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된 주택, 알고 보니.. '지붕'이 다 뚫려있었어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5년 연애 후 결혼 3년 차에 접어들고 있는 신혼부부입니다. 이쁜 카페와 여행을 좋아하던 저희 부부가 코로나로 인해 발이 묶이게 되면서 여행에서 느끼던 행복함과 여유로움을 집 안으로 들이고 싶었어요. 그래서 카페, 에어비앤비와 같은 감성 숙소의 사진들을 많이 참고하면서 우리만의 집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거 같아요. 물론 오늘의집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부족한 점이 많지만, 달나무집이 있기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던 오늘의집에 저희 집을 소개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지금부터 저희가 달나무집에서 살게 된 과정과 집 수리하는 과정 및 변화된 모습들을 이야기해 볼게요. 꼼꼼하게 적어서 조금 길 수도 있지만, 재미있게 봐주세요.

집을 구하기까지

첫 신혼집에서 좋아하는 스타일과 색을 찾다

저희의 첫 신혼집은 원래 남편이 살고 있던 7평 남짓 되는 산골 주택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운영하시던 식당의 임시 숙소로 마련된 임시 신혼집(?)에서 오래 살지는 않겠다는 의도를 두고 보니, 이 다음 집을 위한 연습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우리가 좋아하는 분위기로 꾸며보는 연습을 많이 해보았던 것 같아요.

우리가 함께 사랑하는 아이보리와 우드톤으로 잡고 개성을 주기 위한 색을 고민하다가 진 노란색은 어떨까 하고 도전했답니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욕실이기도 했고요, 처음에는 너무 과한 거 같아 고민도 되었지만 햇빛에 비친 노란색 욕실을 보면서 엄청 행복하였고, 그 후로 노란색은 저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되었습니다.

달나무집을 만나게 되다

저희는 틀에 박힌 결혼식이 하기 싫어서 저희의 5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사진들로 꾸민 사진전으로 결혼식을 했었는데요. 그때 전시했던 동네가 마음에 들어 급매로 나온 주택 매물을 보게 되었어요.

다들 그런 로망 있지 않으신가요? 큰 집에서 살고 싶은 로망! 무엇보다 재미있는 집 구조에 둘 다 한눈에 반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냥 눈에 콩깍지가 씌어 다른 게 안 보였던 거 같아요.

저희의 보금자리, 달나무 집을 소개합니다! 보이는 사진은 저희가 직접 만든 문패에요! 달나무 집은 12년 된 단독주택이고, 뒤에는 대나무숲과 산이 위치해 있습니다. 처음 여기 이사 왔을 때 동네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여기로 이사왔냐며 신기해하셨어요. 고속도로 입구 옆에 있어 차 소리가 약간 들리긴 하지만 그 덕분에 시내(?)에서 가깝습니다.

예기치 못하게 발생한 문제

창문에 먼지도 없을 정도로 전 주인분께서 너무 깨끗하게 관리해오셨고, 구조도 튼튼하여 도배랑 조금만 저희 스타일로 바꾸면 될 거라고 생각했으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어요.

지붕과 외벽의 방수 마감이 다 망가져서 지붕, 외벽을 통해 스며든 빗물과 습기 등의 누수가 계속적으로 집을 망가트린 상태라 집의 붙박이장, 벽지를 벗겨보니 곰팡이와 습기가 너무 심한 상태였던 거지요. 꼼꼼히 살피지 못한 저희 잘못이었죠.

2달 가까이 빈집인 상태에, 공사는 멈춰있었고... 처음 생각했던 예산의 두 배가 더 들어가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대출 계획과 추가 자금 운용 계획 역시 모두 틀어지게 되었고요.

지붕수리부터 차근차근

모든 문제의 원흉, 가장 심각한 지붕 수리 문제! 처음에는 살아가면서 조금씩 고치려고 했으나, 계속 지붕 때문에 전전긍긍하기 싫었고, 잘못하면 인테리어도 다시 수리해야 하는 문제가 생겨서 가격은 비싸지만 오래갈 수 있는 징크로 지붕을 덮었어요.

지붕을 수리한 덕택에 하고 싶었던 다락방에 창을 내었고, 확장한 욕실도 징크로 처리할 수 있었어요. 역시 나쁜 것만은 없는 것 같아요.

