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시드, 안 주면 섭섭하고 주면 후회되고... '멘털 전쟁' 두산 매치플레이 개막

김형준 2026. 5. 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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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치세요."

202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4강전.

매치플레이에선 상대의 짧은 퍼트를 인정해 주는 '컨시드'가 자주 나온다.

스포츠 심리학자인 정용철 서강대 교수는 "상대가 컨시드를 안 주면 섭섭하고, 반대로 너무 후하게 줬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심리전을 잘 활용하거나 견뎌내는 선수가 매치플레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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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KLPGA 매치플레이 대회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스타트
2024년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 열린 강원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 11번 홀에서 이예원(오른쪽)이 윤이나의 퍼트를 지켜보는 모습. SBS Golf 캡처

“다시 치세요.”

202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4강전. 강원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 11번 홀(파4)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윤이나(23)가 약 45㎝ 거리의 짧은 퍼트를 마무리하자, 지켜보던 이예원(23)이 다시 퍼트를 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매치플레이에선 상대의 짧은 퍼트를 인정해 주는 ‘컨시드’가 자주 나온다. 하지만 이예원은 윤이나가 '원구선타(먼 거리 공을 먼저 치는 것)' 원칙을 어겼다고 지적하며 퍼트를 다시 요구했다. 앞선 홀에서 윤이나가 자신의 짧은 퍼트에 컨시드를 주지 않은 데 따른 신경전 성격도 짙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심리전이야말로 매치플레이의 가장 큰 묘미라고 말한다. 스포츠 심리학자인 정용철 서강대 교수는 "상대가 컨시드를 안 주면 섭섭하고, 반대로 너무 후하게 줬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심리전을 잘 활용하거나 견뎌내는 선수가 매치플레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흐름도 이예원 쪽으로 넘어갔다. 윤이나는 직후 12번 홀에서 짧은 버디 퍼트를 놓쳤고, 이예원은 11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은 뒤 결승까지 진출했다.

반대로 지나친 배려가 독이 된 경우도 있었다. 2022년 8강전에서 이채은(27)은 이예원에게 1m가 넘는 퍼트를 두 차례나 컨시드로 내줬다. 당시 중계진도 “통 큰 컨시드”라고 놀랄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흐름을 완전히 내준 이채은은 4개 홀을 연속으로 빼앗기며 무너졌다.

이처럼 홀마다 치열한 심리전이 펼쳐지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 올해도 13일 막을 올렸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역시 ‘매치 퀸’ 이예원이다. 지난해 결승에서 황유민을 꺾고 우승한 이예원은 이 대회 통산 20승 4패에 승률 1위(83%)를 달리는 중이다. 또 올 시즌 상금·대상포인트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이예원은 “퍼트 감각이 좋다”며 “집중만 잘한다면 올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경(26)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2023년 결승 무대를 경험했고, 2024년엔 결승에서 이예원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승률 3위(77%·20승 2무 4패)를 기록 중이다. 최근 출전한 두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에 오르며 상승세이기도 하다. 두 선수는 조별리그 첫날 나란히 이세희(29), 정소이(24)를 꺾고 승리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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