 콘 특유의 자연스럽고 풍부한 맛이 일품인데, 확실히 페이퍼 콘이 주류를 이룰 때, 그 유려한 질감이 가끔 생각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체적으로 톤이 도톰하기 때문에, 남성 보컬의 진득함에 잘 어울리며, 저현 악기들의 실내악들에서도 KLH다운 매력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는 TR보다는 진공관 쪽이 KLH와 더 잘 맞는다는 인상이며, 가성비 있게 고전기의 매력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정말 최고의 만족을 줄 듯하다. 글 | 김문부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260만원(스탠드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