집의 구조와 수리내용

집 구조, 인테리어 시공과 관련하여 간단히 정리하여 말씀드릴게요.

🔨 인테리어 공사 목록
- 전체 전면 철거와 단열 작업
- 천장 무몰딩 시공 (깔끔한 느낌을 좋아해요.)
- 1층 화장실 확장. 3층 다락방 창내기 (구조변경을 거의 안했어요.)
- 1층 바닥에는 전면 강마루 시공
- 2층과 3층은 강마루와 비슷한 느낌의 장판 시공(집 구조상 전기 판넬을 깐 영화 방과 다락방이 있어 강마루가 불가하여 가성비를 고려해 선택했습니다.)
- 페인트 붓 자국처럼 보이는 회칠 느낌의 벽지(LG 베스티 빈티지 회벽 화이트) 시공
- 1층 베란다와 세탁실, 욕실 천정 부분 페인트 시공(무려 이사 끝나고 4개월 뒤ㅋㅋㅋ)
- 창호 화이트 시트지 작업. 욕실, 계단부, 3층 다락방은 픽스창 시공
- 매립(전구는 주백색)조명 시공. 커튼 박스 T5 조명 시공

1층 현관 Before

1층 현관 After

에어 드레서 위치ㅣ집 크기에 비해 현관이 작아 좀 더 넓히고 싶었지만 부족한 예산으로 포기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현관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에어 드레서를 현관 앞에 두어 외투를 바로 벗어서 넣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신발장이 엄청 작아진다고 하셨지만(사진에서 보는 신발장을 보다 천장까지 확장) 저희는 신발이 남들보다 거의 없는 편에 속하고, 집 뒤에 창고가 있기에 공구를 둘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큰 수납이 필요하진 않아서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현관에 에어 드레서를 설치하니까 코트나 외투를 바로 벗어서 둘 수 있어 좋더라고요. 또 손님들이 오셨을 때 바로 벗어서 돌려드리는 서비스를 해드리니 손님들이 좋아하셔서 기분이 더 좋아요. 에어 드레서 위 공간도 터치식으로 누르면 열리는 수납을 함께 넣었어요.

중문ㅣ주택이라 중문이 꼭 필요했고, 나무 느낌이 좋아서 나무 느낌이 나는 필름지를 씌웠습니다. 중문에서 보이는 공간이 바로 올라가는 계단이라서 개방감을 위해 투명 유리를 선택했고요. 보이는 얇은 문을 평소에 고정해두고, 큰 짐이 들어올 때는 양쪽으로 열 수 있는 방식이라 여러모로 편리하더라고요.

현관 타일ㅣ 신발장 타일이 절편과 같은 떡살 모양 같지 않나요? 빈티지스럽기도 하고 귀엽더라고요. 타일 고를 때 우연히 인스타에서 보고, 마음에 들어서 실장님께 부탁드려서 구해다 주셨어요. 제가 저희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타일이에요! 들어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주방 Before

주방 리모델링 할 때 고민한 부분

대면형 주방ㅣ저희 부부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함께 요리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임시 신혼집에서는 주방이 웬만한 원룸보다 작아서 함께 요리하기가 진짜 불편했었어요ㅜㅜ  그래서 둘이 함께 마주 보고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어요.

그래서 대면형 주방을 선택했고, 싱크보다는 인덕션을 중간에 두는 게 좋을 거 같아 후드도 중간에 설치하게 되었어요. 남편이 가끔씩 후드에 머리를 부딪히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함께 대화하기 더 좋은 구조인 것은 확실한 거 같아요

상부장이 없는 주방ㅣ제가 키가 작아서 상부장이 수납이 많이 되지만 답답하고 키가 잘 닿지 않아 불편했어요. 수납문제가 고민이긴 했지만, 혹시나 나중에 필요하면, 그때 달지 뭐! 이런 생각으로 상부장을 없애기로 했어요.

냉장고 위치ㅣ 문제의 냉장고! 남편이 혼자 살때부터 있었던 냉장고가 주방의 크기에 비해 너무 커서 엄청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세탁실로 넣어볼까? 작고 이쁜 냉장고를 살까? 수많은 고민 끝에 결국은 가장 동선과 위치가 합리적인 공간에 두기로 하였습니다. 냉장고 위치로 인해 레이아웃이 고정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주방 After

주방은 따뜻한 빈티지한 느낌을 내고 싶어서 아이보리, 화이트, 짙은 우드 색으로 색감을 고민했어요.

타일ㅣ 무광 아이보리 정사각으로 했고요,  타일 붙일 때까지 고민했던 것이 타일 높이를 얼마까지 할것인지였어요. 진짜 원래 이렇게 디테일하지 못한 성격인데, 확실히 인테리어를 하니까 예민해지더라고요. 시공된 사진들을 고민하다가 딱 창문 라인까지 붙이게 되었어요. 타일 높이에 따라 느낌이 확실히 달라지니까 고민해 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상판ㅣ 찾아보니까 우드랑 스테인리스 소재들도 진짜 이쁘긴 했는데, 차마 관리할 자신이 없어서 화이트상판으로 골랐어요. 그리고 이전 집에서 쓰던 그릇장을 옆으로 붙이니 신기하게도 딱 폭이 맞아서 간이 조리대로 쓰고 있고, 수납을 커버하고 있어요.

냉장고ㅣ 얼핏 보면, 비스포크 같지 않나요? 시트지로 붙인 디스포크(LG디오스+비스포크)에요. 남편이 이전 집에서 붙인 거를 그대로 가져왔는데, 현재 주방과도 느낌이 묘하게 잘 어울려서 교체는 안 하고 그대로 두었어요.

창문ㅣ시트 작업만 한거예요. 처음에는 창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최대한 티 나지 않게 흰색으로 하려고 했었는데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갈색으로 했는데, 빈티지한 느낌도 나고 너무 이쁘더라고요.

액자와 시계ㅣ저 그림은 봄 사무소님의 그림인데요, 저희도 저렇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맛난 거 함께 먹으면서 행복하고 싶어서 주방의 제일 가운데에 붙여 두었어요. 시계는 남편이 당근 마켓에서 사 온 건데, 아무래도 약간 레플리카 같아요. 플립이 하루에 2번 넘어갈 때마다 고라니 같은 소리를 내더라고요. 그래도 한눈에 잘 보여서 유용합니다.

선반ㅣ상부장이 없는 주방이다 보니 처음에 아무것도 없을 때는 너무 휑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드 선반들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하나씩 놓기 시작했는데, 저희 집과 잘 어울려서 볼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툭 튀어나와있는 양념들 보이시지요? 이건 신박한정리에서 보고 적용한 건데, 이케아 트롤리에다 넣어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보이는 것처럼 바로 식기세척기도 있고, 두 명이서 함께 요리할 때, 양념이 필요할 때 트롤리를 밀어서 토스! 하면 조금 더 편하더라고요.

최근에 그릇장 다리가 부러져서 위로 올렸습니다. 생각보다 보다 더 빈티지스러운 느낌이 나서 결과적으로 만족합니다.

그때그때마다 기분에 따라 물건들을 디스플레이하는 재미에 빠져있습니다. 그리고 올린 그릇장 옆에는 부부가 함께 갔던 카페의 스티커나 정말 맛있어서 집에서 해보고 싶은 메뉴 종이까지 좋아하는 것들을 가득 붙였습니다. 행복한 추억을 모아두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거실 Before

아치 문제ㅣ저희는 거실과 주방으로 들어오는 곳을 아치로 하고 싶었어요. 이 사진은 위에 사진에다가 핸드폰으로 바꾸고 싶은 방향대로 덧칠해서 그려봤어요.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어려우면 이런 방법으로 해보면 좀 더 방향을 잡기 수월할 거 같아요. 지금 보니까 정말 비슷한 느낌이네요. 그리고 벽을 깔끔하게 만들고 싶어서, 나무 몰딩을 다 뗐습니다.

거실 창ㅣ거실 반대쪽에는 이렇게 창이 있었는데, 단열 문제로 아예 막아 두셨더라고요. 애매한 길쭉한 창을 터서 큰 창문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구조상 어려운 상황이라서 이곳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고민할 당시 겨울이라 단창만 두기에는 추위가 걱정되었고, 아늑한 거실 공간으로 꾸미고자 벽 선반(?)을 결정했습니다.

거실 After

리모델링이 끝나고 찍은 사진입니다. 아치와 직선의 조화가 재미난 공간이 되었어요.

소파와 TV가 없는 거실&테이블ㅣ전형적인 거실 구조에서 벗어나고 싶어 소파와 TV가 없는 거실을 꿈꿨습니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고민했던 것이 거실 테이블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고재 테이블이 너무 갖고 싶었지만 가격이 비싸고, 편하게 쓰기는 어려울 거 같아, 6개월을 넘게 고민해서 골랐습니다.

엄청 큰 테이블이 갖고 싶어 2300사이즈로 주문했는데요, 거실에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처음에는 벽 쪽으로 일자로 두었다가, 올해 갑자기 사선으로 배치해 봤는데 독특한 매력이 있어 아주 마음에 듭니다. 먹을 때도 일할 때도 항상 여기에 있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공간입니다.

조명과 실링팬ㅣ밝은 거실등이 있는 것이 싫어서우물 천장 내부에 조명을 설치하여 간접적 조명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둡지 않을까 고민했었지만, 실장님께서 충분하다고 하셔서 믿고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식탁 위에 있는 등을 주로 켜놓고 살다 보니 간접등만으로도 충분히 밝더라고요.

그리고 남편이 꼭 설치하고 싶었던 실링팬입니다. 주택치고 천고가 그렇게 높지 않아서 실링팬을 설치하면 너무 낮아질까 고민되었었는데, 설치하기 잘한 것 같아요! 여름에 에어컨과 함께 틀어놓으면 정말 시원하고, 겨울에도 공기 순환을 생각보다 잘 시켜주더라고요, 물론 이쁜 것이 제일 크지만요!!

에어컨ㅣ에어컨을 보시면, 먼가 이상하죠? 갑자기 남편이 코너 책상을 당근으로 구매해서 에어컨 크기에 맞게 파낸 것이에요. 밑에는 아직 마무리하지 않아서 저렇게 둔 상태랍니다. 천이나 나무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사실 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쩌겠어요? 함께 사는 공간인걸요, 양보할 건 해야지요.

거실 테이블에서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고, 손님들을 초대해 맛난 음식들을 먹는 즐거움을 듬뿍 느끼고 있습니다.

💡 달나무집 스타일링 Tip저희 식탁등처럼 가로로 길쭉한 형태를 그냥 둬도 멋스럽지만, 선 캐쳐를 걸어두는 것도 좋더라고요. 또 계절에 맞는 꽃이나 나뭇가지를 조명에 올려두면 매력적인 무드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남천 나무와 열매를 꺾어다가 올려두니까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뿜뿜하더라고요!!

빈티지 동양적 무드가 가득한 달나무집 포토존

달나무집 포토존입니다. 부부가 역사를 전공한 터라 옛 것에 대해 관심이 많고, 특히 동양적 전통적 미를 좋아해 하나씩 꾸미다 보니까 달나무집만의 무드가 완성된 것 같아요. 보이는 수납장은 저희가 당근에서 데려온 것 중 가장 최고라고 부를 수 있는 것으로,  빈티지한 우드 색감이 정말 찰떡입니다.

이곳은 계절과 이벤트 때마다 원하는 콘셉트로 계속해서 바꾸어 가고 있답니다. 위 사진은 핼러윈을 맞이하여 꾸몄었습니다. 하나씩 박쥐 종이를 접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작은 소품들을 좋아하는 저희 부부가 이번 여름에 서울 소품 숍 투어를 하고 와서 소품 숍st로 꾸몄습니다. 작은 소품들로 인해 분위기와 느낌이 달라지는 재미가 있어 계속해서 달라질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거실에 소파를 두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 먹었는데, 2층에 있던 빈백 하나를 들고 내려와버렸어요 ㅋㅋㅋ 하지만 저기 앉아서 노닥노닥거리고 있으면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욕실 Before

욕실에는 꼭 욕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욕실 크기가 크지 않아서 샤워부스를 겨우 설치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이왕 전면 철거하는 김에 욕실 뒤쪽을 확장하고, 그리고 지붕 공사할 때 외부를 함께 징크로 마감하고, 욕실에 아주아주 큰 창을 냈습니다. 옆집 담과 마주 하긴 하나 현재 옆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고, 바로 옆쪽에는 대나무숲이 있어 완전 노천은 아니지만 노천 욕조 같은 느낌을 내고 싶었습니다.

욕실 After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곳

반건식ㅣ욕실을 모두 건식으로 하고 싶었던 욕망을 누르고, 반건식을 택했습니다. 욕실가구를 기준으로 조금 낮게 시공해 주셔서 어느 정도 물이 차더라도 바깥으로 새지 않습니다. 그리고 물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림막을 설치할까 고민했지만 1년이 넘게 쓰고 있지만 생각보다 욕조 공간이 커서 그런지 물이 튀지 않더라고요. 덕분에 개방감이 느껴지는 욕실이 되었습니다.

욕조ㅣ반신욕을 자주 하는 터라 욕조는 저에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조적으로 할까 고민했지만, 비싼 가격과 반신욕을 즐겨 하는데 차가운 타일의 느낌이 싫어서 다리가 있는 이동식 욕조를 사서 두었습니다. 생각보다 가벼워서 이동이 수월해서 청소하기 용이합니다. 욕실에서 반신욕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이케아 가구ㅣ건식 욕실에는 우드 느낌이 나는 수납가구를 두고 싶어서 직접 남편과 이케아에 가서 사 온 거랍니다. 철두철미하지 못한 성격 탓에 사진을 보시면 약간 딱 맞지 않은 것이 보일텐데요, 그래도 만족스럽습니다. 수납가구 덕분에 욕실 물품들을 넉넉하게 수납하고 있습니다.

수전ㅣ 핀터레스트로 많은 레퍼런스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블랙 수전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장님께서 블랙 수전은 빨리 벗겨진다고 만류하셨지만 여기에는 블랙이어야 했었기에 ㅎㅎ 만류에도 불구하고 설치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역시나 많이 벗겨졌습니다. 하지만 블랙을 한 것은 후회하지 않습니다. 여유가 좀 생기면 좀 더 이쁜 수전으로 교체하고 싶습니다.

타일ㅣ 첫 신혼집 욕실이 너무 마음에 들었던 터라 노란색으로 페인트를 칠하려고 했었는데, 달나무집 욕실의 주인공은 큰 창이라고 생각이 되어 계획을 전면 수정하였습니다. 대신에 백자 느낌이 나는 아이보리 타일과 테라조바닥타일을 골랐습니다.

처음에 바닥 타일을 골랐을 때, 긴가민가 했는데 깔고 나니 너무 찰떡이라 행복했습니다. 바닥이 테라조스타일이다 보니 머리카락이나 생각보다 눈에 띄지 않아, 엄청 깔끔하지 않은 저희 부부에게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조명ㅣ워낙 욕망 덩어리라욕실에 조명이 좀 많이 두었습니다. 메인등 외에도 창틀에 t5로 간접등 설치, 거울 조명, 거울 조명 옆에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조명까지!! 기분에 따라 조명을 켜두어 아늑한 욕실로 연출하곤 합니다.

알루미늄 블라인드ㅣ인테리어 끝나고 바깥 풍경을 보는 게 좋고, 옆에 아무도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거의 6개월간 블라인드를 설치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블라인드를 달려고 알아보니까 물에 젖지 않는 알루미늄 블라인드가 있더라고요.

그중에서도 남편이 갑자기 오렌지 컬러는 어떻냐고 제안을 했었는데,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봤습니다. 덕분에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우리만의 달나무집 욕실 무드가 완성되었습니다. 블라인드의 각도에 따라 햇빛이 주는 느낌이 새로워 기분에 따라 블라인드를 배치하곤 합니다.

휴젠트 ㅣ욕실 인테리어할 때, 가장 추천드리고 싶은 아이템입니다. 저희도 인테리어 실장님께 추천받았던 건데 추울 때는 온풍기, 습할 때는 제습기, 드라이기까지 되어서 두 손 자유롭게 머리 말릴 때 사용합니다. 욕실을 여러모로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는 1등 공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문고리ㅣ오늘의집에서 가장 많이 캡쳐한 사진이더라고요, 혹시 집에 오신 손님이 헷갈리실 수 있어서 욕실 손잡이는 노란색으로 했습니다. 생각보다 인테리어를 할 때, 이런 소소한 손잡이들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데 좀만 더 신경 쓰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답니다.

바쁜 주중에는 잘 못하지만, 여유로운 주말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욕실에 와서 햇살을 구경하고, 창문을 멍하니 보고 있는 것이 낙이 되어버렸어요. 저희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어디냐고 물으신다면, 바로 여기! 1층 욕실입니다.

베란다 Before

베란다 After

문수산이 보이는 달나무집 홈 카페입니다. 남편의 강력한 주장으로 카페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여기서 햇볕 쬐면서 커피 마시고 있으면 정말 다른 카페 갈 필요가 없습니다!

베란다 주방ㅣ주방의 부족한 수납들은 여기에서 해결하고 있어요. 주로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도록 컵들과 함께 보관하고 있어요. 원래는 원목 제작 가구 업체에서 나무로 멋지게 맞추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사정으로 포기하고, 일반 싱크를 맞출 때 색깔을 진한 녹색으로 골라서 맞추었어요.

손잡이는 남편픽인데 가죽으로 되어 있어서 멋스럽답니다. 저렴하게 하려다 보니 기본 수전을 골랐었는데요, 인테리어할 때는 몰랐는데 수전이 생각보다 중요하더라고요. 기회가 있다면 좀 더 이쁜 수전으로 바꾸고 싶네요.

페인트ㅣ욕실에서 구현하지 못한 저희 부부의 시그니처 컬러인 노란색을 베란다에 칠했습니다. 사실 둘이서 셀프로 칠해보려고 하다가 5개월 가까이 방치해두다가 결국 전문가님에게 맡겼습니다. 노란색이 햇빛과 함께 할 때가 정말 이쁘거든요. 그래서 저희 집에서 가장 햇빛이 많이 드는 공간인 베란다에 노란색을 더하는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베란다 타일 l  테라코타 타일인데, 오늘의 집에서 우연히 보게 된 사진에 꽂혀서 하게 되었는데 스크래치가 잘 난다는 단점이 있지만 물청소를 해도 엄청 잘 마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그냥 이쁩니다. 특히 화분들과 함께 있을 때 더 빛을 보는 거 같아요.

펜던트 조명이 눈이 너무 부셔서 풍등으로 가리개를 만들었습니다. 저녁에 불을 켜면 독특한 매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베란다 주방 반대쪽도 계속해서 달라지고 있습니다. 현재 이곳도 소품 숍st로 꾸며둔 상태입니다.

베란다 홈 카페에서 햇볕을 쬐면서 브런치도 먹고, 커피와 차도 마시고 있으면 에너지가 마구마구 충전되는 느낌입니다.

2층 테라스

다들 테라스에 대한 로망이 있지 않으신가요? 하지만 지붕 말고 또 가장 골칫거리였던 장소입니다. 처음에 공사할 때, 방수가 되어 있지 않은 곳이라, 매년 방수를 할 자신이 없어서 많은 정보들을 찾았습니다.

그러던 중 거의 10년 정도는 무리 없다고 하는 스틸 방수를 알게 되어 시공했습니다. 물론 영구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스틸 방수를 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인조 잔디로 한 번 더 깔았습니다.

흰 천에 언뜻언뜻 보이는 십장생이 보이시나요? 이걸 가리기 위해 남편이랑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테라스 가림막이 있어서 저렴하고 간편하게 셀프로 시공했습니다. 혹시 테라스를 가리는 것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방수 때문에 고생했지만, 꽃피는 봄에 테라스로 나가서 커피 한잔하면 다른 카페 갈 필요가 없습니다.

태양광 전구를 남편이 달아줘서 2층에서 간단한 홈 캠핑을 즐기곤 합니다. 아직 주변에 싹 정리하고 멋지게 테라스 인테리어를 하고 싶은데 계속 계속 미뤄두고 있습니다. 나중에 정리되면 다시 보여드릴게요!

마치며

사실 집들이 제안을 작년부터 받았었는데, 글재주가 많이 부족하기도 하고 집 꾸미기에서도 부족한 것들이 많아 쓰다가 포기해버렸어요. 그러다 다시 한번 더 제안을 받게 되면서 용기를 내보게 되었어요. 집들이를 쓰면서 제가 얼마나 이 달나무집에서 행복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어요. 여전히 고칠 것도 많은 집이지만, 계속해서 행복한 추억들을 가득 남겨야겠는다는 생각도요.

달나무집에서 봄 사무소님의 그림처럼 맛난 것 함께 먹으면서 행복하게 살아보겠습니다. 두서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